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미래역량] 미래세대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
인공지능 교육, 왜 해야 할까요?
앞으로 진행될 기술 인문 아카데미 <인공지능, 문학/영화로 두드려보기>에서는 문학과 영화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점을 함께 길러보려 합니다.
그 중, 먼저 두 번째로 진행될 아카데미 <교육과 미래역량 - 미래세대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 를 진행해주실 송은정 연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송은정 교수
구글 교육팀 부장
동국대학교 AI융합교육전공 겸임교수
(전)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 교사
그럼, 연사님을 인터뷰로 먼저 만나볼까요?
저는 마이크로소프트 교육팀을 거쳐, 지금은 구글 교육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직 후 구글에선 사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구체적으로는 ‘구글 클래스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교사 트레이닝 기획, 참고자료 제작, 교육청 행사 진행 등 선생님들이 구글 클래스룸을 더 많이 편리하게 쓰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들을 맡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강의 하고 있는데요. 동국대학교 인공지능융합교육학과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에서 데이터분석은 굉장히 중요한 분야예요. 주재료가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것에 대해 주로 강의를 하고 있답니다.
저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일한 후, IT 회사에서도 계속 교육팀 안에 소속되어 있었는데요.
다양한 경험 속에서도 공통된 주제는 '교육' 이었던 것 같아요.
교사라는 직업은 교육의 새로운 변화, 기술의 트렌드에 따라 학생들과 같이 실천해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어요. 전문성을 쌓기 위해 과감히 교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찰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직 제안이 왔죠. 이후 한국으로 다시 왔지만, 미국의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어울려 일을 한 게 큰 경험이 되었어요.
제가 석사는 교육공학을, 박사는 교육통계를 전공했는데 관심사는 쭉 같았어요. 교육공학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교육을 지원할까’이고, 교육통계는 ‘교육을 수행하며 생성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었죠.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울 비추기를 통해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메타인지가 되어야 해요. 그중 중요하고 객관적인 방법의 하나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답니다.
평소 교육 발전을 위해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심화하고, 온라인으로 제한된 소통을 하는 것이 학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 추정이 되었죠.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실제로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저하됐어요.
분석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이 저하된 과목은 영어예요. 영어는 노래도 부르고 대화를 하며 말하기를 경험해야 하는 과목인데,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굉장히 제한적으로 되었죠. 그래서 영어성적이 크게 하락을 했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이렇듯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증거를 찾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가설을 수립할 수 있답니다.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역량은 두가지예요.
하나는 분석 그 자체를 잘 해야 해요.
두 번째로는 그 영역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요.
예를 들어, 제가 최근에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머신러닝과 딥러닝 분석은 잘하더라도 의학 지식이 없다 보니 결과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었어요.
반면에 저는 교육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교육 분야의 데이터는 분석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해석까지 직접 할 수 있는 거죠.
2020년 11월에 교육부가 인공지능 교육 정책 발표를 했어요.
세 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인공지능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 역량을 길러줄 수 있다는 거예요.
미래역량 중 제가 주목하고 있는 건 윤리적 판단력과 문제 해결력,
이렇게 두 가지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미래 역량은 다른 교육들로도 다 함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인공지능이 우리와 함께 살아갈 미래사회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가치 판단을 해야 되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무인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을 때 탑승객을 살릴 것인가 보행자를 살릴 것인가와 같은 딜레마 상황이 발생하죠.
지금도 아이들에게 윤리적인 가치 판단력을 길러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인공지능 시대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상이 더욱 복잡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시대에 걸맞은 윤리적인 판단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책 안에도 그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어 미래역량 중 문제 해결력은 미래 사회에서 많은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거예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에 있어 사람이 강점을 가져야 해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죠.
두 번째로 맞춤형 학습지원은 한 명의 교사가 다양한 학생들을 교육할 때,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놓칠 때가 있어요. 그때 인공지능 튜터가 아이들을 1:1로 지원을 한다면 개별화된 교육과 맞춤형 학습지원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방향의 정책 파트가 있고요.
세 번째, 수집된 교육 분야의 데이터가 정책에 반영되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이제까지의 교육 정책은 근거 기반이라기보다 정치적인 기조나 주요 인사들의 학문적인 배경에 다소 영향을 받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에는 교육 정책 수립하는 데 있어서, 근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와 방향이 교육 정책에 담겨 있답니다.
인공지능 국가 정책이 발표된 이후, 바로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죠. 이에 학습 결손을 막는 것이 가장 최우선 과제가 되었고 지금도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강력하게 정책이 시행되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이 정책은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하는 장기적인 계획이에요. 이제 인공지능을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된 거죠.
이미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많이 추진됐고, 현재 인공지능 교과서까지 나오고 있어요. 올해 3월에 나온 후 보급은 아직 많이 되진 않았고요.
인공지능 교육이 공교육이 되려면 먼저 교과서가 있어야 하고, 교사들이 내용을 알아야 해요. 재작년부터 교사 연수가 시작되었고 교과서도 올해 나왔기 때문에 곧 확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기존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에서 인공지능 교육의 순서로 확산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학교에서는 초등학생들은(5, 6학년) 총 17시간을 배우고, 중학생은 총 34시간을 배우고 있어요. 관심이 많은 학생은 적을 수 있고, 누구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시간이죠. 이미 아이들이 배우는 게 많기도 하고, 양보해야 할 기존 과목들이 생기게 되기도 하니까요.
지금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학부모님과 교사들 모두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가르쳐주어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모든 분이 궁금한 점들도 굉장히 많으실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때 롤모델로 삼은 나라는 영국과 에스토니아였어요.
두 나라에선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쌓듯이 아이콘들을 조립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요. 한국에선 블록형 코딩 플랫폼으로 엔트리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답니다. 다음으로 로봇을 활용한 코딩 교육 또한 굉장히 많이 하고 있고요. 컴퓨터 없이 보드게임 등을 통해 알고리즘을 배우는 언플러그드 코딩까지, 보통 세가지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람만이 가질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과 관련된 역량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는다’를 찾아가는 게 핵심
첫 번째로 갖춰야 할 미래 역량은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인공지능 챗봇이나 로봇이 공감해줄 수 있지만, 진짜 오리지널리티를 느끼긴 어렵거든요. 그래서 공감 능력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꼽을 수 있어요. 공감이 1단계, 단계가 커뮤니케이션, 협업이 3단계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양육자분들이나 교사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감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 고민이 되겠죠. 어려운 문제지만 아주 사소한 것부터,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의 감정을 살피고, 내가 먼저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역사적으로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 부의 격차는 더 켜졌어요.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양 바퀴가 있잖아요. 기술과 문화의 발달이죠.
기술이 발달하면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요. 이후 그것을 누가 소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때 사회문화적으로 평등을 고려한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사회가 불평등한 방향으로 흐를 수 밖에 없어요. 인공지능의 활용 역시 마찬가지고요. 누가 더 가져가고 누가 더 여유롭게 살 것인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죠.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테슬라와 같은 대기업들은 기술이 기술을 낳고, 부가 부를 낳기 때문에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그럼, 이와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요?
결국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사회·문화·정치·법 제도적인 측면의 정비가 필요한데요. 정치 참여는 부나 기술의 격차와 상관없이 정치는 모두가 평등하게 개입할 방법이기 때문이죠.
산업혁명이 처음 일어났을 때 ‘러다이트 운동’이 있었어요. 공장에 기계 도입이 되면서 많은 노동자가 해고됐는데, 사실 이건 기계 탓이라기보다는 고용주들이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제도적인 허점이 컸거든요.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람 간의 삶의 격차가 커지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받는 피해가 분명히 생길 거예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회적 제도뿐만 아니라 올바른 인식도 필요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으로 인한 패배주의적 의식이 아닌, 사회의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중요한 거죠.
사실 인공지능 시대에 변화되는 사회상이나, 우리가 가져야 할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담론이 많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기술에 대해 접근하고, 더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 기반의 교육정책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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