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문학/영화] 문학/영화가 인공지능 시대에 던지는 질문
외계인의 시선으로 보는 우리는 로봇과 얼마나 차이 있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기술 인문 아카데미 지난 첫 번째 이야기, <인공지능과 문학/영화 - 문학/영화가 인공지능 시대에 던지는 질문>을 진행해주셨던 윤여경 연사님의 칼럼을 마지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윤여경 작가
<금속의 관능> 저자
단편 <세 개의 시간>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
아시아 SF협회 초대 사무국장, (사)한국크리에이터진흥협회 이사장
과거, 인류를 바꾼 혁신 기술에는 전기, 증기 기관, 컴퓨터 등이 있었다. 기술의 변화는 경제, 문화, 사회 등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1, 2, 3차 산업혁명이 경제주체의 다양성과 계급 간의 평등을 가져왔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이 패러다임들이 더 심화될 것인가 혹은 그 반대가 될 것인가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현재 인류를 바꾸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혁신 기술에는 블록체인과 유전자기술, 로봇기술 등이 있다.
‘외계인이 보기에는 인간이나 로봇이나 비슷한 존재다’
한국의 원로 SF소설가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입력, 출력, 통제라는 인간의 시스템이 로봇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창조자가 자신의 모습을 따서 만든 경우일 것이다. 그러므로 AI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인간이 어떤 정보를 입력했느냐에 따라서 출력을 한다. 즉 아이를 가르치듯 성평등을 학습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인종과 젠더로 구성된 상위 25% 회사와, 하위 25%를 비교했을 때 수익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다. HBR**의 연구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수가 10% 늘어날 때마다 생산력이 7% 증가했다. 이는 다양한 성별과 인종들로 이뤄진 다수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합당한 기준이기도 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있는 AI 기술, 즉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에 종사하는 여성의 숫자는 2010년에 비해 고작 4% 정도밖에 늘지 않은 26%로 유지하고 있다(관련 리포트). 성별의 다양성을 높이도록 정책과 연구가 계속해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 국제적인 미국 컨설팅 기업에서 발간하는 보고서
**HBR: Harvard Business Review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하버드 대학에서 발행하는 경영 잡지
1516년 유토피아가 발간되고 나서 인류는 물질 문명중 심의 파라다이스를 건설했다. 하지만 현재는 땅 위가 아닌 가상현실과 온라인 세계 안에서 정신문명적인 파라다이스를 속속 건설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 기술이 있다. 2차 세계대전 같은 실제 전쟁이 아니라 온라인 세계에서 각종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뱅킹, 게임, 상거래 등이 AI 프로그램 하에서 작동되고 있다. 이는 바로 AI 프로그램의 다양성 수용력과 그로 인해 이끌어진 질서와 화합이라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더 나아가 현실에서도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사례 (관련기사)
AI는 여성이면서 남성이며 또한 우리 모두의 모습이 재현된 창조물이다. AI는 또한 사이보그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우리 시대, 신화의 시대 (신이 중심이 되었던 몇천 년 전 신화의 시대와 현대가 비슷한 이유는 인류가 과학기술의 힘으로 신에 가까운 초인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인 20세기 후반에 우리는 모두 키메라*로, 즉 합성된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 사이보그가 된 것이다. 사이보그는 우리의 존재론이며, 정치는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해러웨이는 주장했다(관련도서).
*키메라: 하나의 식물체 속에 유전자형이 다른 조직이 서로 접촉하여 존재하는 현상
더 나아가 AI세계에서 여성이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미래의 정치, 경제, 사회가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는 요건이 될 것이다. SF문학사에서 여성들은 하이테크라는 기반하에 이야기를 꾸렸다. 몸의 경계와 관련된 개념들과 사회질서를 연구한 메리 더글라스는 몸의 언어가 세계관과 정치 언어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녔는지 보여주었다. 미래사회의 진정한 다양성과 화합, 생산력은 여성이 AI의 세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