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스트맨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20세기에 들어서 인간은 하늘을 날기 시작했고 수십 년 만에 비행기로 대륙을 넘나들며 지구촌이라는 이름으로 거대한 지구를 하나의 마을로 만들면서 인간의 욕심은 자연스럽게 지구 밖 우주로 넘어갔다. 사실 비행 기술이 전쟁의 도구로 발달하고 그 영향이 1,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걸 보면서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은 우주를 먼저 선점하는 자가 지구를 정복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우주개발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우주 개발 초기에는 미국보다는 소련이 더 앞서 있었다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더니 어느새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면서 세계 최고 우주인까지 탄생시켰다(사실 지구도 우주에 속하는데...) 체제 라이벌이었던 소련이 우주 개발에 승승장구하자 미국은 자존심을 구겼겠지만 사실 두려움이 더 컸을 것이다. 소련의 로켓기술이 언젠간 미국 본토에도 핵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미국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우주개발 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그것이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계획으로 이어졌다 초기엔 소련에 비해 열세인 듯하던 우주 기술들이 아폴로 계획에서는 인간을 최초로 달에 보냄으로써 최종적으로 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 드라마 같은 우주개발 계획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수없이 많이 나왔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자랑이었던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나라이고 인류의 대표로서 달에 다녀왔다 이런 타이틀이 세계 최강 미국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맞는 말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미국을 대변하듯 그동안 우주 개발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스케일이 크며 영상이 웅장하고 주인공인 우주 비행사를 중심으로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한 위대한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기 바쁘다.
하지만 최근에 개봉하는 영화들을 보면 좀 다르다 작년에 우리나라에 개봉한 히든 피겨스를 보면 우주 비행사가 아닌 여자 흑인 수학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주개발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주연으로 나오면서 우주개발의 화려한 모습 이면의 성차별, 인종차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미국의 아픈 역사를 꼬집는다 얼마 전 개봉한 퍼스트맨에서는 다시 주연이 우주 비행사로 나오지만 그동안 개봉했던 우주 개발 영화와는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퍼스트맨은 철저히 개인의 시점에서 우주를 보여준다 그 전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큰 화면에서 광활한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인 숨 막힘을 보여줬다면 퍼스트맨에서는 우주선에 갇힌 비행사의 시점으로 우주를 보여주면서 숨 막힘을 보여준다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은 실제 우주선에 탄 비행사처럼 조그만 창문을 통해 우주를 보고 지구를 바라본다 몇 겹으로 이루어진 우주복의 숨 막힘과 좁아터진 우주선의 답답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광활한 우주의 모습을 원하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는 실망일 수 있다)
주인공의 가족들과 동료들의 비중도 많이 늘어났다 영화 마지막 부분의 클라이맥스를 위한 장치로만 사용되던 동료들의 죽음이나 가족들과의 갈등이 극의 중심으로 오면서 최초로 달에 간 인류의 대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나약함을 잘 나타낸다. 우리가 기억하는 건 인류의 대표로 최초의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화려한 모습이지만 그 화려함 뒤에 감춰진 사랑하는 딸의 죽음, 암스트롱 자신과 그의 가족, 동료들과 동료 가족들의 희생과 그로 인한 슬픔과 아픔의 전달된다.
1960년대 대 그 당시 우주 개발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달에 인간이 간다고 해서 당장 나의 삶에 나아지는 건 1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생각은 그때나 50년이 지나도 달에 쉽게 가지 못하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왜? 그들은 달에 가려고 했을까? 그들이 달에 가고 나서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말이다 닐 암스트롱은 말했다 우리가 우주에 감으로써 인류의 시선은 지구에 머물지 않고 우주로 향할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우주로 나가고자 하는 꿈과 힘이 될 것이라고...
지금도 우리는 우주는커녕 지구 반대편에 가는데도 10시간 이상씩 걸린다 누군가는 미국이 달에 간 건 음모론이고 당시 소련의 체제 유지를 위한 그리고 그에 자존심 싸움으로 대응한 미국과의 무의미한 경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새가 한 번의 날갯짓으로 날수 없다고 해서 나는 것을 포기하면 평생 날 수 없듯이 그 처음의 시도가 언젠가는 인류를 우주로 자유롭게 보낼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달에 착륙하면서 닐 암스트롱은 역사에 남는 명대사를 남겼다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인류의 달 착륙이란 업적을 더 드 높이는 데 이만한 대사도 없을 듯싶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닐 암스트롱이 작은 발걸음 전의 그 수많은 걸음 없이는 달에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우리는 거대한 업적 앞에서 작은 인간은 쉽게 잊는다 그 업적의 목적이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함에도 말이다.
퍼스트맨은 이 세상에는 결코 작은 발걸음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퍼스트맨](2018)
감독 : 이미언 셔젤
출연 : 라이언 고슬링(닐 암스트롱 역), 클레어 포이(자넷 암스트롱 역)
14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