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일-오롤리데이 박신후, 진저티프로젝트 김고운
일과 커리어의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토크 콘서트 「오늘의 일」의 4~7월 상반기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연사님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다시 살펴보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티스트 이랑님은 ‘한 달의 시간을 보면 친구보다 일 관련된 사람과 연락하는 시간이 더 많죠’,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함께하는 동료나 관계자들이 저에게 중요한 사람입니다.'라고 이야기해 주셨고요.
마이 오렌지의 찐쩐님은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잠자는 시간 빼고 매일 봐야 하는 사람들과 목표를 위해 함께
힘을 쏟는 방식으로 일할 때가 재밌어요.'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프리랜서도, 조직에 속해있는 사람도 모두
함께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하반기 토크 콘서트의 시작은 ‘함께 일하는 사람’을
살피는 조직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복을 파는 브랜드’라는 이름에 맞게 구성원의 행복도 중요시 여기는 ‘오롤리데이’와
조직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돕는 컨설팅 조직 ‘진저티프로젝트’.
두 조직의 성장 이야기를 함께 만나봅니다.
아래는, 현장에서 나눴던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고운.
저는 진저티 프로젝트의 김고운이라고 하고요. 진저티 프로젝트는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돕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컨설팅 회사이기도 하고요. 리더십과 관련된 책을 만들고 출판하는 출판사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오롤리데이의 롤리님, 박신후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게 됐는데요.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롤리님과 오롤리데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롤리(박신후).
저희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문구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그렇게 설명되면 많이 섭섭하거든요. 그만큼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행복을 전파하고 있는 브랜드고요. 올해 4월에 책을 출간하며 제목을 짓다 보니 '이거다!' 하는 문장을 찾았어요. '행복을 파는 브랜드'가 오롤리데이를 설명하는 문장이구요. 오롤리데이를 잘 모르신다면 추상적인 문장일 수 있으나, 오롤리데이를 아는 분들이라면 아마다 동의하는 문장일 것 같아요. 저는 거기서 팀을 리딩하고 있는 롤리라고 합니다.
고운.
오늘 롤리님과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어요. 저도 팬의 입장으로 어떻게 이렇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처음'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떤 마음으로, 언제 '오롤리데이'를 만들게 되셨나요?
롤리.
저는 디자이너고요. 디자인 전공을 했어요. 처음에는 저도 다른 취준생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이름있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몇몇 회사에는 면접까지 갔었는데 항상 문턱에서 좌절을 한 거예요. 그러던 중 선배의 추천으로 작은 잡지 디자인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일이 저랑 너무 안 맞더라고요. 편집 디자인 회사였거든요. 잡지는 매달 발간이 되잖아요. 그래서 매달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제 창의적인 능력이나 아이디어가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가 답답했고 조직문화도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래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던 중 지금은 남편이 된 죠스가 운영하는 브랜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회사 일보다 그 브랜드에서 할 수 있을 법한 아이디어가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그 브랜드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퇴사를 하고 함께 하게 됐어요. 당시에 남편이 월급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는 상태라고 이야기했지만 저는 돈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고 재밌는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그렇게 같이 했던 브랜드가 'DAN'이고요. 'Different And New'가 약자였는데 말 그대로 새롭고 다른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몇 년간 연구를 해야 했고, 테스트하면서 변동이 생기고, 잘 된다 싶으면 중국에서 저렴한 금액에 판매해버리는 일이 자꾸 벌어지니까 너무 힘들고 슬럼프가 왔어요. 그때 새로운 제품이 꼭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으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쉽게 가보자고 시작했던 게 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으로 에코백을 판매하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의 오롤리데이에요. 그때는 딱 하나였어요. 내가 재밌는 걸 하자! 어찌 됐건 사업을 한 번 시작하면 지속해야 잘 되는 거잖아요.
어떻게 하면 지속 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했고
거기서 나온 답이 '내가 행복한 것', '내가 재밌는 것' 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가 언제 행복했는지 생각해 보니 누군가를 도와줬는데 그 사람이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됐거나, 고민이 해결됐을 때 차원이 다른 행복감을 느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오롤리데이였습니다.
고운.
행복한 마음으로 재밌는 일을 좀 가볍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된 일이 지금은 어떤 규모로 몇 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하고 있게 됐나요?
롤리.
지금은 26명이랑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고요. 수백 가지의 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넘어서 콘텐츠 제작도 같이 하고 있어요. 해피어마트라고 저희 공간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NFT 사업을 시작하며 커가고 있습니다.
고운.
저희 '진저티 프로젝트'도 8년이 됐고, 경력 보유 여성 3분이서 스터디를 해보자라고 시작한 회사예요. 그래서 당시 프레이즈가 '언제든 망해도 되는 회사'였어요. 구성원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며 지금은 그 프레이즈를 버리게 됐지만요. '진저티 프로젝트'의 조금 특별한 점은 구성원이 9명인데 공동대표 체제라는 점이에요. 20%가 대표를 하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회사입니다.
롤리님처럼 제 서사를 조금 이야기해 보자면 저는 기부 플랫폼 네이버 해피빈에서 비영리 기관들의 성장을 돕는 일을 담당했었어요. 저는 아직 대표 새내기인데요. 작년에 저희 전 대표님께서 대표를 할 건지 퇴사를 할 건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어쩌면 퇴사를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저희 조직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퇴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ENFP인 롤리님과 다르게 저는 누가 나서라고 하지 않으면 절대 나서지 않는 INTP예요. 그런 제가 현재 이런 상태를 지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리더십의 서사는 언제 어디서 시작될지 모른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오늘 토크 콘서트 주제인 '함께 성장하는 일'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제가 롤리님의 책을 읽고 남긴 한 줄 평은 '너무 재밌다!'예요. 제가 성장과 서사 덕후예요. 그러다 보니 책에 등장하는 직원들의 성장 서사, 브랜드의 성장 서사, 롤리님의 성장 서사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재밌다고 느껴졌거든요. 롤리님께도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신 것 같은데 밸런스를 위해 조직 안에서 실험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으신가요?
롤리.
실험은 계속하고 있어요. 저희는 재밌게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계속 새로운 것을 해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동아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실 이름만 동아리지 팀원들이 '이런 거 하자!'라고 만든 모임이 400개는 되는 것 같아요. 등산, 댄스, 릴스 동아리 등이 있고요. 요즘 저는 영어 동아리를 함께 하고 있는데 한주에 단어 시험을 200개씩 봐요. 복지 제도로는 작년에 생긴 건데 1년에 50만 원씩 성장 지원금을 드리고 있어요. 연봉과는 별개로 성장을 위한 지원금이라고 했더니 많이 좋아하셨고, 정말 각자에게 필요한 성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구한 다음에 사용하시더라고요. 리프래시 하기 위해 가족과 여행을 다녀온 분도 있고요. 온라인 클래스로 모션 그래픽을 배우는 분도 있고, 심리 상담을 받는 분도 있어요. 두세 달 전부터는 탄력 근무 제도를 시작했어요. 사실 잘 운영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너무 만족스러워요. 팀원들도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각자에게 맞는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있어요. 물론 12시부터 17시까지는 모두 있어야 하는 코어 시간도 있고, 회의가 있다면 사전에 조율해야 하는 것들도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각자의 시간에 더 책임감을 갖고 만족하며 일하고 있어요. 그것 외에는 지금은 잘 못하고 있지만 명절에 상여금과 함께 팀원들 각자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드렸어요. 팀원의 부모님께 상품권과 함께 편지도 드렸고요. 팀원이 8명일 때까지는 하고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요. 그런 소소한 것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들로 관계성을 잘 쌓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운.
일을 하다 보면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것도 정말 중요하잖아요. 오롤리데이는 정말 팀워크가 좋아 보여요. 그런 팀워크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롤리.
일단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잘 채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을 볼 때 '결'을 정말 많이 봐요. '결'은 표현하기가 어려운데요. 평상시 삶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시너지를 내기 힘들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번째가 채용이고요. 그다음은 오롤리데이의 코어 밸류가 총 4가지인데요. 성장하자, 솔직하자, 협력하자, 행복하자이고 세부 행동 강령은 정말 많아요. 그중 성장을 이야기할 때 저희는 '자아 성장'을 이야기해요. 능력 성장뿐 아니라 내면의 자아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연구해야 한다고 하고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무조건 성장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저는 피드백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리더의 자리에 있다 보니 피드백 해야 할 때가 있어요. 누군가 저에게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감정을 빼라고 이야기해요. 누군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 사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되는데, 거기서 감정이 섞인다면 제스처나 한숨 같은 것들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서로 기분이 상해요. 최대한 감정을 섞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피드백을 하는 공간을 나오면 다시 어깨동무를 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들을 해요. 명확하게 일에 대한 피드백이지 인간적으로 좋고 싫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란 걸 표현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관계를 만들어 팀워크를 좋게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운.
진짜 행복이라는 걸 얘기할 때 관계 맺기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 같아서 큰 공감이 됐어요. 혹시 신규 인력들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오롤리데이만의 온보딩 프로그램도 있을까요?
롤리.
오롤리데이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에 있는 회사예요. 온보딩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도 제 미션 중 하나예요. 현재는 온보딩 할 때 저희의 코어 밸류가 정리되어 있는 보드를 하나하나 설명해 드리고 있는데요. 각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고, 본인 것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무언가 하지 말라는 말을 안 해요. 하지 말라는 건 없어요. 대신 에티켓 보드 같은 건 있어요. 이럴 때 이렇게 하시면 좋다 이런 것들 있잖아요. 작은 예로 저희는 청소를 따로 맡기지 않고 직접 하거든요. 그럴 때 분리수거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 써놔요. 그런 행동들로 다들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는 것 같아요.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유머러스하게요. 회사가 조금씩 커지면서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더 커지면 지금의 분위기가 안 나올 거라고요. '그거 한 40명까지야'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옛날이나 26명이 있는 지금이나 똑같거든요. 그래서 지금 모습으로 잘 키워보려고요.
고운.
말씀해 주신 것처럼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서로 훈련될 수 있는 과정들이 체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코어 밸류를 말씀하실 때 자아성장을 이야기하셨는데 양적이고 질적인 성장들도 있지만 내면의 성숙도 굉장히 중요 한 부분이잖아요.
롤리님도 속도감 있게 회사를 운영하시며 내면의 성숙을 위한 번아웃의 과정들도 겪으셨죠?
롤리.
저는 번아웃을 1년에 한 번씩 겪는 사람이에요.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번아웃은 계속 함께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어요. 그리고 계속 번아웃이 오니까 오히려 그것을 빠르게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 번아웃이 왔을 때는 그게 번아웃 인지도 몰랐어요. 사업 2년 차쯤이었는데 몸이 정말 많이 아팠어요. 대학병원을 다니고 많은 검사를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는 거예요. 그때 일을 내려놓으니 한 달 만에 싹 낫더라고요. 번아웃이라는 말이 대중화되어 있던 때도 아니다 보니까 그냥 '나 힘들구나' 생각했고 그 상태를 벗어나는 데 6~7개월 걸렸던 것 같아요. 그다음 번아웃이 왔을 때는 3~4개월 걸렸고요. 작년에 번아웃이 왔을 때는 바로 알아차리고 한 달 만에 벗어났어요. 번아웃은 나의 케파를 벗어나서 뭔가가 많이 쌓여있을 때 오더라고요. 그래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려놓거나 포기해야 하더라고요.
작년에 번아웃이 왔을 때 제가 극복하기 위해 했던 방법은 일단 휴대폰 메모장을 켜놓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다 적어내려갔어요. 단어나 문장 상관없이요. 그렇게 하고서 보니까 제가 우선순위 흐름에 따라 적었더라고요. 그때 저는 오롤리데이와 밑미를 함께 하고 있었어요. 밑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년간 함께 했어요. 오롤리데이와 밑미 둘 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보니 1년간 제가 하루도 쉬지 못했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곳에도 100% 힘을 쏟지 못하는 게 너무 만족스럽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그때 번아웃이 왔더라고요. 의식의 흐름대로 쓴 메모장의 첫 번째가 '나'였어요. 힘들다고. 나는 아웃풋을 내야 되는 사람인데 인풋 들어갈 시간이 없고, 쉴 수도 없다는 이야기였고 두 번째가 남편이었어요. 미안하다고요. 제가 힘들어하니까 산책 가자, 바람 쐬러 가자고 했는데 맨날 바쁘다고 거절했거든요. 세 번째가 오롤리데이였어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 오롤리데이의 팀원들. 이곳에 100% 힘을 쏟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미안하고 괴로웠어요. 그리고 네 번째가 밑미였어요. 밑미에게도 미안한 것들이 막 적혀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딱 보이는 거예요. 지금 하는 것들이 욕심이라고요. 그때 밑미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밑미 팀원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제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책임은 내려 놔야 할 것 같다고요. 하지만 지켜보며 함께하겠다고요. 지금도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아무튼 이렇게 하니 바로 해결이 되더라고요.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자. 제 나름 노하우가 생긴 거예요. 올해도 역시나 번아웃이 왔지만 기억도 잘 안 날 정도로 스치듯 빨리 지나갔어요. 저는 앞으로 이 패턴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번아웃을 경험하고 나면 항상 성장해있어요. 저의 생각이나 모든 게 다 열려 있어요.
그래서 저는 '나를 궁지로 몰고 거기서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고운.
아마 여기 오신 분들 중에서 번아웃이 좀 오고 있는 것 같아 내지는 올 것 같아 이미 왔어 이런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질문을 드렸는데 굉장히 꿀팁과 함께 생각의 흐름대로 적어봤는데 그게 곧 우선순위 거라라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좀 꿀팁 같았어요.
롤리.
되게 별거 아닌데 되게 쉬운 방법이었어요. 사실 내 몸이 가장 안전하고 건강해야 가족을 보고, 밖에서 일도 하는 건데 저는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무너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저를 돌보는 시간을 만드니 바로 차오르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저는 모든 것의 중심을 나로하고,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건강해질 수 없다. 관계나 일, 가족 모두.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고운.
저도 사실은 번아웃을 경험했을 때 저는 확실히 그 전조 증상들이 이런 게 있더라고요. 가족들한테 엄청 못되게 굴고, 또 엄청 후회해요. 그때를 돌아보면 내가 가족들을 위해 다정할 에너지를 남겨두지 않았구나, 그런 체력이 없었구나, 그걸 생각하면 어떤 전조들이 있을 때 더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대표 쪼랩이기 때문에 저는 사실 저희 신입사원 못지않게 저도 좀 성장 서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에는 리더십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진저티 프로젝트는 제가 어쩌다 대표가 된 것처럼 'N개의 리더십'을 강조를 하고 있고요. 이 리더십이 순환되는 구조예요. 제가 대표를 하다가 내려놓고 이사가 될 수도 있고 다시 팀장이 될 수도 있고 또 극단적인 경우는 인턴도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하거든요. 저희는 실험하는 조직이고 또 이런 체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실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저처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또는 어떤 역량 때문에, 역량을 인정을 받아서 리더의 자리에 가게 되는 경우들도 분명히 있으실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조직 안에서 리더십 성장을 시키기 위한 롤리 님만의 훈련 방법이 있을까요?
롤리.
저는 팀원들에게 항상 얘기하는 게 언젠가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사람마다 다 리더가 될 필요는 없죠. 사람마다 각자의 역량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리더를 할 때 더 역량이 잘 발휘되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를 서포트할 때 훨씬 역량이 잘 발휘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 해요.
근데 사실 나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리더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을 그렇게 바라보라고 하거든요.
내가 내 일에서도 서포터면 성장하는 데 엄청 제한이 걸린다고요. 내가 맡은 업무에서는 내가 리더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선택, 그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A가 아닌 A+ 혹은 차라리 더 나은 plan B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거든요. 팀마다 리드가 있기는 하지만 저는 항상 그 점을 강조하는 것 같아요. 내가 생각했을 때 이게 스스로 설득이 되는지, 내가 정말 이 일에 책임을 갖고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군가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설득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런 점을 지향하는 것을 아니까 저희 팀원들도 모두 주체적으로 일하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주체적으로 뭘 할 때라고 생각 하거든요. 예를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불을 개는 게 내가 스스로 했을 때 굉장히 뿌듯하고 성취감이 느껴지지만 누군가 시켜서 하는 거면 싫어지잖아요. 모든 행동이 주체적일 때가 가장 큰 성취감과 행복감이 느껴진다고 생각 해요. 그래서 일을 할 때도 내가 이걸 얼마나 주도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하는지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고운님이 N개의 리더십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공감하고, 그런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운.
리더십을 많이 연구하셨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거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롤리.
'리더 반성문'이라는 책이 있어요. 제가 반성이 필요한 시기에 서점의 경영, 리더십 코너에서 많은 책을 봤는데요. 이 책이 쉬운 문체로 쓰여있었고요. 저는 많이 두들겨 맞았어요. 정말 기본적인 건데 놓치고 있었구나 싶은 것들을 많이 알게 돼서 '리더 반성문'을 항상 추천해왔어요. 반성을 하고 나서 본 책 중에 가장 염감이 많이 됐던 것은 'OKR'이라는 책이에요. 저희도 OKR을 도입했고요. 이건 방법적인 것에서 많이 도움이 됐고,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넷플릭스 - 규칙 없음'도 저에게 큰 울림을 줬어요. 그런데 이런 책을 볼 때 주의하셔야 할 점은 넷플릭스는 미국에 있는 회사고, 한국의 문화와 다르다는 거예요. 물론 규모도 다르고요. 그래서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건 적용하고, 아닌 건 분리하는 부분이 필요해요. 어떤 책을 볼 때 선택적으로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 중요해요. 그래서 리더로 반성이 필요하다면 '리더 반성문'을 먼저 읽으셨으면 좋겠고, 조직의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드신다면 '규칙 없음'을 추천드립니다.
고운.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롤리님은 많이 고민하시고 정말 섬세하게 관찰하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요즘 더 노력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롤리.
제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추진력이 빠르고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성향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뛰어든 후의 후폭풍이 예전과 달라요. 왜냐면 오롤리데이의 26명이 함께 움직여야 하고, 실패의 경험도 함께 나눠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제가 놓치고 있었던 시스템화하는 것들. 아까 이야기 나눴던 온보딩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정리하고 싶어요. 그리고 재무관리를 무척 어려워하는 스타일이라 저희 회사에 맞는 CFO를 찾고 있어요. 아직은 제가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이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또 제가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해서 지금의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회사 규모나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우리와 결이 맞는 분들을 모셔오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요즘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운.
롤리님의 매력이 오롤리데이의 정체성에 많이 반영이 되어 있고, 또 그 매력에 빠져서 오시는 분들도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조직 차원에서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으시지만, 오롤리데이를 떠나서 개인적으로도 하시고 싶은 게 있으신지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어요.
롤리.
개인적인 고민을 안 하게 되는게 사장의 삶이 아닐까 싶어요. 뭔가 내 어떤 것들을 깊숙이 고민하지 못한 지 꽤 된 것 같고요. 큰 숙제는 어떻게 하면 잘 쉴까에 대한 고민이거든요. 저는 앞으로도 더 바쁠 것 같고요. 지금도 너무 바빠요. 그러다 보니까 일부러 쉬는 시간을 내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항상 컴퓨터 앞에서 뭔가를 더 해야 될 것 같아요. 약간 일 중독자 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일에서 벗어나는 것과 쉴 때 제대로 쉬는 것을 요즘 많이 연구를 하고 있어요. 어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아서 지금 현재 삶에서 쉴 수 있을 때 최선의 쉼을 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저희 소셜미디어에도 올렸는데 최근에 스마트폰 덜 보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한 3주 정도 됐거든요. 제가 3주 전에 스크린 타임을 봤는데 7시간이 찍혀 있는 거예요. 물론 업무적인 연락을 많이 하지만 정말 알 수 없는 이유로 찍혀 있는 시간들이 어이가 없는 거예요. 맨날 바쁘다, 시간 없다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깨어 있는 시간 중에 7시간을 휴대폰을 봤다는 게요. 어느 뇌과학자가 말하기를 아침에 일어나서 첫 번째로 하는 행동이 하루 종일 나의 뇌에 주문을 건대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첫 번째 행동이 스마트폰을 보는 거래요. 저 역시 스마트폰으로 그냥 쌓여 있는 알람, 날씨, 뉴스를 보고 바로 답장할 수 없는 메일을 굳이 읽어요. 그리고 카카오톡을 하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피드에 따는 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고요. 그 과학자는 일어나서 딱 한 시간 동안만 휴대폰을 보지 말고 나의 뇌를 깨우는 행동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명상을 해요. 다른 생각 안 하고 눈 감고 앉아 있는 건데 너무 어렵잖아요. 너무 어려운데 최대한 노력하면서 하는 거죠. 근데 하다 보면 늘어요. 이걸 안하면 하루 종일 제가 뇌가 쉬는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돌아갈 때도 휴대폰을 보지 않고 남편이랑 같이 차에서 대화를 나눠요. 그런 식으로 했더니 첫날에 바로 7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어요. 다음 날 2시간 30분으로 줄었고, 그다음 날 1시간 40분으로 줄었어요. 사실 그게 되는 날도 있고 잘 안 되는 날도 있거든요. 언제 안 되냐면 몸이 피곤하거나 마음이 힘든 날 자꾸 핸드폰을 보게 되더라고요. 약간 이쪽으로 도피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건강한 것은 계속 건강한 걸 부르고, 나쁜 건 계속 나쁜 걸 부른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어차피 24시간이라는 것이 변함이 없으니까 그 안에서 어떻게하면 잘 자고, 잘 쉬는지 생각하고 있어요.
질의응답
Q.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팀원을 리쿠르팅 하다 보니까 롤리님처럼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힌 것 같아요. 같은 결의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특별히 하는 질문 같은 게 있으신가요?
롤리.
저는 자신에 대해 얼마나 탐구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요. 평상시 그리고 업무를 할 때의 장단점, 역량에서의 강점과 약점. 가치관이 무엇인지 그런 가치관을 왜 세우가 됐는지. 평상시에 자신을 되돌아봤어야지 답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질문을 많이 하고 두 번째는 조직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요. 오롤리데에 왜 오고 싶은지, 오롤리데이에 왔을 때 1년 후 어떤 모습일 것 같은지, 오롤리데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 조직과 자신에 대한 탐구가 얼마나 돼 있느냐를 많이 질문하는 편이에요. 그걸로 결을 보는 것 같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봤었는데, 취향이 중요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렇게 서류를 보고 두 번째 화상 면접을 봐요. 화상으로 하면 조금 가벼울 수 있는데 저희는 그때 깊은 질문을 많이 해요. 그리고 세 번째로 대면 면접을 봐요. 저희는 이런 프로세스로 채용을 하고요. 질문이 정말 중요해요. 약간 소개팅을 한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요.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질문을 만들어보시면 조금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Q. 행복한 것이 중요하지만 사업이기 때문에 매출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행복과 매출. 두 가지를 가져가는 것이 쉬은 게 아닌데 어떻게 풀어나가시는지 궁금해요.
롤리.
행복하게 사업 하는 것과 매출에 대한 연관성을 말씀하셨는데요. 행복하게 하다가도 매출이 안 나오면 당연히 마음이 아픕니다. 두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한 캠페인의 반응이 미지근하다거나, 신제품이 나왔는데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 당연히 기운 빠지고 힘들어요. 그런데 사업이 그런 것 같아요. 뜻밖에 잘 되는 경우도 있고,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는데 그런 것에 초연 해져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너무 일희일비 하면 지속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매출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아요. 내가 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결과는 오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매출 목표를 잡아본 적이 없었는데 재작년부터 잡기 시작했거든요. 팀이 커지다 보니 매출 목표가 없이는 안 되겠다 싶어서 목표를 잡았어요. 목표를 잡아 놓으면 어떻게든 그 금액이 되어있는 거예요. 3년째 그렇게 됐어요. 올해도 그렇게 되고 있고요. 그래서 목표를 나노 단위로 쪼개기보다는 한 달이나, 1년으로 굵직하게 잡아 놓고 미달이면 어떻게 끌어올릴지 노력해 보는 방식도 좋을 것 같아요.
Q. 롤리 님처럼 저도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고 이것도 찔러보고 저것도 찔러보고 있어요. 그런데 항상 하는 것이 중간은 되는 것 같은데 그 이상으로 가지 못해서 뚜렷하게 성과가 나는 경우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이걸 또 놔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이런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롤리.
저도 비슷한 성향이고 뭔가 끝 내는 것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제 성향이 시작에 에너지를 거의 다 쓰다 보니까, 그래서 저는 팀이 중요했고 제가 못하는 것들을 채워줄 사람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저는 팀 빌딩을 할 때 무조건 없는 것부터 채우는 전략을 세웠거든요. 첫 직원 채용할 때 저는 제가 가장 하기 힘든 일 파트부터 채우기 시작했어요. 혼자 하면 팀 빌딩은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약간 하나의 줄기에서 챌린지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하나를 끈질기게 할 수 있는 성향이 아닌데도 오롤리데이라는 브랜드를 10년 동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롤리데이에는 맥락이 있어요. '행복'에 대한 맥락이 있는데 제가 퍼트리는 사업에는 맥락이 없어요. 예를 들어 제조업 하다가 갑자기 콘텐츠 만들고 또 NFT를 하고. 오롤리데이의 근간을 모르고 저희가 하는 행동만 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중간에는 행복이라는 맥락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사람들이 억지스럽다고 느끼지 않고, 지지해 주시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가고자 하는 맥락 기둥을 만들고 거기서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드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 개를 하고 싶은 사람한테 하나만 하라고 하면 병나거든요. 내가 왜 해야 되는지 생각하고, 그 '왜'에 대한 답이 항상 같다면 내가 여러가지를 하는데도 충분히 근거를 만들 수 있어요. 그래도 자신의 그런 점이 콤플랙스라는 생각이 든다면 하나를 끝까지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제 오롤리데에는 벗어날 수 없거든요. 근데 생각해 보면 10년 동안 한 번도 재미없었던 적은 없어요. 그 이유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