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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Dec 04. 2023

오랜만이에요, 브런치

글루틴을 시작하며

그간 잘 지냈지요. 많이는 아니지만 잠시 인스타그램에 릴스를 몇 개 올렸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안 되는 관계로 브런치에는 잠시 손을 놓았어요.


돈이 되는 퍼스널 브랜딩을 하려면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올린 걸 살펴보니 신변잡기에 그치고 말았네요.

하여 인스타그램은 현재 방향으론 퍼스널 브랜딩이 아닌 부담 없는 잡담과 소소한 일상의 재발견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서요. 그렇게 짧은 글쓰기, 비주얼로 어필하는 영상들, 카피라이팅 연습 삼아 하나씩 채울 겁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팀라이트의 글쓰기 프로그램, 글루틴을 신청했어요. 몇 번째 하는 건지는 감이 없습니다. 삼회차 아님 사회차 될 겁니다. 그럼 왜 했을까요.


살고 싶어서요.


가이드로 쉬는 날도 없이 주구장창 일만 하다가 ㅡ 마이크 잡고 설명만 쏟아 내다가, 버스, 기차, 비행기에서 몇 시간씩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다가, 고집불통의 기사와 신경전을 벌이고, 훈수 두는 인솔자 눈치 살펴보고, 손님들 컨디션 고려해 가며 신경 쓰다가, 그러다 훅 지나고 나면 또 후회로 점철될 걸 아니까. 더는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어떻게든 내 숨통을 틔워보고 싶어서. 무리라는 건 알지만,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세우고, 정신을 바로 잡고, 호텔 객실 책상 앞 오렌지빛 전등 아래에서 타다닥 손을 놀립니다.


언제까지 가벼운 이야기만 쓸건가, 좀 진지하고 유익하며 정보도 있는 글도 발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있지만, 하다 보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는 걸 체험상 알고 있으니, 한결 여유 있게 있는 그대로 둡니다. 부끄럽지만 뭐라도 써야지요.


작가 조디 피코는 매일 쓰는 글을 두고 이런 말을 남겼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매일 잘 쓸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잘못 쓴 페이지는 언제든 고칠 수 있어요. 
빈 페이지는 고칠 수 없답니다
-조디 피코-
 


작가의 말 덕분에 <닥치고 쓰기>식의 글일지라도, 안 쓰는 것보다는 어쨌든 낫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저처럼 하도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요즘엔 <<뭐가 되든 제발 일단 좀 하라고!>> 대놓고 윽박지르며 세게 자극을 주는 영상이 많아요. 그래서 씁니다, 이렇게라도.

 

인스타에서보다 조금은 더 긴 글쓰기로 생각을 정리하고, 풀어내고, 비우고, 채우고, 그렇게 생각의 빵반죽도 넓히고 우물도 깊게 파렵니다. 한 달 남짓 다시 만난 브런치, 그리고 늘 감사한 마음 한가득인 구독자 작가님 한 분 한 분, 반가워요!!



배경사진: 포르투갈 포르투 호스텔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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