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S 3주간 사용기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한대쯤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박해받던 시절이 있다 2007년 세상에 처음 나온 아이폰은 인터넷의 자유로운 연결을 통해 피쳐폰에서는 보지도 못한 기능들을 사용자에게 제공했고 그 파급력은 실로 엄청났다 하지만 IT강국이라 자부하던 우리나라에서는 위피(WIPI)라는 계륵에 막혀 아이폰은커녕 스마트 폰은 출시조차 하지 못한 채 2년이라는 허송세월을 보내다 2009년 위피 의무화의 폐지 아이폰 국내 출시로 빗장이 풀리게 되었다.
2009년 아이폰 출시에 대응해 삼성이 내놓은 스마트폰은 윈도우를 탑재한 옴니아폰이었고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삼성폰의 흑역사다 초기 삼성은 급격히 변하는 스마트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옴니아라는 괴작을 내놓고 사람들에게 외면받다가 갤럭시 A라는 제품에 처음 안드로이드를 적용하면서 적응기를 가지다가 갤럭시 S를 출시하게 되었다.
필자는 당시 삼빠? 였다 삼성 TV로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했고 삼성 피쳐폰을 가지고 싶어 했다 필자가 옴니아라는 괴작을 사지 못한 건 당시 군 복무 중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참 다행이었다(당시에 안드 진영에서는 모토롤라가 잘 나갔다) 2010년 전역을 하고 고등학생 때부터 사용하던 LG 초콜릿 폰을 버리고 처음 가지게 된 스마트 폰이 바로 갤럭시 S였다 그렇게 갤럭시 S3, S5, S6, S7을 사용했고 얼마 전까지 갤럭시 S8을 사용할 정도로 갤빠? 였다.
갤빠 VS 앱등이
갤럭시 시리즈만 8년째 쓰다가 갑자기 아이폰으로 넘어가게 된 큰 이유는 흔히 또는 지겹게도 말하는 혁신의 부재였다 솔직히 매년 기기변경을 하는 사람으로서 큰 변화를 체감하기란 어렵겠지만 한번 쓸까 말까 한 새로운 기술이나 나름 이뻐진 디자인은 거금의 잔여 할부금 납부를 감수하게 만들었다. 갤럭시 S5는 지문인식과 심박측정, 갤럭시 S6에서는 일체형 배터리로 이뻐진 디자인과 삼성 페이, 갤럭시 S7에서는 에지 디자인, 갤럭시 S8에서는 더 얇아진 베젤의 에지 디자인이 나의 통장 잔고의 평온함을 허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출시한 갤럭시 S9에서는 갤럭시 S8과 거의 비슷한 디자인과 별다른 기능 추가도 없이 출시하는 바람에 내 통장 잔고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올해는 지나가나 싶었지만 내 뽐뿌 신이 향한 곳은 새로운 변화의 아이폰이었다 작년 말 애플에서는 아이폰 출시 10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그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과 하드웨어를 적용한 아이폰 X(엑스가 아니라 텐이다)을 출시하였고 고가의 기기에도 불가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화려한 느낌의 OLED 디스플레이를 처음 적용하여 과감히 홈버튼을 없해 베젤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트루 뎁스 카메라를 사용한 페이스 아이디를 적용하였다 게다가 기술의 정점을 찍은 듯한 A11칩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넘볼 수 조차 없을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여 진정한 미래적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애플은 이를 미래와의 조우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 같은 얼리어답터들을 현혹하였다.
출시 초기엔 폭발적인 판매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매달 꾸준히 팔리면서 무려 100만 원 중반이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내에 개통된 아이폰 X이 200만 대를 넘어섰고 길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아이폰 X을 사용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조롱받던 노치 디자인도 애플이 만들면 이뻐 보이는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노치 디자인 스마트폰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게 되고 실물의 아이폰 X은 나를 현혹시키기 충분했다 게다가 5월쯤 회사에서 쓰는 노트북을 맥북으로 바꾸게 되면서 나의 아이폰 구매 의지에 휘발유를 들이부었다.
하지만 나는 얼리어답터였다 출시된 지 반년이나 지난 폰을 사기엔 뭔가 좀 아쉬웠다 반년이 지나도 가격이 그대로인 점도 차기 아이폰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굳어지고 정말 오랜만에 신제품을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아이폰 XS가 출시되었고 당연하게도 우리나라는 1차 출시국에 끼지 못하고 현재도 출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해외직구로 아이폰 XS를 구입하였다.
그렇게 아이폰 XS는 내 손에 들어왔고 현재 3주가량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요약해 보았다.
1. 애플 페이 언제 들어오니?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제일 먼저 불편을 느낀 게 바로 페이 기능의 부재였다 갤럭시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이 삼성 페이였다 어디서든 지갑이 없이 카드 결제가 가능했고 대중교통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 ATM기에서 현금인출도 가능했다. 애플도 삼성 페이 같은 애플 페이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하지 않는다 항간에서는 수수료가 없는 삼성 페이에 비해 애플이 카드사에 결제 수수료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잘 안된다고 하는데 소비자는 이해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고객의 편의가 먼저 생각되지 않는 건 카드사나 애플이나 다를 바가 없다.
2. 있으나 마나 한 NFC
평소에 NFC를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바로 스마트 OTP카드다 필자는 국민은행의 스마트 OTP를 사용하여 보안카드 대신 잘 사용하고 있었고 만족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이체를 할 때 보안성이 낮은 보안카드 번호 입력 대신 OTP카드를 스마트폰에 대기만 하면 끝이었다 정말 꿀 같은 기능이었는데 아이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물론 아이폰도 NFC 기능이 있다 다만 URL, URI 같은 간단한 주소 정보만 불러오기가 가능하도록 기능이 제한되어 스마트 OTP를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에서는 NFC를 끌 수도 없다...
3. 노치의 활용도
위에서 이야기했던 처음엔 조롱받던 노치 디자인이 겨울 볏짚처럼 안드로이드 진영에도 옮겨 붙어 대세 디자인이 되어버렸다 대중화된 디자인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지 모르겠으나 기능적으로는 활용성이 낮은 건 어쩔 수가 없다 우선 표시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시계, 위치정보 아이콘, 안테나, 배터리 잔량이 전부다 배터리 잔량은 이미지로만 확인 가능하고 퍼센티지를 보려면 제어센터를 내려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노치에서는 어떠한 알람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 부분을 사용자가 커스텀하게 해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애플은 사용자에게 그런 권한을 주는 기업이 아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이 노치 부분에서 잘리는 건 당연지사 아직도 노치를 지원하지 않는 어플이 많다.
4.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카메라
갤럭시 시리즈 카메라는 호평이 많다 그에 반에 아이폰 카메라는 혹평이 많은데 아이폰 XS로 넘어오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인물사진 모드의 기능이 강화되었고 저조도에서의 성능이 높아졌다. 어떤 매체의 카메라 테스트에서는 갤럭시 노트 9의 카메라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물 사진에서 보정으로 인해 피부가 심하게 뭉개지는 현상과 HEIF 형식의 화질 저하는 아쉬운 부분이다. 갤럭시처럼 프로 모드를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힘들 것 같고 다른 사진 어플을 사용하면 프로모드와 비슷하게 활용 가능하지만 유료 어플들이 대부분이다 기본 사진 어플에 만족하고 사용하던 사람으로서는 크게 아쉽다.
5. 이제 전화할 때 노트와 펜은 필수
업무로 인한 통화 시 갤럭시의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은 활용도가 좋다 어려운 용어로 밀어붙이는 통화에서 여유롭게 응대하고 나서 나중에 다시 한번 내용을 듣고 정리하기 좋았다 하지만 아이폰은 통화 녹음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어플을 사용해서 녹음하는 기능조차 다 막아놔서 해결 방법도 없다 미국에서는 일부 주에서 통화 녹음이 불법이고 애플 본사가 있는 주도 불법이다 덕분에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아이폰에서는 통화녹음으 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도 최근 통화 녹음 기능을 빼고 있지만 제조사에서는 통화 녹음을 지원하는데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안드로이드에서도 쓰지 못할 수도 있겠다...
6. 취소 버튼이 없음
갤럭시에서 취소 버튼은 웹페이지 뒤로 갈 때나 어플을 종료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홈 버튼 보다도 활용도가 높다 아이폰은 10년 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취소 버튼이 없었다 대신에 화면의 왼쪽을 쓸어 넘기는 제스처로 뒤로 가기가 가능하지만 모든 어플에서 지원하지 않고 매번 여러 번씩 시도해야 작동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7. 갤럭시의 스마트 캡처는 진짜 최고였다
갤럭시에서 만족하고 사용하던 기능 중에 하나가 스마트 캡처였다 스마트 캡처의 최고 기능은 스크롤 캡처다 스크롤이 있는 화면을 한 장의 사진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좋았다 아이폰에서는 여러 캡처를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주는 어플을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여러 장의 캡처를 해야 하고 그 성능마저 좋지 못하다 심지어 유료다... 이제 나는 스크롤 캡처를 포기했다.
8. 비싼 가격
아이폰 X이 처음 나왔을 때 미래적인 기술과 함께 미래적인 가격에 다들 놀랐다 최첨단 부품을 사용하여 가격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비슷한 부품을 사용하는 다른 회사들이 내놓은 가격에 비하면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다. 한대에 150만 원가량 하는 스마트폰을 한번 떨어트리기라도 하면 내 가슴도 철렁 인다(덕분에 화면엔 강화유리, 케이스는 아이폰의 유려한 디자인을 무색하게 만드는 두꺼운 젤리 케이스를 꼈다) 아이폰의 고급화 전략이 현재까지는 잘 먹혀 들어가지만 여기서 더 올라가도 계속 먹혀들어갈지는 의문이다(나 같은 호갱도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아이폰의 안 좋은 점만 썼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단점이라기보다는 갤럭시와 안드로이드의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8년을 안드로이드에 길들여져 있는 필자에게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그동안 쭉 아이폰을 사용했던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주변 지인들은 바꿔서 좋아?라고 물어보지만 솔직히 엄청 더 좋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기능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갤럭시만이 또 아이폰만이 주는 차별점이 있을 것이다 그 점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고민해보고 더 좋은 쪽으로 가길 추천한다 맥북에 에어팟 향후 애플 워치까지 구매할 계획인 필자에게는 현재로써 만족스럽고 그 만족감은 더 높아질 계획이므로 기대가 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아이폰 맥북 에어팟 애플 워치를 사용하는 앱등이가 말하는 애플 기기들의 좋은 점을 쓰는 날이 왔으면 한다.
통일이 되면 애플페이가 들어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