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 그리고 대중음악의 이야기
요즘은 “팝송”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지만, 한때는 우리에게 꽤 익숙한 말이었다.
팝송은 주로 영미권, 특히 미국에서 유행하던 유행가를 뜻했다. 라디오, 길거리, TV에서 흘러나오던 음악들이었다. 한국 가요와 비교하면 팝송은 뭔가 세련되고 “급이 높은” 음악처럼 여겨지곤 했다.
“너 팝송 들어? 좀 멋진걸”이라는 말은 팝송이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트렌드와 스타일을 담은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팝송은 그 당시 한국인의 일상에서 친숙하면서도 독특한 존재였다.
팝송, 미국을 중심으로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살펴보면, 팝송은 영미권 음악이라 불렀지만, 현실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음악이었다.
영국에서 유명한 차트 음악이 한국에 소개되는 일은 거의 없었고,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른 곡이 국내에 흘러 들어왔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빌보드에 오르지 않았더라도 영화음악이나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곡은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국내 한정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영미권 음악이라 해도 "미국에서 유행한 음악"이 대다수였고, 그것이 한국인의 기억 속에 위대한 팝송으로 남게 된 것이다.
비영어권 음악의 진입 장벽
당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음악이 국내에서 자리 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영어가 아닌 음악이라면 보통 중국어나 일본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음악은 정치적 이유로 금지되었기 때문에 일부 특권층만 몰래 소비할 수 있는 음성적 인기로 남았다.
중국 음악은 지금도 비슷하지만, 당시에도 대중적으로 매력을 끌지 못했다. 중국어의 언어적 장벽과 함께, 쉽게 따라 부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었던 것이다. 홍콩 영화의 음악들은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지만, 이것도 대부분 영화음악에 국한되어 있었다.
결국 비영어권 음악은 영미권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주목받기 어려웠으며, 국내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힘든 상황이었다. 현재 한국어로 된 음악이 빌보드에 오른다는 것은 꽤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이는 최근에서야 가능해진 기적 같은 변화였다.
인터넷과 "팝송"의 퇴장
“팝송”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한국 음악과 팝송의 간극이 좁혀지면서라고 생각한다.
미디어가 독점적으로 음악 환경을 주도하던 시기가 지나고, 인터넷의 발달과 미디어 채널의 다양화로 청자들이 점점 더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팝송이라 부르던 음악은 결국 Popular Music, 대중음악을 뜻한다. 그리고 그 대중음악은 당시의 시대상과 정서를 반영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던 흔적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의 본질은 무엇일까?
대중음악은 대중들이 공감하며 즐기는 음악이다.
특별하지 않으면서 복잡하지 않은, 우리의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위로와 즐거움, 때로는 슬픔을 제공하는 음악이다. 대중음악은 국가적 특성, 시대적 상황, 개인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아무리 독창적인 음악이라 해도, 그것을 만든 음악가는 자신이 살아온 사회적 환경과 사건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든 음악은 시대의 흔적을 가지게 된다.
한국 음악, 공감의 특징
한국 음악은 한국인에게 유독 강렬한 공통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우리 모두가 느낀 사건과 사고를 바탕으로 누군가는 그것을 노래하고 표현하며, 대중은 그것에 공감한다.
음악은 단순한 작품을 넘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국악과 순수한 음악을 생각하다
대중음악은 결과적으로는 상업적 자본주의와 함께 간다.
그렇다면 순수한 음악은 대중음악의 범주에서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한국의 국악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존되고, 국가가 지키고 육성해야 한다는 음악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악은 대중의 현실 속에서 활발히 소통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니고 있다. 국악에 심취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중음악의 범주에 국악을 포함할 수 있을까?
한편 유명 아티스트가 상업적 의도가 없다고 해서 그 음악을 대중음악으로 보지 못할까? 결국 대중이라는 것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다. 음악에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단순할 수 없으며, 그 규정은 시대와 함께 변하고 흐른다.
음악은 시대와 함께 살아간다
시대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시대를 만들어가듯, 음악도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국가, 시대, 대중과 함께 끝없이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이 음악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신에게 팝송은 무엇을 의미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