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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Sallim Nov 05. 2021

아빠의 시선으로 만들다, 함께키우기 정원모 대표


스페이스 살림이 지난 2020 인터뷰 프로젝트에 이어 

인터뷰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기업들을 만나고 

이를 통해 스페이스 살림이 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스페이스 살림에는 여성 창업가만 있다? 정답은 NO! 입니다. 

스페이스 살림은 성평등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조성된 공간이에요.


그래서 입주기업 선발 때도 성평등한 가치관을 사업 아이템으로 하는 기업들을 선발하였고,

물론, 그 중에는 남성 대표들도 계시답니다.


‘함께키우기’ 정원모 대표는 육아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창업까지 이루게 되었는데요.

한의학 전공부터 딥러닝 개발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직업 역량을 바탕으로 육아 관련 IT앱을 출시했습니다.

정원모 대표와 함께 돌봄에 대한 가치관, 그리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더 좋은 육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함께키우기’ 대표이자 

36개월 딸을 둔 아빠, 정원모 대표입니다.



Q. '함께키우기'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가요?


 함께키우기에서 올해 하반기 ‘끼리(KKIRI)’라는 앱을 출시 했습니다, 

‘끼리’는 아이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인데요.


국가기관에 저장된 처방, 영유아 검진을 포함해서 다양한 아이의 정보를 

'끼리'를 통해 편리하게 불러올 수있고, 유용한 분석 결과들을 제공해줍니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부양자 기준으로한 아이의 정보 인증이 필수이기 때문에, 

실제 정보를 기반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양육자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함께키우기 제공



Q. 이런 앱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함께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


원래도 ‘창업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은 있었어요. 그래서 작년 초에 회사를 나왔고 

어떤 사업 아이템으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어린이집이 휴원하게 됐고, 제가 육아를 도맡게 되었어요. 

소위 ‘독박육아’라는 것을 6개월 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외롭더라고요. 

반성도 많이 하게 되는 시점이었죠. (웃음)


왜 육아가 이렇게 까지 힘든 것일까 자연스레 고민하게 되었고 

 저처럼 육아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해결창구로

'맘카페'로 대표되는 육아 커뮤니티에 모인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카페 플랫폼에서 개인의 경험들에 의존하는 형태의 커뮤니티보다 

좀 더 정확한 정보기반의 '육아'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고자 

해당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원모 대표 제공



Q. 전부터 창업에 뜻이 있으셨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제 경력이 조금 특이한데요, 원래는 한의대를 나왔거든요. 아이폰이 국내에서도 많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본과 3학년일 때 저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저한테는 머리가 띵할 정도의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같아요. 

한의학 관련으로 앱을 제가 직접 만들어서 한번 앱스토어에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컴맹에 가까웠고 앱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달렸는데 앱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2011년 의학 분야 1위 랭킹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앱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의 리뷰를 보며 큰 보람을 느꼈어요.


이후 의료 전공에 개발 분야를 접목해서 대학원에서 뇌과학 관련 데이터 알고리즘 과정을 배웠는데요. 

박사 이후에는 의료 쪽 AI 스타트업에서 딥러닝 연구원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실제 사용자에게 더 밀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그들로부터 좋은 사용자 경험을 듣는 희열을 다시금 느끼고 싶더라고요. 언젠가는 B2C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고, 

결국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Q. '끼리(KKIRI)' , 맘카페나 기존 육아 관련 커뮤니티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네, 저희 '끼리'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은 육아 과정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과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하는 이유는 먼저 맘카페로 대표되는 기존 커뮤니티들은 양육자라는 것을 인증하는 확실한 절차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저희 서비스는 국가의 인증정보를 가진 양육자들이 서비스 가입을 할 수 있으므로 진짜 양육자들만의 커뮤니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과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또 다른 인증된 양육자를 찾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토피 고민이 있는 24개월 여아를 가진 양육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형성함으로써 서로 쉽게 만날 수 있고 문제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보가 지역 카페, 게시판마다 분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검색을 통해 열심히 찾아야 하는 정보들을 '끼리'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손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Q.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창업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저의 경우 육아를 한다고 해서 누군가 업무량를 조정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일이 줄어들지는 않아요. 저는 여전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5시까지 가고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새벽에 일찍 출근하여 일을 메꿔야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과 육아가 함께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아이가 좀 더 큰 후에는 스페이스 살림에 있는 아동동반공유사무실에서 일을 해볼까 해요.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돌볼 수 있으니까요.



ⓒ스페이스 살림



Editor's comment


2019-2020년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 준비단계의 연령대 중 30-40세대가 전체 연령대 중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30-40세는 가족주기 중 자녀양육기에 가장 많이 진입하는 세대로, 돌봄의 수요가 무엇보다 많습니다. 초기 창업을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돌봄의 해소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출처 : 2019,2020 창업기업실태조사



출처 :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그래서 스페이스 살림에는 시민이 일과 돌봄의 균형을 만들어가는 변화실험을 하고자 다양한 공간을 기획했습니다. 양육자가 아동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이자,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아동동반공유사무실, 그리고 시간제 영유아 돌봄교실 등 다양한 돌봄 공간이 스페이스 살림 내에 존재합니다.


ⓒ스페이스 살림



Q. 특히나 일과 육아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겠네요.


일과 양육이
동시에 가능한 형태의 기업으로


육아를 하다 보니 일과 양육이 가능한 형태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업이 확장되어 직원을 영입하게 된다면, 보다 양육자분들을 대상으로한 채용을 고려 중입니다. 현재 채용 예정인 분이 40개월 아이를 둔 어머니이신데요, 아이를 양육해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주 업무 형태로 가져가고 

1주일에 1~2번 정도 대면으로 미팅을 진행하려 합니다. 

우리 기업에서는 엄마 또는 아빠의 육아 경험 자체가 경력이 될 수 있어요.


'끼리' 에는 엄마, 아빠의 시선이 필요해요.



Q. 한의대부터 딥러닝 개발자, 이제는 기업 대표까지 다양한 경험을 거치며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어떻게하면 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최근에는 핸드폰 사용을 좀 더 줄이면 더 나은 삶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어, 

자진해서 핸드폰 사용 기록을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거든요.



ⓒ스페이스 살림



Q. 끝으로 스페이스 살림에 입주하시게 된 계기와 스살에 바라는 기대도 들려주세요.



앞으로도 같은 가치관을 고민하는
공간이 되기를


스페이스 살림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함께 키우기’와 같은 가치관을 고민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돌봄의 영역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돌봄의 주체가 되야하며, 함께 힘을 모으는 공동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아이를 하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도 있듯이 말이예요.


육아를 경험하며 함께 키우는 육아가 굉장히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또한 육아를 경험하며 사실상 주위의 많은 사람이 육아 쏠림 현상을 겪고 있다는 점, 그 대상이 주로 여성 양육자라는 점을 더 피부로 느끼게 되었죠. ‘경력단절 여성’이란 단어가 생기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스페이스 살림에는 여성창업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돌봄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돌봄 공간은 양육자의 성별 제한이 없이 누구나 돌봄과 일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어요. 

또한 돌봄 관련 포럼들도 들을 수 있고요. 그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정원모 대표 제공



올해 첫 앱 서비스가 게시되었는데요, 앞으로 이 서비스가 육아에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고민하며 계속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싶고, 그 고민의 지점에서 스페이스 살림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 살림



*본 인터뷰 프로젝트는 스페이스 살림 개관을 맞이하여 입주기업을 소개하고 스페이스 살림이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인터뷰이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저작권은 해당 콘텐츠 제공자 또는 해당 콘텐츠 제공자와 스페이스 살림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콘텐츠의 편집 및 전송권은 스페이스 살림이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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