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2]파리 Paris

어반구스1

by spacehost

작성자_제이드


Bercy Village


이전에도 파리에 머물렀지만, 그때는 숙소 근처만 기웃거린 것이 다였다. 하지만 보르도를 다녀온 후로 프랑스 재생공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예 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워 가보기로 했다. 역시 프랑스는 와인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와인 교통 요충지였던 베르시(Bercy Village)가 나온다.

20180721_162827.jpg Bercy Village


베르시는 파리 12구에 위치해있으며 프랑스 지방 소도시와 유럽 도시 들을 잇는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다. 버스정류장에서는 좀 걸어가야 하지만, 지하철역에서는 베르시라는 공간에 한번에 갈 수 있는 새로운 지하철과 보도가 있어 편히 갈 수 있다.


베르시 지역은 19세기 중반까지 와인 거래소 겸 창고였다. 와인 최대 생산국인 보르도와 브루고뉴 지역에서 기차로 와인을 운반해 이곳 베르시에 저장을 했다. 42개의 창고가 있었다고 하니 가성비 좋은 와인을 마시러 오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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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게들로 채워진 과거 와인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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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베르시 지역의 지가가 상승하면서 와인 창고는 외곽으로 밀려나가게 된다. 그리고 베르시 지역은 비어진 창고로 남게 된다. 2001년 파리시는 42개 창고를 채광을 위한 창과 문만 바꾸되 이전의 정취를 유지하면서 카페, 레스토랑, 샵으로 운영하게 공간을 임대한다.


이곳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변한 것이라곤 시간일 뿐 대부분은 그대로여서 당시 와인을 나르고 보관했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Cent Quarter_104


파리 중심지에서 벗어난 19구에 있는 104(cent quarter)를 찾아가 보았다. 파리는 달팽이 모양으로 구역이 나뉘어지며 외곽과 가까운 구역에는 빈민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다. 19구는 거주민의 60%가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4분의 1이 청소년들이라 청소년시설이 파리에서 가장 많이 들어서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한다. 직접 19구로 걸어가면서 느낀 점은 외진 구역이라는 느낌도 있고, 이주민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전혀 위험한 요소는 없었다.


20180719_134144.jpg 친절하게 안내표지판이 군데군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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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구역으로 갈 수록 현대식 건물들이 종종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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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건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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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전시 중 한켠에서 학생들이 K-pop 춤을 추고 있었다.


104의 안내표지판을 보고 따라 거대한 문에 도착을 했다. 건물 안 광장에서는 청소년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때마침 전시 중이라 티켓을 끊고 전시회가 열리는 건물 내부도 구경하기 시작했다. 전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곳 사람들이 친절해서 놀랐다. 안전요원분들은 초행인 나에게 꼼꼼히 이 건물 전시 보았느냐, 여기도 전시를 한다, 고 안내를 해주었다. 실은 입구가 좀 헷갈리긴 했다.


평일이라 전시를 보러 온 관광객은 많지 않았지만,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K-pop음악에 따라 춤추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흐뭇했다. 건물이 워낙 커서 어찌어찌 우연히 들어간 건물 안에서는 힙합 음악이 울려퍼지기도 했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합을 맞추어 춤을 추고, 중앙 광장에서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스케이트보드도 타고, 카페, 레스토랑, 세컨샵 그리고 연극을 하는지 인포데스크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티켓을 끊고 있었다. 나혼자만 관광객인 듯 다들 이 공간을 잘 아는 주민분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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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값 지출하고 전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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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은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가득했다.


104는 원래 도살장 대지였다고 한다. 그러다 1870년 파리시에서 장례식을 주관하는 파리 대주교가 장례의식 서비스 담당구를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지금의 104건물이 탄생했다. 장례식을 하는 곳이 아닌 120년 동안 장례식장에서 필요한 운구마차, 운구대 등을 제작한 곳으로 장례식용 장식을 만드는 장인들 뿐 아니라 말 300필과 마구간도 있었다. 세계2차대전이 끝나면서 자동차의 등장으로 104는 현대화에 밀려 빈 공간으로 남게 된다.


황폐해진 104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재탄생되어, 예술작가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이며 지역주민의 다양한 문화활동 참여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인근 병원, 장애인 시설과 협력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문화 향유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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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역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20180719_161819.jpg 안내표지판이 매우 친절해서, 나도 저분과 같이 반대편에 앉아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지속가능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선 건물의 가치와 지역민과의 존중, 소통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한국도 빠른 결과물을 바라는 풍토로 인해 소중한 기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진정성과 장소

개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땅덩어리가 아니라 장소다. 이런 의미에서 장소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오랜 시간에 걸쳐, 평범한 사람의 일상 생활을 통해 형성되어야만 한다. 그들의 애정으로 장소에 스케일과 의미가 부여되어야한다. 그리고 나서 장소가 보존되어야 한다.

_오거스트 헥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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