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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Mar 03. 2021

고전에서 글멍하기

괴테 <파우스트>

책을 한 권, 한 권,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 정신의 기쁨은 사뭇 다릅니다.


그로 인해 겨울밤은 정답고 아름다운 것이 되며

복된 생활에 손발도 따뜻해 집니다.


아아, 당신도 귀중한 옛 서적을 읽는다면

천국이 당신에게로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파우스트> 괴테


Wie anders tragen uns die Geistesfreuden,

Von Buch zu Buch, von Blatt zu Blatt!


Da werden Winternächte hold und schön,

Ein selig Leben wärmet alle Glieder,


Und ach! entrollst du gar ein würdig Pergamen;

So steigt der ganze Himmel zu dir nieder.


-<Faust> Johann Wolfgang von Goethe


How differently the mind’s raptures lead 

Us on, from book to book, and page to page! 


Then winter nights are beautiful, and sweet, 

A blissful warmth steals through your limbs, too 


When you’ve unrolled some noble text, complete, 

Oh, how heaven’s light descends on you!


-<Faust> Goethe





Q. 오늘의 생각할 거리는 "고전 추천" 입니다.


A. 저는 주저함 없이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떠올립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어릴 때 고모에게 선물받아 처음 읽었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아리송했어요.

그치만 나이가 들수록 그 책은 마르지 않는 감성의 우물이 되어

언제든 필요할 때면 영감을 길어올리곤 합니다.


이제는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잠깐씩 글멍을 해요.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 그런 걸까요.

나이로도 얼굴로도 도저히 어린왕자로 돌아갈 수 없는

아재가 된 지금은 책 속의 비행사가 되어

저만의 '어린왕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길 꿈꿔 봅니다.


어쩌면 저희 세 자녀들을 통해 이미 마주한 것일수도 있겠네요.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통해 현실을 다르게 바라보고 싶었던

작가의 시선을 저도 뒤늦게나마 아이들의 말을 들으며 따라가 봅니다.


조금씩 움트는 싹들과 이미 활짝 핀 꽃들을 보니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요즘, <어린왕자>의 새침한 장미가 생각납니다.

철이 지나면 밀밭을 보며 여우도 같이 생각이 나겠지요.

어린왕자가 될 수는 없어도 그런 심성을 지닌 어른이가 되어보길.

모두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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