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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Mar 11. 2021

(프랑스어) Le Festin

디즈니 라따뚜이 OST - 내 인생의 향연을 펼쳐보자

브런치를 통해 만나 알게 된 분들 중 취향이 비슷한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 김선 Sun Kim 작가님이 있는데, 이 분이 쓰는 매거진 중 어학과 관련해 무려 두 개가 내고 계셔요 : 스페인어 어휘 (중년도 스페인어 하고싶다)5개국어 정리 (5개국어로 혼자놉니다) 둘 다 그야말로 어학도인 나에게 완벽한 취저 (취향저격의 준말로 본인 구미에 딱 맞는다는 뜻) 라서 읽을 때마다 광분합니다. 재미나게 읽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 남기고, 사람들에게 소개까지 합니다. 좋아서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입소문 마케팅을 하고 있네요.


읽다 보니,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 삼아 프랑스어를 전공하고서 영어강사를 하고, 슬로바키아를 거쳐 스페인에 살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헉, 이렇게 일관성 없이 살아왔나 싶네요-뭐 그런게 인생 아니겠어요. 김 작가님의 엄청난 노고가 들어가 있는 글밭을 따라가니 언어 공부와 어휘 감각에 대한 뽐뿌가 제대로 일어났지요. 좋은 자극 끝에 저도 재미와 연습삼아 해 봅니다. 바로 외국어 따라 읽기요.

 



오늘 그 첫번째로 제 인생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디즈니 픽사의 <라따뚜이> (원어인 프랑스어로는 '하따뚜이으'에 가까워요) 의 OST <Le Festin (르 페스땡)> 가사가 종일 귀에 맴돌아서 가사를 따라 가 봅니다.


festin은 프랑스어로 향연과 잔칫상을 뜻하는 말이에요. 프랑스어지만 어원은 이태리어로 작은 축제를 의미하는 festino 에서 왔어요. festival, fiesta 등 fest 가 들어가는 신나는 단어들이 마구 떠오르지요. 그처럼 제 인생의 새로운 상을 차려보고자 합니다. 아, 대단한 건 아니어요. 실제 달라질 것도 아직은 없어요. 다만 제 마음을 다듬으며 어려운 시기의 일상을 어떻게든 잘 건사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일상에 자유를 달고, 향연을 마련한다면 어떻게 준비하고 싶은신가요. 제가 즐기려는 잔칫상은 누가 차려준 걸 떠먹는게 아니라, 모자르고 서툴러도 제가 차림새를 갖춰 내놓으려 하는 소박한 상입니다. 소담하지만 정성 가득 담은 상에서 함께 나눌 담소를 떠올리며, 가사와 뜻 올립니다.




따라 읽은 프랑스어 Le Festin 가사


Le Festin 잔칫상


Les rêves des amoureux sont comme le bon vin

Ils donnent de la joie ou bien du chagrin

Affaibli par la faim, je suis malheureux

Volant en chemin tout ce que je peux

Car rien n'est gratuit dans la vie

연인들의 꿈은 좋은 와인과 같아요

기쁨을 주기도 슬픔을 주기도 하죠

배고픔에 지쳐 나는 불행해요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걸 훔치죠

인생에 공짜란 없으니까요


L'espoir est un plat bien trop vite consommé

À sauter les repas je suis habitué

Un voleur solitaire est triste à nourrir*

À un jeu si amer, je ne peux réussir

Car rien n'est gratuit dans la vie

희망은 너무 빨리 먹어버린 수프와 같아요

끼니를 거르는 건 내겐 일상이죠

고독한 도둑은 먹일만큼*(죽을만큼) 슬퍼요

이렇게 쓰린 시합에서 난 이길 수 없어요

인생에 공짜란 없으니까요

(*nourrir와 비슷한 발음 mourir와 말장난)


Jamais on ne me dira

Que la course aux étoiles

Ça n'est pas pour moi

아무도 내게 못 말할 거에요

별을 따기 위한 경쟁은

날 위한게 아니라고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Laissez-moi vous émerveiller

Et prendre mon envol

Nous allons enfin nous régaler

당신들을 놀라게 할 거에요

그리고 날아갈 거에요

그럼 마침내 우린 배불리 먹겠죠


La fête va enfin commencer

Sortez les bouteilles, fini les ennuis

Je dresse la table de ma nouvelle vie

축제가 드디어 시작될 거에요

술을 꺼내요, 걱정거리는 다 끝났어요

새로운 내 인생의 상을 차릴 거에요


Je suis heureux à l'idée de ce nouveau destin

Une vie à me cacher et puis libre enfin

Le festin est sur mon chemin

이 새로운 운명을 생각하면 난 행복해져요

숨어 살던 날들에서 마침내 난 자유에요

잔칫상이 내 앞에 펼쳐져 있어요




저는 가사만 읽었지만 당연 노래도 있어야겠죠. 원곡 보다 좀 더 경쾌하고 빠른 리듬의 스텔라 장 버젼으로 올립니다. 여담으로 프랑스어 가사가 의외로 제대로 나온 게 없어서 (불어 철자가 워낙 복잡하긴 하지만, 정말 의외로 틀린게 너무 많아서 놀랬어요) 온갖 영상을 들어 봤어요. 일일이 확인하느라 눈은 아팠지만 귀는 호강했습니다.


참, 원곡을 부른 가수 Camille 까미으 님은 어제 일자로 (3/10) 마흔 셋의 중년이 되셨네요. 이 곡을 낸 당시만 해도 아직 서른이 채 안 된 분이셨는데 (저도...),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 분도 본인이 부른 노래처럼 코로나 시국에도 자유로이 즐기고 계실 거라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자유를 누리고 있겠지요?


모쪼록 여러분들도 함께 샹송과 함께 낭만 가득한 시간 되길 바라며...

https://www.youtube.com/watch?v=beamS4GZ5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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