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2]니다 아트 콜로니

어반구스1

by spacehost

작성자_트루


prologue

2017년 8월 여름부터 다음 해 겨울까지,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교환학생으로 첫 해외살이를 했다. 추위를 유독 많이 타 추운 지역보단 따뜻한 나라를 고려했지만, 비의 땅이라 불릴 정도로 혹독한 날씨로 유명한 리투아니아로 떨어지게 되나니..! 인생은 역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몸소 경험하며 타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이중(?)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빌뉴스 대학교 소속으로 교환학생을 간 거지만, Vilnius Academy of Arts(이하 VAA)라는 미술대학의 학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미대생인 나는 전공학점으로 미술 수업을 들어야 했는데, 예술대학은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구조상 빌뉴스 대학교에서는 교양수업을, VAA에서는 전공 수업을 듣게 되었다. 두 개의 학교에 다니며 아무래도 마음의 안식처는 VAA였다. 전 세계 미대생은 올빼미 생활패턴을 가지고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 것에 공감하며, 작은 위로를 받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DSC05198 복사본.jpg ▲ 니다 아트 콜로니

어반구스 스터디에서 소개한 ‘니다 아트 콜로니(Nida Art Colony)’는 VAA와의 연계기관으로 꼭 한번들려봐야 겠다고 마음먹은 곳이다. 이곳은 미술전시, 연구, 워크숍, 수업,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는 예술 플랫폼이다. ‘니다 아트 콜로니’가 위치한 ‘니다’는 해안가의 모래가 쌓여 형성된 사구 지역의 리투아니아 가장 끝쪽에 위치한 곳으로, 2000년에 유네스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수도 빌뉴스에서 기차, 배를 타고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한 기억이 있는데, 자연이 우거진 곳에 현대적인 ‘니다 아트 콜로니’ 건물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DSC05216.jpg ▲ 니다의 모래사구

이처럼 모던한 플랫폼이 니다에 들어오게 된 역사는 흥미롭다. 니다는 멀리 떨어진 어촌으로 19세기 작가들에게 주목을 받은 곳이다. 1945년까지 약 200명의 예술가들이 니다로 모여들었고, 이들은 니다의 자연환경과 건축, 수공예, 어부들의 생활방식과 리듬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세계 2차대전은 예술가 집단의 성장을 막았고, 이곳에서 살며 작업 활동을 한 예술가들의 작품들도 사라지게 되었다. 다행히도 리투아니아의 독립 이후 예술사가와 박물관 큐레이터에 의해서 니다 예술가집단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에 대한 정기적 전시가 이뤄진다고 한다. (*참고) 니다 아트 콜로니(Nida Art Colony) 공식 사이트 : http://nidacolony.lt


역사적으로 예술가 집단의 활동이 꾸준했던 니다에 ‘니다 아트 콜로니’가 생긴 건 자연스러운 흐름 일수도 있겠다. 현재 이곳은 예술프로젝트 진행과 더불어 리투아니아 및 전 세계의 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큐레이터, 예술 평론가 및 예술 연구자를 위한 숙박을 제공하는 레지던시의 역할도 한다. 나는 VAA 견학 프로그램으로 하루를 묵었는데, 깔끔한 숙박 시설 덕에 쾌적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니다 아트 콜로니’의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2019 베니스 예술 비엔날레의 황금 사자상을 받은 리투아니아 전시관이다. Sun & Sea (Marina) 작품은 세명의 리투아니아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동시대의 오페라 퍼포먼스이다. 20명의 섭외자와 가수들이 우리 시대의 이슈를 다루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관내에 꾸며진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은 퍼포머들이 여가를 보내는 모습으로 기후변동과 현대사회의 라이프 스타일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기획자와 실제 퍼포먼스 영상은 해당 링크를 참고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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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Biennale Arte 2019 - Lithuania (https://youtu.be/VIfYtNGhrE0)



epilogue

어반구스 모임을 통해 프랑스와 일본, 리투아니아의 지역사례에 대해 공부를 하며, 깊이 있는 여행은 계획하는 준비부터 여행 후 다녀온 장소를 리뷰까지 총체적인 과정임을 느꼈다. 공간주 크루와 함께 영어로 사례를 나누며, 2년 전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어제 다녀온 듯 경험이 생생하고 풍부해진 기분이다. 언젠간 공간주 크루 3명이 함께가는 리서치 여행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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