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오아시스 OASIS

그 첫 내한의 감정

by 우주사슴

이 글은 2025 오아시스 월드투어를 기념하여, 2006년 내한 당시의 소회를 담아낸 글입니다.


그 역사적인 첫 내한에 대한 기록입니다.


스마트폰도 없고, 휴대폰에 변변치 않은 카메라도 달려있지 않던 시절,

오롯이 오아시스에 매진한 기억입니다.



오웨이시스


고등학교 시절, 오아시스(영어 발음은 [oueisis]로, 글자 그대로 [oasis]라고 발음하면 대부분의 네이티브들은 알아듣지 못한다)의 1집 Definitely Maybe, 2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3집 Be Here Now, b-side 앨범 The Masterplan, 4집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그리고 두 장 짜리 라이브 앨범까지 들으며 공부했던 시절이 있었다. 즉, 다시 말해 고등학교 3년 동안 나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던 오아시스가 내한한다는 소식을 작년 12월쯤 들었었다.


사실 오아시스는 4집 이후로는 다소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4집 이후에는 비교적 좋지 않은 반응을 얻으며 나도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오아시스 사운드는 2집 때가 가장 정석이라는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이하게도, 어느 밴드의 데뷔 앨범이 성공하면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보다 낫다"는 식으로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과 비교가 꼭 들어가곤 했다. 영국 밴드에 한해서겠지만, 2집이 대성공을 거두며 미국 시장에서도 주목받았고, 블러를 비롯한 다른 영국 브릿팝 계열 밴드들과 확실히 차별화되었다.


사실 만약 4집 발매 직후에 내한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번 공연에서 5집과 6집 곡들은 4집 이전 곡들에 비해 나에게는 꽤 생소하게 들렸다. 어제의 공연은 사실상 Don't Believe the Truth 투어였기에 신보 앨범의 노래들이 많이 연주되었다. 사실 꽤 오랜 경험이 있었던 공연이었고, 춥다고 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에 반팔 티 하나만 입고 입장만을 기다리며 들어간 공연이었다.


오프닝 밴드: 뷰렛


오프닝 밴드는 뷰렛이라는 한국 밴드였으며, 문혜원 씨가 주축이 되어 주목받았던 밴드였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냉정했다. 오아시스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 중 상당수가 오프닝 밴드에 관심이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고, 계속 오아시스만 외쳤다. 솔직히 이런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뷰렛의 공연도 나쁘지 않았고, 그들이 심적으로 상처받지 않았기를 바란다. 자작곡과 카피곡의 적절한 배치, 특히 여자 보컬 특유의 매력을 살려 Dancing Queen이나 Lady Marmalade를 연주하며 음악을 조금 아는 팬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점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그들의 등장


뷰렛이 공연을 마치고 퇴장한 후 약 30분간의 세팅 시간이 있었다. 이후 Fucking in the Bushes로 멤버들이 등장했는데, 오아시스를 실제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흥분됐다. 하지만 여전히 초점은 갤러거 형제들에게 맞춰져 있었고, 다른 멤버들은 자주 바뀌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et List

Fucking in the Bushes

Turn Up the Sun

Lyla

Bring It on Down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Cigarettes & Alcohol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The Masterplan

A Bell Will Ring

Acquiesce

Mucky Fingers

Songbird

Live Forever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

Rock 'n' Roll Star

Encore

Guess God Think I'm Abel

The Meaning of Soul

Don't Look Back in Anger

My Generation



공연의 느낌과 아쉬움


오아시스의 연주는 평소 모습 그대로, 자기 연주에만 묵묵히 집중했다. 특히 연주에서는 애드리브를 거의 자제하며 스튜디오 버전 그대로를 재현했다. 이러한 모습은 곡 자체가 좋기 때문에 굳이 연주를 과하게 꾸미지 않는 밴드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3집과 4집 곡도 조금 연주해줬으면 싶었는데, Stand by Me, All Around the World, Don't Go Away, Stop Crying Your Heart Out, Let There Be Love, Whatever 등을 듣지 못한 게 아쉬웠다.


노엘 갤러거는 주로 영국 팝 사운드에 적합한 ES-335, 레스폴, 텔레캐스터 등을 사용했다. 한 곡에서는 두 사람이 꽃무늬 텔레캐스터를 같이 연주하기도 했는데, 노엘이 마지막에 기타 줄을 과하게 조작하는 바람에 그 뒤로는 텔레캐스터를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노엘에게 "내가 말한 그 곡들을 연주했으면 정말 만족했을 텐데"라고 직접 말하고 싶었다. 서로 마음껏 즐기는 건 좋지만, 지나치게 밀치면서 여성 관객이나 그런 행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Don't Look Back in Anger에서 노엘은 1절 후렴 부분을 관객들에게 양보했는데, 이 선택이 왜였는지 궁금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부분을 제외하곤 원곡 그대로를 연주했다. 공연장에 찬 관객들을 보고 분명히 따라 불러줄 거라 예상했기 때문일까? 아무튼 오아시스는 바쁜 투어 일정 중 잠시 시간을 내어 한국을 방문한 것이 분명하고, 자주 가던 일본에서의 느낌과는 분명히 다른 인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는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유튜브도 없고 라이브 영상을 보기 힘든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Don't Look Back in Anger 라이브시에는 노엘이 관객에게 대부분 후렴을 양보합니다.


Live Forever!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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