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역을 만들어내는 일-직장인이자 작가 무과수
장마로 엄청난 비가 내리던 6월 어느 날,
세 번째 「오늘의 일」이 진행됐습니다.
좋지 않은 날씨와 늦은 시간, 스페이스 살림으로 오는 발걸음이 쉽지 않겠다고 예상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는데요.
함께해 주신 무과수님께서는 "언젠가 이런 강단에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꿈을 어렴풋하게 꿨었는데,
그 꿈을 오늘 이뤘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마도 회사에서의 일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하는 일도
다 잘하는 것 같은 무과수님의 일하는 방식이 궁금하셨기 때문일 것 같아요.
그런 질문에 무과수님은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다양한 일을 하게 된 것도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를 쫓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줄기로만 다 맞추려고 하면 더 많이 고민하고,
신중해져야 하는데 저는 그런 것 없이 그냥 다 했어요.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제가 한 줄로 쭉 이어 온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저는 옆에 곁가지가 정말 많아요.
- 직장인이자 작가 무과수
아래는, 현장에서 나눴던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의 집'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무과수라는 이름으로 작가 활동도 하고, 강연도 하고, 정말 여러 많은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효진 Q.
먼저 무과수 님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하시는 것들이 다 일상에 관한 어떤 것들이어서 그런지 하고 계신 일들을 보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보다 보면은 회사 내에서 하시는 일과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어떤 게 먼저 시작된 걸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회사에서 일이 아니라 나의 일, 쉽게 말하면은 사이드 프로젝트 혹은 딴짓을 언제부터 시작을 하시게 되신 건가요?
무과수.
사실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들은 거의 대부분 결과론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 말이 무슨 뜻이냐면 '그 당시는 사실 몰랐다. 이것을 제가 이렇게 될 줄 알고 한 건 아니다.' 이렇게 이해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단은 제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대학교 3학년 때 휴학하고 1년간 해외 5개 나라에서 한 달씩 살았던 그때 같아요. 그게 사이드 프로젝트 일지, 무엇일지는 다양하게 정의 내릴 수 있지만 사이드 프로젝트가 '경험'이라면, 경험의 측면에서 그때가 시작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효진 Q.
이게 사이드 프로젝트다, 아니다. 이 부분은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묶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이것을 나의 일로 감각하는 경우는 어떻게 느끼시나요?
무과수.
일단 회사에서 하는 건 회사 일이고 회사 밖에서 하는 건 제 일인 건데 아까 말씀 주셨듯이 저는 그 경계가 뚜렷하게 나뉜다기보다는 모든 게 이어진다고 생각을 하시잖아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은 '에어비엔비' 블로그를 운영하게 됐던 건데 그것도 2016년도에 여행 다니면서 에버비엔비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캠페인에 이벤트에 참여를 했었고, 우연히 마케터 분들 눈에 띄어서 그분들이 저를 SNS 팔로우 하셨고, 이후에 제가 여행하는 것을 쭉 지켜보시다가 귀국했을 때 인턴 제안을 주신 거였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게 약간 운도 좋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렀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 광고홍보를 전공했기 때문에 마케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에디터가 되어버린 거죠. 에어비엔비도 집을 기반으로 하잖아요. 지금은 숙소 형태가 강해졌지만 초창기에는 자신의 집을 공유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을 기반으로 행복한 삶을 가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됐어요. 그러다가 '오늘의 집'이라는 브랜드 공고를 발견하게 됐고 거기서도 집을 기반으로 한 사람의 삶을 보는 비슷한 맥락으로 흐를 수 있는 부분이라 그쪽으로 또 이어진 것 같아요.
효진 Q.
현재도 '오늘의 집'에서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근데 회사 안과 개인의 일들이 라이프스타일, 일상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프로젝트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겉에서 보기에는 회사와 개인의 일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것들을 하는 입장에서는 어떠신가요?
무과수.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어요. 처음 입사했을 때 제가 맡았던 일은 운영과 관련된 업무였어요. 저에게 주어진 일은 그것뿐이었는데 제가 그 일과 맞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여기서 다른 일을 더 하고 싶고, 더 좋은,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운영 업무를 효율화하고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설득하기 시작했죠. 처음부터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회사는 거의 없고, 회사도 저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서로에 대한 신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여기서 할 수 없지'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인가 혹은 도움이 되는 일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신뢰를 쌓게 된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처음 준비했던 일은 망했었어요. '망했다'기보다는 잘 나오지 못했어요. 그런데 거기서 그냥 좌절하고 끝냈으면 다음이 없었을 텐데 계속 다시 시작했어요. 실패 없이는 성장할 수 없잖아요. 그게 다 나에게 자양분이 되고. 그걸 다시 디벨롭해서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데, 첫 대면하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하느냐 여기서 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거기서 너무 큰 상처를 입고 팀장님에게 혼나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하고,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기면 더 이상 도전하고 싶지 않겠죠. 그런데 저는 별로라고 하면 또 좋은 걸 찾고, 다시 설득하는 타입이었어요. 그 뒤에는 그게 발판이 돼서 더 나은 것을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최근에 팀을 옮겼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 중심의 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물론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가 이 회사에서 5년 차거든요. 좋아하는 일 위주로 하는 지금이 그냥 쉽게 주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엄청난 노력을 통해 얻게 됐다고 생각해요.
효진 Q.
보통은 조직 안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조직이 나에게 준 역할에 충실하려고 하는 경우는 있어도 내가 이 안에서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역으로 제안하거나 설득하는 작업은 많은 분들이 하시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무과수.
회사의 성격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도 분명 있을 거구요. 스타트업은 계속 생존을 해야 되고 더 나은 가치를 발견해야 되고. 저희 회사를 그냥 기준으로 하면 탑다운이라기보다는 밑에서 계속 의견 개진을 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회사였어요. 그래서 제 의견을 설득하기 위해 엄청난 논의를 했었어요. 이사님과 4시간 이상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약간 그런 집요함이 되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집요함으로 왜 그렇게까지 했냐라고 하면 그게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냥 그게 다인 것 같아요. 내가 이걸 잘해서 회사에서 나를 나를 인정해 줬으면 좋겠고, 연봉이 올랐으면 좋겠고. 이런 관점으로 생각했으면 더 쉽게 포기했을 것 같은데 그거 다 모르겠고 진짜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설득을 한 거죠.
효진 Q.
커리어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일을 시작하시기도 했고, 또 이야기를 시작할 때 오늘의 이야기는 결과론적이 이야기고,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하셨어요. 회사와 개인의 일에서 '우리가 건강하게 일상을 잘 꾸려나가보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일을 시작하셨을 때는 이게 무과수님의 관점이나 가치라는 걸 알아채지 못하셨을 것 같거든요. 언제 이런 걸 깨닫게 되셨을까요?
무과수.
이런 자리를 준비하면서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강연 같은 것을 준비할 때 나를 정리해야 하니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잖아요. 그러면서 정리를 하게 되죠. 사실 저는 ENFP라서 계획적이지 않아요. 사이드 프로젝트도 그렇고 다양한 일을 하게 된 것도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를 쫓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줄기로만 다 맞추려고 하면 더 많이 고민하고, 신중해져야 하는데 저는 그런 것 없이 그냥 다 했어요. 그런데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제가 한 줄로 쭉 이어 온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저는 옆에 곁가지가 정말 많아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무과수의'만 검색하면 정말 많은 키워드가 나와요. 그중에는 제가 하나 올린 것도, 세 개 올린 것도, 천 개가 넘는 것도 있어요. 하나만 꾸준히 묵직하게 한 것이 아니라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안 했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이런 과정들을 그냥 다 쌓았고 그중에 꾸준한 게 있었을 뿐이에요. 그것들이 이제 조금씩 드러나서 여러분들이 인지를 하게 된 거죠.
효진 Q.
밖에서 봤을 때 맥락이 있어 보이는 것은 성공적인 결과물은 잘 확인이 되는데, 이 사람이 겪은 시행착오나 실패는 보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해시태그를 예로 들어주셨는데, 이건 내가 시행착오가 좀 컸다. 마무리를 못했다 하는 것들이 있을까요?
무과수.
너무 많아서... 근데 저는 그걸 실패로 보지 않거든요. 예를 들면 여름에 더우니까 수영 등록을 하고, 찬 바람 불기 시작하니까 안 가더라고요. 그럴 때 저는 그냥 웃어넘겨요. 난 왜 또 꾸준히 못하는 걸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지 하고 넘겨요. 정해놓은 목표가 없으니까 실패도 없는 거예요. 모든 게 과정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효진 Q.
요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고민이 많으시잖아요. 나도 이걸 해야 하나? 조직 바깥에서 개인으로 일해봐야 하나? 이런 고민들 많이 하실 텐데, 그런 고민들을 할 때 퍼스널 브랜딩을 하려면 굉장히 촘촘하게 맥락을 잡고 바깥으로 보여지는 나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 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듣는 분들께 더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과수.
요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너무 많이 얘기하고 방법론적으로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런 방법이 있고, 이런 방법이 있는 거예요. 여러분과 저는 환경과 경험한 것들이 너무 다르고, 제가 저는 운이 좋았고 목표 없이 살았고 이렇다고 해서 다 이렇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똑같이 해야지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 다시 질문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저에게 질문을 진짜 많이 하거든요. 퍼스널 브랜딩도 어떠한 단계적인 방법을 밟아서 만들어주는 무언가는 있겠지만 그건 그냥 보여지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아니라 브랜딩의 진짜 의미는 나를 그냥 잘 알려주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의 정의는 나를 좋게 포장해서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내가 괴리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봤을 때 '생각보다 더 좋다'라든지 '생각보다 별로'라든지 이런 얘기가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네요'라는 말이 더 좋아요.
사람들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내가 다르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거짓말 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구요. 여러분들도 저에 대한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오셨을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여러분이 생각한 것만의 사람이 절대 아니거든요. 저는 그것을 계속 깨려고 하는 사람이고요. 제가 이미지 메이킹을 해서 무과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잔잔하고, 참한. 그런 이미지를 쌓고 싶지 않아요. 제 이미지가 뭔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런 자리, 팔로워 분들을 만나는 자리가 생기면 '저 사람은 나를 저렇게 인지하고 있구나'를 또 알게 되죠. 그런데 거기서도 나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바라보네? 그럼 나도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건가?' 이러면 불행의 시작인 거고, 그게 아니라 나는 나고 '어떻게 하면 내가 이 본연의 내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야 나를 지킬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퍼스널 브랜딩이 궁금해서 오셨을 테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잘 아는지를 먼저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나를 사람들한테 가감 없이 드러낼 것인가는 그다음에 고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효진 Q.
오늘 신청해 주신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 주셨던 게 무과수 님의 시간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직장에서도 아마 주 40시간 이상 일을 하실 것 같고 나머지 시간들은 다른 일과 휴식으로 보내실 것 같은데,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아까 MBTI가 P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무과수.
요지는 무과수도 나와 같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인데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지가 궁금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말씀드렸듯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곧 제가 하고 싶은 일이고, 바깥에서 하는 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 그렇게 따지면 저는 하루 종일 다 저를 위해서 쓰고 있는 거예요. 만약에 회사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고 시켜서 하는 일이면 당연히 '회사 일'인 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시간 이외에만 쓸 수 있어 엄청 제한적이겠죠. 그런데 저의 관점에서 저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저를 위해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회사일도 내 일처럼 할 수가 있게 됐어요. 회사와 포지션. 또는 직무. 이런 것들은 저한테는 그냥 인덱스 같은 존재예요. 회사가 나를 대변하고, 온전히 표현해 주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저는 '오늘의 집'이 저를 완전히 대변하는 어떤 수식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수식어를 붙여서 쓰는 게 좋지 않아?'라고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평생 여기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오늘의 집'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평생 나의 수식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떼야 되는 거예요. 저희는 이것을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온전히 저로만 불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뗄 수 있는 경우에는 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려고 노력 하고 있고요. 그런 맥락에서 회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했을 때 중축이 나에게 있으면 덜 불행해요. 예를 들면 제가 '오늘의 집'을 왜 다니고 있냐라고 하면 저는 '오늘의 집'에서 하는 일들이 결국에는 제 삶에서 도움이 되고 좋은 경험이 되는 거라서 있거든요.
그러니까 회사의 길에 저를 끼워 맞추고 있는 게 아니라 제 인생의 축에 회사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회사 다니는 게 좋아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지금 중축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효진 Q.
회사와 개인의 일 모두 같은 맥락에 있더라도 다른 부분이 있잖아요. 일과 일 사이의 전환 같은 게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건 어떻게 하세요?
무과수.
그런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로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효진 Q.
오히려 하나의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갈 때 로딩 되는 것 없이 바로바로 하실 수 있는 타입이신 거네요?
무과수.
네 조금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규칙이 잘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 삶의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리추얼을 하고 있어요. 리추얼은 굉장히 규칙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내고, 갈무리하는 시간을 갖는 거라 확실히 일상의 균형감이 생기더라고요. 규칙 없이 살면 자유분방하고 다양한 일을 다채롭게 할 수 있는데 지속하기가 어려워요. 번아웃도 오구요. 그런데 규칙적인 무언가가 있어주면 확실히 잡아주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규칙을 좀 많이 찾고 싶어하고 있어요. 일에서의 로직보다는 청소 주기를 갖는 그런 식으로요.
효진 Q.
리추얼은 어떤 것을 하고 계시나요?
무과수.
밑미에서 '나를 위한 한 끼'를 주제로 하고 있어요. 미친 듯이 몰입해서 일을 열심히 하니까 몸이 고장나더라구요. 당연한 거였는데 그때는 제 몸을 돌보는 법도 몰랐고 누가 알려준 적도 없었죠. 또 타지 생활을 또 오래 하고, 자유분방하게 자라다 보니 저를 챙길 줄 몰랐고, 저를 알아봐 주지 못했어요. 이런 삶의 균형과 같은 이야기를 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거든요. 한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워커홀릭으로 일에 몰두하며 살다가 건강이 완전 무너지게 되면서 완전 멈춰서야 되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내 건강 내 안녕이 1순위, 0순위! 라고 아예 정립이 됐어요. '내가 중요하지'라고 해놓고 일을 하다 보면 순위를 내려버리곤 했는데 이제는 변동 없이 잘 가져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제 내가 나를 잘 챙기게 되다보니 사람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더라고요.
효진 Q.
많은 분들이 고민하시는 게 사이드 프로젝트와 같이 개인 활동을 한다면 회사와 조율해야 하는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에요. 회사 바깥에서 아무리 회사 안의 일과 맥락이 이어졌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좀 내부 동료들이나 회사에 더 안 좋게 보지 않을까 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어떻게 조율을 하시는 편이세요?
무과수.
이것도 회사마다 다를 것 같아요. 저의 경우를 생각해 봤을 때 지금 제가 이렇게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를 곱씹어 보면 저는 밖에서 쌓은 경험을 다 회사에 썼거든요. 예를 들면 오하우스 커뮤니티는 제가 감나무 집에 살 때 소수로 열었던 커뮤니티 경험으로 시작한 것이었어요. 콘텐츠 만들 때도 인터뷰 콘텐츠 경험과 인맥을 활용했죠. 생각해 보면 제가 다른 사업을 했거나 회사와 관련 없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일을 했다면 당연히 제재 받았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모든 활동이 동기화 돼 있으니까요. 회사 외 시간에 경험을 쌓고, 그것을 기반으로 회사 일을 하니까 안 좋을 게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효진 Q.
워낙 개인으로도 활동을 많이 하시다 보니 이제 독립해서 프리랜서로 일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그런 선택을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무과수.
'나는 회사를 끝까지 다닐 거야!'라던가 '내 사업을 하고 말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제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명확해요. 저는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이 아니고 제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닿고, 좋은 변화를 일으키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회사가 저보다 훨씬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회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주거 환경을 바꾸고 싶고,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얘기를 무과수보다 오늘 집이라는 회사에서 했을 때 훨씬 더 많은 사람들한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저는 정말로 재미가 우선인 사람이라 재미가 없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효진 Q.
무과수님이 생각하는 재미는 구체적으로 어떤 거예요. 일에서 느끼는 재미는?
무과수.
이 부분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굉장히 추상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모르겠어요. 저도 이거를 명확하게 이러면 재밌어! 이게 아니라서요. 그래서 최근에 생각한 게 '새롭다'예요. 운영 업무가 왜 맞지 않았던 이유는 반복적인 거잖아요. 저는 좀 성향상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일에서도 그걸 원하는 것 같아요. 좋은 걸 보면 따라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저거랑 다르게 할 수 있을지를 엄청 고민하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저에게 재미는 '새로운 것' 같아요.
효진 Q.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할 때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간이나 돈 혹은 파트너와 같은 나의 자원들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요. 무과수님은 아이디어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할 때 나의 자원을 어떻게 고민하고, 일을 선택하시나요?
무과수.
제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생각한 걸 빠르게 행동에 옮기는 건 맞아요.
저도 하고 싶은 게 수만 가지고, 그에 비하면 시간이 없어요.
직장인이기도 하니까 거기서 계속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선택의 기준은 '재미있는 것', '내가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이에요. 되게 간단하죠.
제가 계속 실패하고 있는 운동을 예로 들어볼게요. 운동을 아무리 해도 습관화되지 않고 안 하는 게 디폴트인 상태가 되어서 저만의 방법을 하나 생각했어요. 10분의 시간이 있다면 집에서 호흡하기, 20분이 있다면 동네 산책하기, 1시간이면 집 앞 헬스장 가기, 2시간이면 먼 곳에서 걷기. 내 몸의 에너지가 매일 다르잖아요. 그래서 다양한 선택지를 두기로 했어요. 매일 내 에너지가 달라지는데 우리는 항상 똑같은 에너지를 써야만 달성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려고 해요. 이것을 글로 생각하면 매일 안 쓰면 실패하게 되는 거예요. '꾸준히'라는 것도 여기서 이어져요. 일주일간 매일 써야만 꾸준히가 아니에요. 누군가에게는 3개월에 한 번이, 1년에 한 번이, 10년에 한번 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 것도 꾸준히라고 생각해요, 저는. 나에게는 꾸준히의 기준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개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돈을 벌어야 사이드 프로젝트인건지, 나 스스로 만족하는 활동이 사이드 프로젝트인건지. 외부의 개념에 따르면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닌데 휩쓸리게 되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뭐든 하고자 할 때 스스로 개념을 만들어가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효진 Q.
사이드 프로젝트의 정의를 각자 고민해 봐야 된다고 해주셨는데요. 보통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야기할 때 회사 안에서 못하는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수익을 창출한다는 의미도 있어요. 그래서 어떤 경우는 수입을 피드백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무과수님은 사이드 프로젝트, 또는 개인의 일에서 어떤 피드백이 제일 의미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무과수.
사실 제가 무언가를 하는 건 저를 위해서예요. 무과수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라는 뜻이 있지만 그것은 파생된 거고, 저는 저를 위해 했을 뿐인데 그것이 플러 넘쳐 누군가에게 닿게 된 거예요. 저는 저를 위해 했는데 그게 흘러넘쳐서 누군가에게 닿게 되고 그 사람이 삶이 변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감사하고. 그래서 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은 사람들의 삶이 바뀌는 걸 목격하는 그 순간인 것 같아요. 사실 오늘 이 자리도 비가 많이 와서 한 명만 와도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왔어요. 저는 항상 이런 마인드로 지내는 것 같아요. 이게 나에게 충분하면 되고, 충분히 흘러넘치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누군가는 수익을 목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해보지 않아서 거기에 대해서는 자세한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건 내가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면 그게 어떤 방식으로든 흘러넘칠 것이란 거예요.
아, 그리고 그게 1명일 수 있고 운 좋게 10명, 100명일 수 있어요. 저는 2013년부터 인스타그램을 했고, 2010년부터 블로그를 했어요. 12년째 SNS 활동을 하고 있고, 12년 만에 지금의 모습이 이뤄진 거잖아요. 어떤 일을 3개월 안에 이뤄야지, 1년 안에 이루지 못하면 실패야 이렇게 생각하면 실패가 잦아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절망으로 이어져 버리죠. 아까 말했듯이 언젠가. 변함없이 좋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언젠가 이뤄지는 것 같아요.
효진 Q.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협업이에요. 글을 쓰는 일도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특히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는 편집자나 디자이너, 마케터와 같은 분들과 협업하게 되고요. 놀랐던 게 아까 이야기가 잠깐 나왔던 사과나무 분양하는 프로젝트에요. 어떻게 농부와 협업할 수 있지? 이런 게 너무 신기했거든요. 무언가 하고 싶고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자 할 때 동료가 함께하면 좋겠다 싶을 때, 어떻게 동료를 찾으시나요?
무과수.
저는 사실 생각보다 공개적으로 '이런 거 할 건데 같이 하실래요?'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사과나무 프로젝트인 위그투도 마찬가지예요. 함께했던 부민님은 인터뷰하다 만났고, 농부님은 부민님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거예요. 원래는 작은 식물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었는데, 부민님이 농부를 만났고 그분에게 사과나무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와 어울리겠다고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로 이어졌어요. 이렇게 연결고리가 생길 때가 있어요. 갑자기 스파크가 튈 때 주저하냐, 그냥 해보냐 이 차이인 것 같아요. 이런저런 이유로 주저하게 되면 흐지부지될 텐데 그냥 해버리는 거죠. 원래는 10~15명 규모로 하기로 했다가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셔서 100명을 했고요. 이런 상황들에서 주저하지 않는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분도 꼭 그게 뭐든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 정말 별거 없고, 운도 좋았어요. 유일하게 한 것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을 계속 쫓았어요. 좋아하는 걸 그냥 한 것. 그것밖에 없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서 나왔어요.
효진 Q.
아까 일하다가 건강을 해친 적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후로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바뀌셨다구요. 나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일을 하고 있는 우리가 나를 잃지 않고, 나를 가장 중심에 두고 일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무과수.
이 부분은 저도 계속 알아가는 중이라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내가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나는 엄청 감성적인 사람인데 회사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라고 해요. 감성이 포인트인데 내가 논리적으로 사고하면 내 매력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럴 때 그것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가 나에게 그런 피드백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것보다 저는 제가 중요하거든요. 그럴 때 저는 회사에 제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내가 어디까지 나를 내어줄 수 있고, 어디는 넘어오면 안 되는지 그런 걸 알아야 여러 상황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잃지 않는 것 중에 저는 정신과 몸의 건강이 정말 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도 많이 아파봤고,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 많이 봤어요. 저는 이게 사회 문제라고도 생각해요. 아무튼 그래서 요즘 몸과 마음의 조화를 많이 생각하고, 명상도 하시고, 운동도 하시는데 결국 그 기반이 되는 내가 사는 공간, 그리고 일상을 잘 가꿔 나가는 방법을 많이 탐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스스로 주치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병원을 한번 방문하면 제 증상과 처방약을 모두 다 기록해놔요. 이런 것들로 저는 제 몸을 더 유기적으로 보게 됐어요. 나만이 나를 제일 잘 챙길 수 있고, 변화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잖아요.
질의응답
Q.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되게 거창하게 시작했는데 나중에 가면 시들시들해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끝까지 힘을 유지해서 끌고 가시는지 궁금합니다.
무과수.
'채소 교환일기'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해 보시면 아실 텐데 몇 번 안 했어요. 저도 뭔가를 그렇게 열심히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게 몇 안 돼요. 이럴 때 자신에게 질문 해보는거죠. 끝가지 끌고 나간다는 게 뭐지? 이게 나에게 무슨 의미지? 나는 성공한 프로젝트를 계속 하고싶은건가? 그럼 성공의 기준은 뭐지? 이렇게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힘 없이 끝나든, 너무 잘 되는, 저에게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유는 그냥 그것을 하는 게 재밌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미 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게 재밌어서. 그 끝은 내 마음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너무 재밌으면 끝까지 열심히 하는 거고. 그런데 그 마음이 사라질 수도 있죠. 하다 보니, 해보니. 결국 해봐야 아는 건데. 해보니 내 생각보다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으면 그만 두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해요. 혼자 하는 거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잖아요. 같이 하는 프로젝트라면 당연히 책임감의 문제기 때문에 끝까지 결국 완주를 해야 되는 건 있지만. 그래서 같이 하는 것보다 개인으로 하는 게 많아요. 언제든 그만 둘 수 있으니까.
Q. 지금 식품 업계에서 일 하고 있고요. 업무와 취미로 연관된 영역을 만들어가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저도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식품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식품을 기반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만드는 꿈이 생겼거든요. 그런데 커뮤니티라는게 저랑 엄마랑 얘기한다고 커뮤니티인건 아니잖아요. 뭔가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모이고, 활성화되면 그걸 커뮤니티라고하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어떤 것 부터 시도하면 좋으리 여쭤보고 싶습니다.
무과수.
왜 엄마랑 둘이 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커뮤니티도 각자 정의하는 게 달라요. 사람이 많아야 의미 있고, 좋은 커뮤니티 라고 하지만 사실 소수도 좋은 커뮤니티 많구요. 4명도 커뮤니티예요. 그러니까 그 인원수에 대해 본인이 기준을 정하는 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내가 100명이 모이는 게 좋은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면 그 100명을 달성하기 위한 고민을 하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100명이 모이지 않겠죠. 그러면 소수부터 시작해 보는 거예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하고 싶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구요.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이걸 매력적이고 느끼고 하고 싶어라고 할까 생각하게 되겠죠. 처음부터 다 성공하면 그런 고민 안 하고 모든 게 쉽겠죠. 근데 그렇지 않으니까 실패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는 거잖아요. 식품 회사 다닌다고 하셨잖아요. 동료들을 모아서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그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sns에 올려보세요. 혹은 친구를 어떻게든 억지로 꼬셔서 한번 해보세요. 그런 것들을 통해서 좋은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사람들은 분명 오는 것 같아요.
Q. 저도 회사에서 콘텐츠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사이드 프로젝트로도 유사한 것을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회사에서 하는 건 성과가 따라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먹히는 콘텐츠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쪽으로 좀 신경을 많이 쓰게 되고, 사이트 프로젝트는 좀 더 자유도가 높아지긴 하거든요. 무과수님도 업무적으로 하는 것과 사이트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뭔가 다른 부분이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업무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무과수.
나는 이거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지만, 그 이상을 바라는 회사를 만족 시켰을때 나쁠 건 없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일하는 것 같아요. 나는 여기에 만족하는데 회사 기준을 더 충족시키는 걸 노력한다고 해서 나한테 안 좋을 게 없고 내 프로젝트가 더 잘 되는 거니까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여기까지가 좋은데 회사는 왜 여기까지 하라고 하지? 가 아니라 그렇게 하면 나야 좋지! 내 프로젝트가 이렇게 잘 되는 건데! 그래서 같이 그걸 노력한다고 생각하면 좀 생각이 바뀌는 것 같아요.
Q. 나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셨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서 계속 고민하고, 나에게 질문하는 이야기들. 저도 너무 공감하면서 들었는데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많으시고 영향력도 있으신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에서 어떤 균형을 유지하는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부정적으로 흘러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무과수.
아까 말했듯이 저는 누군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고 저는 저를 위해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고민은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영향력에 대해서 인지는 조금씩 하게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요즘은 그런 균형과 괴리에 대해 고민한다기보다는 어쨌든 내가 우연히 어떻게 이렇게 얻게 되는 걸 너무 못 쓰고 있지 않나에 대한 거예요. 더 좋게 쓸 수 있는데 내가 안 쓰고 있나 이런 고민을 좀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부 같은 거도 단순히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더 좋은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거요.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일단 저도 질문하다 보면 머리 아파요. 저는 깊게 파고들다가 조금 우울해지면 그냥 걸었어요. 생각을 하는 건 좋은데 어느 지점에서 커트를 해줘야 될 때가 있거든요. 그 방법을 모르니까 허우적거리게 되는 건데 저는 조금씩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다 알았다고 하기엔 좀 조금 그렇지만, 주로 밖에 나가서 산책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전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어떤 순간들을 많이 알고, 잘 저장해두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Q. 인스타그램을 보면 항상 아이디어가 넘치고 콘텐츠도 너무 색다르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고 어떻게 활용할 수가 있는지 궁금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무과수.
저는 모든 게 다 저에게 영감에요. 어떤 특정 콘텐츠를 봐서라든가, 특정 공간에 가서라기보다는 여태까지의 모든 경험들이 축적돼서 하나로 합쳐지거나 재조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경험을 일단 많이 해야 재조합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양하게 경험하는 게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경험하면 결국 조합해 봤자 그쪽이고.
우리가 일기 쓰는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면 학교 다닐 때 매일 평가를 받아야 해서 솔직하게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초등학교 이후에는 일기를 안 써도 된다고 좋아하는 사람과, 이제 일기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뉘잖아요. 저는 이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학교의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것 같고, 힘이 없으니 학교를 세워야 할 것 같고. 내가 당장 학교를 지을 수 없으니 클래스를 열어볼까? 이렇게 가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생각이 뻗혀 나가요. 이렇게 하다가 갑자기 재밌는 아이템이 나타나고. 이거 이렇게 붙일 수 있겠는데? 하면서 프로젝트가 나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게 어떤 한 책을 봐서가 아니라 정말 많은 경험을 믹스하는 거예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최종 목표라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어떻게 다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고요. 제일 많이 말하고 다닌 것은 '무과수의 집'을 짓고 싶고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였던 것 같아요. 그 이외에는 제가 계속 경험을 하다 보면 또 좋은 생각들이 나올 거라 최종을 정해놓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일단 근시안 내에서는 그 정도 꿈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 고민도 집을 짓는다 했지만 또 그게 꼭 집이 아닐 수도 있구요. 저도 제가 어떻게 살지 잘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냥 뭐랄까 이 삶을 잘 누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걱정 좀 내려두시고... 걱정 많이 했잖아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제는 걱정 좀 내려놓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거 하나하나씩. 성공 안 해도 되잖아요.
저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