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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Sep 05. 2023

어원 찾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놀이

[ 어원語原 ] 말이 생겨난 근원


ㅁ세상에서 가장 소소한 일. 사전을 들추거나 인터넷 검색이면 금방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일.

ㅁ하지만 일단 빠져들면 각종 소셜 미디어의 숏폼 알고리즘으로 멍 때리며 보는 것 이상으로 한 시간 뚝딱 지나가는 마법의 놀이. 

ㅁ꼬리에 꼬리 물기 식으로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잡학 지식도 쌓고, 옛사람들의 생각도 살짝 살펴볼 수 있는 일석N조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생산적 활동.

ㅁ어학을 가장 빨리 습득하는 길은 아니지만, 어학 하나만을 뛰어넘어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통찰력을 키우는 여정. 

ㅁ실은 '어원'이라는 거창함을 제하고, 단어 뜻만 찾아보더라도 줄줄이 고구마 캐듯 엮어가는 재미가 있음. 


위 표지 사진에 실린 APPRENDRE (비슷하게나마 음가를 적어본다면, 아프헝드흐)는 프랑스어로 배우다, 습득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틴어 APRENDERE 아프렌데레 에서 나왔으며, 파자破字해 보면 AP (앞으로) + PRENDRE (잡다, 쥐다, 영어의 TAKE)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죠.

무언가를 잡아 내 앞으로 가져오면 그것을 눈으로 살펴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도 맡는 등 오감을 활용해 무엇인지를 배우고 알아가는 일이 되겠지요. 


시대를 거슬러 옛 중세로 올라가 볼까요. 

이름난 스승 밑으로 들어가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가르침을 온몸으로 익히는 직공으로 커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도제徒弟라고 하지요. 

불어로 뭐라 할까요? 아까 배운 APPRENDRE에서 어미 -DRE를 빼고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를 붙여 APPRENTI 라고 합니다. 쉽죠?

불어보다 친숙한 영어로는 뭐라 할까요? APPRENTICE 라고 합니다. 프랑스어와 무척 비슷하지요? 


이런 식으로 익히다 보면 당장 하나를 건져가는 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여도, 쌓이고 쌓이면 이해의 폭을 비할 수 없이 크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 어딘가를 방문했을 때 지명에서, 하다 못해 오늘 점심 먹으러 간 식당 이름에서도 뜻과 의미에 물음표가 떠오른다면, 더는 그냥 두지 말고, 귀찮아하지 말고 한번 찾아보세요. 일상의 재발견을 통해 평범한 하루를 여행지에서처럼 보내는 효과도 덤으로 얻어갈 수 있답니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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