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유입 차단 방법
이사 온 지 몇 달이 지났다.
그동안 참 여러 일이 있었지만,
최근 며칠 사이 가장 신경 쓰였던 건 바퀴벌레였다.
처음엔 거실에서 한 마리가 보였다.
밤늦게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였고, 그대로 제거했다.
몇 주 뒤엔 세면대 근처, 또 그다음엔 주방.
그리고 며칠 동안은 매일 아침,
뒤집힌 채로 욕실이나 아이들 방에서 발견됐다.
하루에 한 마리씩.
그렇게 자꾸 나타나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이들 준비시키며 아침을 시작하는데도
‘오늘은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처음엔 화학 약품이 걱정돼서 방역 신청을 취소했었지만, 결국 다시 요청했다.
이번엔 정기 방역.
실내와 실외를 매주 번갈아가며 해준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아파트 관리 직원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고, 대부분은 하수구를 통해 올라온다는 말이었다.
그쯤부터는 생각이 바뀌었다.
바퀴벌레를 없애는 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고,
그렇다면 들어오는 구멍이라도 막아볼까.
그래서 가장 먼저 주방.
바퀴벌레는 싱크대 하수구 쪽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냄새도 있었고, 실제로 그 근처에서 본 적도 있었다.
3 in 1 싱크 마개를 설치한 이후로는
주방에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세면대랑 욕조도 정리했다.
기존에 있던 스트레이너는 빼고,
스테인리스 망을 먼저 넣었다.
그 위에 양면테이프가 붙은 얇은 헤어캐처 망을 덧붙였다.
망 하나로는 불안해서 두 겹으로 막았다.
욕조 오버플로우 구멍도 막았다.
직접 올라오는 걸 본 건 아니지만,
방향도 그렇고 시간대도 그렇고 의심이 갔다.
먼저 테이프로 틈을 막고,
그 위에 흡착식 커버를 덮었다.
원래는 욕조 물을 더 많이 담으려고 쓰는 제품인데,
이런 용도로도 잘 맞았다.
자기 전에는 Drano Max Gel을 하수구에 붓는다.
아이들이 다 자고 난 뒤, 물 사용을 마친 늦은 밤에만.
붓고 나면 드레인 커버로 덮어둔다.
관리팀 직원이 알려준 방법이었다.
독성 약품 냄새를 바퀴벌레들이 싫어해, 이렇게 막아두면 몇 번은 들르다가도 나중엔 경로를 바꾼다고 했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신경이 계속 쓰이니 머리가 아프다.
틈 몇 개 막는 게 별일은 아닐 수 있지만, 그 몇 개를 어떻게 잘 막아보려고 아이디어를 찾다 보니 하루 종일 폰을 붙들고 있어서 애들을 제대로 봐주지도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다.
이제는 내가 해둔 것들이 제대로 효과가 있는지만 지켜보면 된다.
1. 내가 준비한 아이템들
2. 설치 후 모습
3. 후기
하루 써보니, 양면테이프로 붙여둔 헤어캐처 망은 네 군데 중 두 군데가 물에 닿자마자 떨어졌다. 그래서 다시 손을 봤다. 준비물은 스테인리스 망 두 개씩과 방수 테이프. 먼저 망 하나를 방수 테이프로 고정하고, 그 위에 하나를 더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첫 번째 망에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이 걸러져 바로 버릴 수 있고, 두 번째 망은 늘 깨끗하게 유지된다.
이렇게 설치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는데 매일 나오던 그것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안 보인다. 유후-!! 이제 좀 편하게 살만하다. 성공!!!!!
그리고...
크기도 텍사스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