39살, 퇴사합니다.

by 곰작가


39살, 퇴사합니다.


친구 1: “그만두고 뭐 하려고?”

곰: “글쎄… 모르겠어”


친구 2: “우리 나이에 다시 취업하기 쉽지 않다”

곰: “알지…. 알지…”


친구 3: “너 독립했는데 생활비는 어쩌려고?”

곰: “그러니까… 모아 놓은 돈도 없는데…”


사실상 회사에 마케팅팀은 없어졌고 내 업무도 마케팅 스킬이 있으면 좋은 기획업무가 된 지 오래되었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어 회사에 뭉개고 있었다. 대책이 없었다. 그렇게 1년을 버티며 보냈다. 답을 찾았냐고? 그럴 리가. 성격만 더 까칠해지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몸무게만 늘었다. 특히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졌다. 작은 일에도 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화장실로 도망 간 적도 여러 번이다. 한마디로 정상이 아니었다.


‘감정에 휘둘려 퇴사하지 말아라’. ‘대책을 마련해두고 회사를 그만둬라’. ‘월급 받는 목적으로 가볍게 다니면 된다’. ‘회사를 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보고 월급만큼 수익이 나며 그때 그만두어도 늦지 않다’ 온라인에는 퇴사에 대한 조언들로 넘쳐났다. 아무도 나에게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겠다. 퇴사한다고 해서 너의 세상이 끝나지 않아’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까놓고 ‘퇴사’가 처음도 아니지 않은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보장된 월급을 포기하고 새로운 세상에 도전할 용기가 없는 것이었다. 나름 ‘마케팅’을 하는 ‘과장’이라는 타이틀이 아쉬웠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칠 내 모습이 걱정됐던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고 내 속마음에 집중했다. 더 볼 것도 없이 그만 두기로 했다.


39살, 곧 불혹, 나는 백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