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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빛나무 Feb 06. 2022

포스트모던 문학기행 - 김준태 시인

광주 5월 역사를 시에 담은 김준태 시인과 만남

포스트 모던 문학기행에서는 2021년 겨울호에 시를 주신 김준태 시인을 만났으며 관련으로 김준태 시인께서 경험한 5.18과 그의 시에 담긴 의미를 인터뷰했다.



전일빌딩 245


몇 해 전 우리 가족은 여행 중 광주를 방문한 적 있다.

마침 5월 18일과 가까운 일정에 광주 금남로를 지나가게 되었고, 금남로에서 진행하는 5.18 행사를 보게 되었으며 광주시의 주요 행사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광주에서 직접 5.18을 겪은 이들과 달리 여전히 당시 신군부와 언론이 만든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5.18을 모독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국사회에서 광주시민들이 피 흘렸던 5.18에 대해 정확한 기억은 우리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포스트모던 52호의 2021년 겨울호에는 김준태 시인께서"나무도 생각한다"라는 시를 주셨기에 우리는 김준태 시인을 만나서 직접 시에 담긴 의미를 찾아보고자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1월 25일 김준태 시인과 통화가 되고 다행히 시간이 가능하여 전일빌딩 전자도서관에서 뵙기로 하고 금남로에 위치한 전일빌딩으로 향했다.

전일빌딩 총탄 자국

전일빌딩은 전남도청 광장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로 전일빌딩에 도착하여 바라본 외벽에는 당시 총탄 자국을 표시하여 마치 그 시절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김준태 시인을 만나기로 한 도서관으로 올라갔다. 매우 현대적인 도서관에서 우리는 홀로 컴퓨터 작업을 하고 계시는 김준태 시인을 만날 수 있었다. 김준태 시인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시인은 전자도서관을 소개하면서 보여줄 것이 있다고 하신다.

전일빌딩 옥상에 함께 올라간 우리는 전일빌딩 245가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았다.


245란 전일빌딩에 박힌 총탄이라고 한다. 순간 어떻게 일반인에게 245발의 총탄을 쏠 수 있지라는 생각과 함께 숫자가 의미하는 그 시간 속 두려움과 함께 정확하고 구체적인 기억을 남기려는 노력이 보였다.

옥상에서 우리는 김준태 시인이 직접 소개해주는 그날의 기억을 마주할 수 있었다.


https://youtu.be/kU4 ONgC3 UAQ

김준태 시인과 전일빌딩에서 바라본 그날의 기억


전일빌딩 옥상에서 바라본 전남도청은 항쟁의 역사 현장이면서 살아있는 민주주의 역사교육장이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그날의 현장은 너무 참혹하였다. 신군부는 시민들의 시체를 청소차로 버리는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

전남도청 분수대 광장
전일빌딩에서 바라본 금남로 거리

전일빌딩에서 바라본 금남로와 충장로는 5.18 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거리로서 광주시민들의 함성이 울리던 공간이다. 김준태 시인의 금남로는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정충신 장군의 호를 따서 만들었고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의 호인 충장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금남로와 충장로에 대한 유래를 듣고 나서  5.18 시민군들의 항거는 임진왜란 시절 싸우던 의병장군들의 전통이 시공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광주 5월 정신이란


우리는 시인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전일빌딩 8층에 위치한 카페 245라는 커피숖에 들려서 함께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광주 5월 정신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잠시 창밖의 전남도청 거리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광주 5월 정신은 우리 자식 내놓아라 살려놔라 하는 생명운동에 불을 붇었다. 그리고 시민들은 평화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되며, 폭력에 항거하는 평화 운동이 되었다.  그리고 군인과 친일 권력이 권력을 가진 근본적인 배경에는 남과 북 분단이 있다. 즉 우리에게 모든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분단극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준태 시인과 나눈 광주 5월 이야기


특히, 그 당시 신군부 정치군인들은 본질을 왜곡하고 권력만을 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예를 든다면 5월 광주에 20사단 같은 서울을 지켜야 하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서울을 비우고 광주에 왔다는 것처럼 그시대 군인으로서도 국가위기를 초래한 불법 탈영과 같은 행위를 통해 광주에서 시민들을 학살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으로도 군인으로 본분을 망각한 행태였다.


그가 5.18 학교 선생 시절 젊은 선생들은 계엄군에게 젊은 대학생으로 오인되어 끌려가서 구타당하는 모습을 그와 제자들은 보게 되었고, 제자들은 집단으로 시험거부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처럼 광주의 모든 시민과 학생들은 그 시기 불의한 권력에 대해 한마음으로 저항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기억한 광주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잘 지켜냈다. 그러한 예로서 전일빌딩에서 신한은행이 있었지만 항쟁기 간 중 단돈 1원 하나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광주 시민의식은 자율적으로 질서를 잘 지켜냈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서로 나누고자 했던 '나눔과 연대의 실천'이었다. 

이러한 시민의식은 몇 년 전 박근혜 정권 탄핵 및 검찰개혁 촛불시민들의 질서 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에서도 나타나며 5.18 광주 시민들의 대동정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도 한국사회 언론은 신뢰도와 정파성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는 더욱 심했다고 할 수 있다.

불의한 정권의 압잡이가 된 언론사 기자들은 광주에 폭동 있었고, 북한이 개입되었다는 거짓 뉴스를 통해 대중들을 호도했다. 그럼에도 광주의 진실을 외부세계에 알려준 것은 국내 언론이 아닌 독일의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였다.

시인은 현재도 광주시민들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하여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당시 경험에 기인한다고 이야기하였다.  그 시대에 한국 언론이 아닌 독일 기자에 의해 광주의 실상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듯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적 연대와 진실 보도는 중요하다.  광주는 그 당시 힌츠페터 기자의 용기처럼 현재 미얀마 군부에 학살과 탄압받는 미얀마 민중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나무도 생각하며 산다.


이번 포스트모던 2021년 겨울호에 "나무도 생각하며 산다"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와 관련 질문을 드렸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나무도 생각하며 산다"는 모든 만물에 생명이 있고 그 모든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이 존중받아 마땅한데, 우리 인간들끼리 서로 미워하고 갈등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들어있다.


시인의 경우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었다. 그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을 한 계기는 젊은 시절 짧은 군생활에 대한 목적과 함께 전쟁이란 어떤 것인지 알고자 했던 시인의 탐구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가 베트남에서 느낀 참혹함은 시인이 생명에 대한 가치에 대해 더욱 추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죽어 사지가 찢긴 전우의 시신을 모아 화장하고 담배와 소주를 넣어 저승길에 보내는 그의 마음에서 생명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전쟁이 아닌 평화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게 된 계기였을 것이다.


즉 우리가 만나는 모두가 생명이고, 우리가 보는 나무 역시 생명이라는 것이다.


선생님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생명이라는 가치를 존중할 때 갈등을 넘어 평화라는 큰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인류의 진보라는 것은 인간의 삶 속 생명의 가치를 느끼고 존중할 때,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우리는 진정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사회적으로 진보한다고 볼 수 있다.


  




광주 5.18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민주주의 상징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는 잔혹한 독재 정권에 맞설 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그리고, 시인에게 들어본 5.18 정신은 민주주의뿐 아닌, 생명, 평화 운동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또 다른 형태의 인간 탐욕에 기인한 어떠한 독재에 대하여도 5.18 정신은 인류가 진화하고 진보하기 위한 지향성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전 세계 적으로 겪고 있는 코로나로 인한 위기 등은 결국 인류가 행한 탐욕과 개발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 위기는 인류 관점에서도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어떤 면에서 생명 존중과 평화, 연대와 대동정신으로서 광주 5.18 정신은  우리 지구에 닥쳐있는 기후위기 등에 대처하는 인류에게도 중요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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