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밸리 헤드라이너 이후 곧바로 해체
이 글은 2025 오아시스 월드투어를 기념하여, 2009년 내한 당시와 해체의 순간을 담아낸 글입니다.
그 역사적인 마지막일 뻔했던 내한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25년 한국땅을 그들은 다시 밟습니다.
스마트폰도 없고, 휴대폰에 변변치 않은 카메라도 달려있지 않던 시절,
오롯이 오아시스에 매진한 기억입니다.
오아시스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참가한다는 공식 발표가 되던 순간, 올해는 꼭 지산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실제로 다녀왔다. 이는 펜타포트와 지산 록 페스티벌 간의 경쟁 구도에서 지산이 우위를 점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지금의 오아시스는 1집과 2집 시절의 폭발적인 인기와는 다르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는 여전히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며칠 전, 지드래곤이 "She's Electric"과 관련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아시스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 '오빠밴드'에서 탁재훈이 지산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아시스에 언급하며, 대중에게도 이들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아시스는 한국에서, 앨범에 포함된 멜로디가 훌륭한 몇몇 발라드 곡들 덕분에 특히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2009년 4월 1일 내한 공연 이후 약 3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셈인데, 그동안 이들이 한국에서 받은 뜨거운 반응과 인상이 꽤 강렬했던 것 같다. 2006년 2월 첫 내한 공연 이후 약 3년 반 만에 오아시스의 공연을 다시 관람할 수 있었던 이번 경험은 특별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은 항상 그렇지만, 오아시스는 대단히 거만하면서도 정적인 밴드라는 것이다. 90년대 초반 풋풋하고 젊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시간이 흐르며 멤버 변화도 이루어져 왔지만, 갤러거 형제들은 언제나 오아시스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
셋리스트는 1집과 2집의 젊은 시절 발표된 주옥같은 명곡들과 비교될 만한 곡들, 그리고 5집 이후 재기에 성공한 앨범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3집에서는 "Be Here Now", 4집에서는 "Fucking in the Bushes"가 연주되었다. 전년도 공연들과 셋리스트가 바뀌지 않은, 그런 고집스러움도 오아시스답다. 비록 락앤롤 필이 충만한 즉흥 퍼포먼스 없이, 셋리스트에 맞춘 연주만을 보여주는 이들의 스타일이지만, 지산 록 페스티벌의 관중들은 모든 곡을 따라 부르며 환호했고, "Wonderwall"과 "Don't Look Back in Anger"는 모든 이들이 함께 불렀다. 지산 록 페스티벌 3일의 마지막 무대이자 대단원을 장식한 이들의 공연은 숙연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오아시스는 그들의 기행과 독설로도 주목받지만,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리엄 갤러거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은 개인적으로 하나의 기적처럼 여겨졌다. 물론 어디서 적힌 문구를 보고 읽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 말을 공부할 사람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다. 또 한편으로는 지산의 관중들이 오아시스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본다(나만 그런가?). 한국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들이 일부러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Live Forever" 역시 이번 내한 공연에서 한국 팬들의 환호 덕분에 이끌어낸 곡으로 보인다.
마지막 곡으로 비틀즈 커버곡 "I Am the Walrus"(The Masterplan 앨범 수록)가 연주되며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이 곡은 10년 넘게 꺼내 쓰는 커버곡이지만, 여전히 관객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도 처음부터 "Rock 'n' Roll Star"를 선언하며 등장한 오아시스는 자신들의 타임을 다시금 증명해 냈다. 앵콜 외침이 이어지는 와중, 황홀한 폭죽세례가 터지며 앵콜 열기가 점차 사그라들었다. 개인적으로, 폭죽을 맨 마지막 순간에 몰아 쓰기보다는 3일 동안 고르게 분배하거나, 밴드와 협의해 곡 중간의 임팩트 있는 순간에 터뜨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Rock 'n' Roll Star" 시작 후 드럼 비트가 들어가는 첫 박자에 맞춰 황홀한 폭죽을 터뜨리는 식으로 말이다.
다음에는 "Whatever"를 셋리스트에 포함시키는 목표를 세워 달리며 또 한 번 이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오아시스가 세계 투어를 할 때마다 한국을 찾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세 차례 공연을 했지만, 이들 간의 상호 케미스트리가 충분히 생성된 지금, 그들의 공연은 더욱 기대된다. (하지만 바로 노엘 탈퇴)
(3달 뒤 노엘이 탈퇴한 소식을 접하고 쓴 글입니다.)
OASIS – Nobody Knows, The Way It’s Gonna Be
최근 노엘 갤러거가 더 이상 리암과 함께 밴드를 지속할 수 없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시작 당시부터 티격태격하던 두 형제의 관계는 오아시스를 주목받게 만든 하나의 요소였다. 사실, 근 20여 년간 밴드가 유지되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그들의 관계는 견원지간에 가까웠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영미권 록 밴드 중 오아시스만큼 인지도가 높은 팀은 손에 꼽힐 정도다. 최근에는 지드래곤이 그들의 곡 She’s Electric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이를 계기로 10대 청소년들까지 오아시스의 존재를 널리 알게 되었다. 특히 한국 인터넷 특유의 속성과 커뮤니티 환경 덕분에 오아시스의 독설과 기행은, 음악과는 별개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에서 세 차례 공연을 가진 오아시스의 인지도는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개인적으로도 이들의 공연 중 두 차례를 관람한 경험이 있다. 이제는 기억 속의 화려한 추억이 되어버린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명맥을, 소소하게나마 유지하고 있던 오아시스가 앞으로 어떻게 행보를 이어갈지는 불확실하다. 데뷔 초부터 끊임없이 불화설에 시달렸던 만큼, 이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1991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간 밴드를 유지해 온 오아시스를 장수 밴드로 보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형제 사이에도 불구하고, 오아시스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Nobody knows, the way it’s gonna be—아무도 이들의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흔적은 앞으로도 록 음악의 중요한 일부로 남게 될 것이다.
Live Forever!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