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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Apr 09. 2021

입을 열 때와 닫을 때를 구분하는 지혜

로마의 정치가 카토의 금언

나는 말하는 것이 침묵하는 것보다 좋다는 확신이 들 때만 말한다

-카토, 로마의 정치가, 철학자


I begin to say only when I'm certain what I'll say isn't better left unsaid.

-Plutarch, Cato The Younger, 4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Marcus Porcius Cato Uticensis, 영어: Cato the Younger, 기원전 95년 ~ 기원전 46년)은 소 카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같은 이름을 가진 대 카토의 증손자이기 때문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인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대적하여 로마 공화정을 수호한 것으로 유명하고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이기도 하였다. 그는 당시 부패가 만연한 로마의 정치 상황에서 완고하고 올곧은, 청렴결백함의 상징적 인물로 유명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Q. 침묵 보다 말 하기를 잘했다고 느꼈던 적에 대해 나눠 주세요 (또는 반대).


A. 저는 <영어 강사>와 <문화 가이드> 라는 직업의 특성상, 일단 침묵 보다는 말을 하거나, 일반인들보다 많이 해야만 해요. 그래서 평소에도 말을 하는 일이 보다 익숙한 편입니다. 침묵을 지키면 오해를 살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피곤한가?', '화났나?' 부터 시작해, '준비를 안 했나? 덜 했나?', 심지어 '일 안 하고 놀고 있는건가?' 까지, 평소 말을 하던 사람이 하고 있으면, 청중의 반응은 예상 외에요. 


그래서 일을 할 때도, 하다가 오해가 생겼을 때에도 침묵 보다는 말(대화)로 해결을 보려고 하지요. 대신,평소 말을 할 때, 과하지 않게끔 나름의 지켜야 할 선을 염두해 두고 합니다. 물론, 이런게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더라고요. 평소 생각도 많이 하고, 그만큼 실전에 앞서 연습도 해 둬야 하고요.


균형의 지혜를 찾는 건 평생에 걸친 수행의 길이지 않을까 합니다. 필사 문장을 통해 침묵과 말의 균형, 그리고 각각에 맞는 타이밍을 찾는 중이에요. 그러한 지혜를 배우고, 거듭 생각하고, 늘 자신을 바라보고 성찰해야 하는 일이죠. 동전도 앞뒷면이 있으니, 어느 하나만을 갖고 전적으로 맞다 아니다를 얘기하는 건 아직도 본인이 미숙하다는 반증일 거에요.




저의 말이라는 건 결국 제가 말한게 아닌 상대가 들은 게 제 말이 되는 거라서요. 글도 마찬가지 일 거 같습니다. 제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든 간에, 제 손에서 타이핑을 마치고 발행을 누르는 순간, 읽고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건 모두 독자의 몫이 되는 것이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자유롭게 댓글을 달고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저도 제 자신의 생각에 대해 하루에도 인정과 부정 사이 속에서 고민하며 수 없이 달라지며, 궁극에 가서는 저 자신도 모르겠다 하는 때가 있어요. 하물며 나와 다른 상대방이 어떻게 제 생각대로, 제 의도대로 그대로 이해하고 따라주겠어요. 내가 원하는대로 해 주길 바라는 건 욕심인 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게 저라는 인간이고, 늘 부족함의 결정체라는 걸 매일 실감하고 깨닫고 있어요.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는 한 템포 살짝 뒤로 두는 경향이 생겼어요. 물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에 응당 동의하지요. 다만, 그 말이 지금은 너무 닳고 닳아서 한탕주의처럼 변질된게 안타까워요. '돌격 앞으로! 앞만 보고 가!' 하다가 저를 포함해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다치는데요. 그저 본래의 뜻처럼 게으름 피우지 말고 근면성실 (아, 너무 꼰대 같으려나) 해서 때를 놓치지 말라는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싶어요.


오늘도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겠지요. 그리고 이 선택이 과연 맞을까 아닐까로요. 하지만, 어느 걸 선택하든 내가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지겠다 생각하면, 뭘 해도 한결 자유롭고 가벼울 거에요. 신중하고 진지하지만 결과에 대해 머리를 쥐뜯을 정도로 괴로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그렇게 균형을 경험하고 중용을 일상에서 체득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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