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Kung-fu Generation

AKA 아지캉

by 우주사슴

2025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첫째날 헤드라이너 Asian Kung-Fu Generation 의 라이브를 기대하며, 2009년 Asian Kung-Fu Generation 을 라이브와 함께 그들을 간략히 소개했던 글을 16년이 지난 이후에 브런치에 다시 적어봅니다.


현재 그들의 위상은 일본 록씬의 대표밴드로 후배들에가 강한 영감을 주는 밴드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물론 2000년대에도 그렇습니다만, 아지캉의 영향을 받은 밴드가 메인스트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니 세월이 조금 흘렀네요.


2009년 이후 2011년에는 일본 요코하마에 가서 그들이 주최하는 나노무겐 록페 양일 다녀왔었고, 2012년 지산내한, 2013년에는 Rock In Japan 및 그들의 절친 밴드 스트레이테나와 합동으로 하는 한국 투어를 갔었습니다. 그 이후 이 글을 쓰는 오늘 밤 9시 30분에 그들의 헤드라이너 라이브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을 12년만에 다시 마주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Asian Kung-fu Generation


Asian Kung-Fu Generation에 대하여



Guitar, Bass, Drums 이외의 악기는 배제되어 있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되었는데, 아지캉의 음악에는 기타, 베이스, 드럼 이외의 악기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90년대 초반 시애틀 그란지 록의 거칠고 단촐한 사운드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아지캉의 사운드는 의외로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밴드 음악은 피아노나 스트링과 같은 서브 악기를 통해 사운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아지캉은 그러한 기본적 편성조차 지양한다. 그럼에도 리드 기타는 적절한 플레이로 보컬 멜로디가 비는 공간을 메우며 전체적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형성한다.

리프(Riff)를 보면 전통적인 Rock’n’Roll 방식보다는 화성적으로 어우러지는 연주를 추구하며, 옥타브 주법이나 아르페지오를 중심으로 코드 보이싱이 돋보이는 연주를 한다. 또한 겐스케의 경우 솔로 파트를 제외하면 벤딩과 비브라토를 거의 하지 않는다. 라이브에서도 애드리브 요소가 적은 편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악기 역시 매우 스탠다드하다. 곡이 바뀔 때마다 악기를 바꾸는 밴드들도 있지만, 아지캉은 일관된 악기 톤을 유지한다. 이는 스튜디오 앨범에서도 단일 악기 톤으로 녹음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실제 사운드의 원천은 확인할 수 없으나, 적어도 라이브에서 보이는 악기 구성으로 판단할 때 그렇다. 이처럼 일관성과 절제는 아지캉 특유의 미학으로 보인다.




<喜多建介 : Lespaul 이외의 기타를 맨것을 본적이 없다.>




LIVE는 ALBUM과 같다


그들의 라이브 연주는 스튜디오 앨범과 거의 흡사하다. 2009년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의 첫 현장 경험에서도 이를 명확히 느꼈다. 전통적인 록 밴드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즉흥적 변형이나 화려한 엔딩, 기타 솔로의 확장 같은 요소 없이, 곡의 구조와 어레인지를 충실히 재현한다. 이는 그들의 스타일이며, 호불호를 따질 문제는 아닐 것이다.


<멤버소개, 일본인이라도 못읽을수 있다.>


고토 마사후미의 독특한 보이스


아지캉의 음악에서 가장 먼저 청자의 귀에 들어오는 요소는 보컬 고토 마사후미의 독특한 음색이다. 내가 받는 인상은 관조적이며 해탈한 느낌, 일종의 무위자연적 정서에 가깝다. 가창력만으로 평가한다면 “절대적으로 잘 부른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지캉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 고토의 보이스는 분명 결정적인 축을 이루고 있다.


<노래하는 後藤正文: 그의 안경테가 인기다.>


유니크한 앨범 일러스트


아지캉의 앨범 재킷은 대단히 독특하다. 자켓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 음반이 록 음악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정도다. 이 모든 앨범 일러스트는 나카무라 류스케라는 작가가 담당하고 있으며, 그의 일관된 그림체는 아지캉의 음악이 변화하더라도 청자의 시각적 인상을 고정시킨다. 이는 동시에 청자가 새로운 음악적 변화를 체감하는 데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앨범 재킷 : 내가 제일 즐겨듣는 앨범은 워루도워루도워루도 앨범이다.>


인상적인 드럼 비트


아지캉의 음악을 유심히 들으면, 드럼 플레이가 단순 백업이 아니라 사운드를 주도하거나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드림시어터처럼 테크닉 중심의 연주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펑크 밴드의 드러밍과는 결이 다르다. 복잡한 구성과 세련된 연주가 아지캉 사운드의 밀도를 높인다.


털털한 이미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외형은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다. 한국이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반인의 모습 그대로 무대에 선다. 복학생 스타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바지와 반팔 티셔츠면 족하다. 90년대 초반 일본을 강타했던 비주얼계 밴드들과는 정반대의 미학을 따르는 이들이, 음악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 음악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밴드이므로 일본어 제목이다


아지캉의 음악에 대한 접근이 영미권 팬들에게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곡 제목과 앨범명이 일본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Understand'는 ‘アンダースタンド’, ‘Rewrite’는 ‘リライト’로 표기된다. 언뜻 보면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9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 일본 음악을 접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고, 당시 일본 밴드들은 곡 제목이라도 영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환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Asian Kung-Fu Generation and OASIS


아지캉은 오아시스에 대한 오마주를 여러 차례 표현해 왔다.

2007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켄스케는 오아시스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섰다. 이는 아지캉의 첫 해외 공연이었으며, 그 티셔츠는 내가 오아시스 내한 공연 당시 구매한 것과 같은 디자인이었다. 켄스케 또한 오아시스 공연 현장에서 직접 구매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1집 수록곡 'E'의 간주 부분에서는 오아시스의 'Live Forever' 기타 솔로가 인용된다. 이 곡은 인디즈 시절부터 존재했지만, 어레인지는 앨범에 수록되면서 다소 달라졌다.

또한 정규 앨범 *솔파(ソルファ)*의 '振動覚' 가사 일부도 오아시스를 향한 오마주로 해석할 수 있다.


Asian Kung-Fu Generation and KOREA


2009년 지산 록 밸리 페스티벌은 아지캉의 세 번째 내한 공연이었다. 2007년 펜타포트, 그해 겨울 홍대 클럽 공연에 이은 무대였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그들이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아 공연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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