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이외에 모두가 변했을 때

소공녀

by river just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생활을 유지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다

1년 내내 쉴 새 없이 변하는 계절 때문에 옷을 사야 하고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선 삼시 세 끼는 아니더라도 하루에 두 끼 정도는 먹어야 하며 비나 차가운 바람을 막아줄 집도 필요하다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의식주가 기본으로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인간이 어떻게 딱 의식주만 가지고 살아갈 수 있으랴 때로는 삶의 무게를 잊기 위해 술도 한잔 해야 하고 사랑을 위해 데이트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며 살아야 삶의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유지하면서 살기엔 의식주 비용은 날로만 높아져만 간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유머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어느새 담배값은 오르고 덩달아 방세도 같이 올라가 버린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외한 나머지를 포기하고 사는 세대가 지금의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다.


영화 소공녀에서 배우 이솜이 연기한 미소는 하루 한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캐릭터이다 풍족하진 않지만 나름의 기준으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으나 오르는 담배값, 집세에 못 이겨 N포 세대가 늘 그렇듯 포기의 순간을 맞게 된다 다만 미소가 생각하는 불필요함의 기준은 유니크하여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위스키, 담배, 남자친구 대신에 집을 포기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한다.

그렇게 미소는 과거의 행복한 기억 속으로 도피하듯 함께 밴드를 하던 친구들을 찾아가 잘 곳을 부탁한다

과거에 함께 술 마시며 담배 피우던 밴드 친구들은 겉보기엔 미소보다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결혼도 하고 아파트에 살며 돈이 많은 남편이 있다.

하지만 안정된 삶이 있다고 해서 행복하란 법은 없다 친구들은 안정된 삶 속에서도 더 많은 걸 바라고 없는 것에 슬픔을 느끼며 있는 것을 지키고자 불안 속에서 살면서 행복을 느낄 여유 따위는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미소는 미소만의 방법으로 그들을 위로해주고 조용히 떠난다. 그런 미소의 친절한 행동들은 관객들에게 쫓기며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말하는 듯하다.



행복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TV, 라디오, 베스트셀러 책, 인터넷 수많은 매체에서 행복의 기준을 찾기 위해 안달이다 저 멀리 이름도 모를 섬에 사는 부족의 행복도가 우리보다 높다고 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하고 우리는 행복에 목말라하고 있지만 정작 그 갈증을 어떻게 푸는지는 남들에게 물어보고 검색으로 찾으려 한다 그 답은 자기 자신에게 있음에도 남의 기준에 맞춰 행복을 맞추려고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서 나의 행복의 기준을 남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미소처럼 의식주중 하나를 포기하기에는 쉽지 않겠지만 내가 진짜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지 나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솜의 친절한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소공녀](2017)
감독 : 전고운
출연 : 이솜(미소), 안재홍(한솔)
상영시간 : 10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