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 이영래 지음
"초록, 좋은 공기, 여유, 자연, 편리한 대중교통, 저렴한 물가(주변의 큰 도시들에 비해), 깨끗한 도로, 로컬 제품, 파머스 마켓."
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이 도시의 매력은 스텀프 타운, 나이키, 킨포크, 맥주를 경험하러 오는 여행자들의 시선과는 너무나 달랐다. 그것은 좀 더 경험해보거나 살아봐야 알 수 있는 다소 추상적인 것들이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의미일까.
친구들과 오랜만에 나누는 맥주 한잔. 으레 자리에 없는 다른 친구 이야기가 테이블에 오른다.
"걔는 내가 잘 아는데, 아마 그랬을 것 같아. 확실해."
평소 녀석을 잘 아는 내가 보기에 어떤 것 같다는 둥 추측이 난무하고, 책임 없는 뒷담화가 줄을 잇는다. 정말 그 친구는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
휴가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듣는 흥미진진한 여행후기. 사람들은 눈이 반짝, 당사자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내가 가봤더니 거기는 좀 더러워. 대신 사람들은 엄청 친절해. 생활의 여유도 있어 보이더라."
"아. 그래? 그 나라 사람들 엄청 까칠하다던데..."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다 여유로운가. 혹은 다 까칠하고 매몰찬가 말이다. 정신없이 이야기에 몰두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혼자 길거리에 풉! 하고 웃음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구나.
안다는 것이 참 무서운 일이구나. 안다는 것은 깊이를 더하는 일이구나.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말이 이런 것인가.
들여다본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안에 들어와 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 삶이라는 것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