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月동
작성자_스타
내 별명은 예비게이션이다. 내 성씨 "예"와 "네비게이션"을 합친 말로, 낯선 동네에서도 지도 하나만으로도 새로 생긴 핫한 플레이스를 척척 찾아내어 생긴 별명이다. 그렇다. 나는 사람들에게 조롱받는 (워너비) 힙스터다.
문래동도 10년 전, 문래예술공장이 생기기도 전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때는 카페와 전시 공간 몇 개가 띄엄띄엄 있을 뿐이었는데, 당시 대구에 살고 있었던 나는 누구나 아는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 서울 사람들도 모를 이런 장소를 찾는 스스로가 너무 멋있고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철공단지였다가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문 닫은 공장에 저렴한 세로 예술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기본 정보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낙후된 길과 허름한 건물, 거친 아저씨들, 쇠를 절단하는 날카로운 소리는 무섭고 거슬리기만 했다. 문래동을 문래동답게 만들어온 사람과 환경은 그저 이국적인 배경으로 치부하고, 나는 "목적지"에 다다라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후에야 안도했다.
그동안 나는 서울로 이사했고, 매일매일 다녀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도시는 변하고 있다. 그저 좀 특색 있는 공간을 헐레벌떡 좇아 다닌다고 서울을, 그 동네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순간부터 그저 소비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지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공간주'를 만났다. "목적지"가 뚜렷한 여행이 아니라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혼자라면 엄두를 못 내었을 후미진 골목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행을 통해 "공간의 주인은 모두"라는 '공간주'의 모토가 와 닿기 시작한다. 소유하는 주인이 아니라 함께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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