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술 한잔
동명은 하루를 마치고 편의점에 들렸다.
오늘은 금요일 같은 목요일이었다. 아직 하루 더 남아있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목요일 밤의 공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동명은 편의점에서 1만 원에 5캔짜리 맥주와 약간의 안주거리를 샀다.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고 잠에 드는 것이 오늘 밤의 목표였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닭 모양의 과자와 맥주를 계산한 동명은 곧바로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식탁을 간단히 닦은 동명은 안주거리와 맥주를 펼쳐놓고 핸드폰으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동명의 집에는 TV가 없었다.
언젠가부터 TV는 잘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핸드폰으로 보고 싶은 영화와 유튜브 영상을 자주 봤다.
친구에게 밥 한 끼 사주고 받은 낡은 태블릿이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언젠가부터 켜지지 않았다. 동명은 그냥 핸드폰으로 보고 싶은 세상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핸드폰을 거치대에 올려놓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며 동명은 맥주 한 캔을 들이켰다.
좋은 술은 아니었지만 동명의 기분을 딱 좋게 하기엔 충분한 맥주였다.
한 시간가량 지나자 동명은 안주거리가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소주가 있는 것을 본 동명은 아예 주종을 바꿔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라면 하나를 꺼내 끓이고 먹기로 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더 괜찮은 안주를 먹었을 테지만 요새는 그럴 수도 없었다.
그냥 혼자 먹는데 뭘 좋은 것을 챙겨 먹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동명이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동명의 집중도도 높아진 그때...
갑자기 전화가 왔다.
상사의 전화였다.
이 시간에 이런 비매너인가 싶지만 동명은 잠시 짜증을 내고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혹시나 했는데 업무지시내용이었다.
워낙 급한 건이라 상사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내일 아침까지만 해달라고 하는데 그냥 오늘 해달라는 말로만 들렸다.
전화를 끊은 동명은 소주병을 들고 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회사 컴퓨터에 접속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 결국 내일 하긴 해야 했다.
카톡이 울렸다.
상사의 카톡이었다.
방금 들었던 전화 내용을 정리하고 무슨 무슨 문제가 생겼고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한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동명이 잘못한 일은 아니었다. 상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잘못은 아니었다.
야근이 많은 회사라 이런 지시도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당장 회사로 갈까 했지만 술을 마셔 그러기는 애매했다
동명은 식탁을 대충 치우고 바로 잠에 들기로 한다.
동명은 내일 일찍 출근하기로 하며 짜증을 실컷 내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