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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공간 Oct 17. 2019

원점에 서다 Back to the basics

공부하는 요리사 ch 1. 독서

 





어느 샐러리맨은 매달 꼬박꼬박 저금하여 꿈에서도 바랬던 차를 샀다. 그는 매일 교통상황을 고려하여 몇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고 출근 할 수 있는지 치밀하게 계획을 짠 후 출발하였다. 그런데 언제나 그는 지각이었다. 회사 근처에 주차할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는 꼭두새벽에 차를 몰고 회사에 출근했다. 역시나 제일 좋은 자리에 주차 할 수 있었으나 출근시간이 되려면 두어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그는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가서 아침을 먹은 후, 지하철로 출근했다.


너무나도 어리석어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주차를 위해 지하철을 타다니! 도대체 왜 차를 샀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이게 그냥 우스갯소리일까?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무심히 일상에서 벌이는 이러한 실수를 문득 깨닫게 된다! 바로 사토료의 '원점에 서다'가 그 책이다.






출간된지 10년도 더 된 책이지만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목들이 많다. 출간 당시에는 삼성에서 세 번이나 사내출간을 하고 사원들에게 필독서로 권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지인에 버거스테이를 운영하며 꼭 읽어보면 좋겠다고 추천을 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끊임없이 목적을 잊은 습관적 행동에 대해 상기시킨다. 앞서 말한 샐러리맨은 과도한 사례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문제의 본질을 어떤 식으로 파악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해 생기는 많은 낭비가 일어난다. 업무의 신속한 공유와 진행이라는 목적을 잊은 문서관리를 문서 폼을 맞추고 결제 단계를 거치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매 시간 정확히 실시하는 건물경비는 오히려 도둑에게 관리가 비는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꼴이 된다. 혹시 나도 동일한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목표의 확인 뿐 아니라 문제의 진단의 측면에서도 Back to the basics 정신은 필요하다.


히로시마에서 5톤 트럭이 원목을 가득 싣고 가다가 커브길에서 로프가 끊어지면서 싣고 있던 원목이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하필 길을 가던 어린 학생 3명을 덮쳐 한명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두명은 중상을 입었다. 5톤 트럭에 10톤의 원목을 실어 5톤의 과적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모두가 운전기사에게 과실을 묻고 있을 때 필자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물론 운전기사의 과실임은 틀림없지만 진정한 원인은 그 트럭을 생산, 출고한 자동차회사 경영자의 의식에 있지 않을까? 엘리베이터처럼 무게가초과했을시 문이 닫히지 않고 경고음이 울리는 시스템이 트럭에 장착 되어있었더라면 아마 운전기사는 출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트럭생산 시장이 심해지며 5톤트럭에 10톤의 짐을 적재할 수 있도록 생산되어 나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오래된 책이라서 그렇겠지만 저자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책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사토료는 일본 최고의 경영 컨설팅 사인 JEMCO의 창립자로서 오일쇼크 당시 획기적인 원가 절감프로그램을 창안해 숱한 기업들을 위기에서 탈출 시킨 바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사토료나 JEMCO에 대해 검색해보면 2010년 이전 자료들만 나온다. 그래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문제제기와 목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나는 목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설정하고 있었을까? 버거스테이는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다 보니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나 음식점의 본질인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목적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 운영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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