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여지없이 일어나 피트니스로 간다.
자동이다. 하지 않으면 찝찝하다.
외근이나 휴가 같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주일에 세 번은 근력 운동, 두 번은 유산소.
할까 말 까는 없다. 그냥 한다. 당연한 것처럼.
운동하러 가는 차 안에서 문득 생각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첫째를 낳고 열일곱 달 뒤에 둘째를 낳았다. 지금으로 치면 이른 나이였다.
직장은 계속 다녔고, 아이들은 엄마가 봐주셨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예뻤다.
그런데도 어떤 날은, 친구들 단톡방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웃고 떠들고, 어디선가 밥을 먹고 있는 사진들. 나만 빠진 세계 같았다.
3년을 연속으로 임신하고 수유했다. 몸도,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둘째 모유수유를 끝낸 날 엄마가 말씀하셨다.
"나가 놀아라. 엄마가 아이들은 볼게."
짧은 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순간, 뭔가 툭 하고 풀렸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도 충분히 힘드셨을 텐데. 연속으로 손주를 돌보며 지치셨을 텐데.
그 말을 하기까지 어떤 마음이 드셨을지, 그때의 나는 헤아리지 못했다.
철없이, 나갔다.
3개월을 아침저녁으로 뛰어다녔다. 아침엔 피트니스에서 PT를 받고, 저녁엔 댄스를 배웠다.
친구들과 밥을 먹었고, 회사 동료들과 약속을 잡았다.
땀 흘리고 웃다 보니, 어느 날 문득 그 묵직하던 것이 사라져 있었다.
몸이 가벼워지자 마음도 따라 가벼워졌다.
그 이후로 운동을 놓은 적이 없다. 종류는 바뀌었다. 헬스, 댄스, 요가, 필라테스. 시간대도 바뀌었다.
지금은 12년 넘게, 출근 전 피트니스에 들러 운동하고 씻고 회사로 간다.
엄마의 그 한마디가 내 몸에 새겨졌다.
나가 놀아라.
이제는 운동을 하지 않는 날이면, 해야 할 것을 못 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의무가 아니라, 그냥 나인 것처럼.
어쩌면 그게 엄마가 내게 준 가장 조용한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다.
희생 위에 얹어진 선물이었으니, 놓을 수가 없다.
가끔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한다.
'나가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