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핸드폰 내려놔" 보다 한 번의 팟캐스트를?
차에서 아이와 함께 듣는 영어 팟캐스트 모음
운전 중에 뒷좌석을 힐끔 보면 각자 핸드폰에 빠져 있는 모습,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
예전에는 어딜 갈 때 아이와 음악이라도 틀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제는 각자 핸드폰만 보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이건 아니야' 싶어서 듣기 시작한 팟캐스트인데, 알고 보니 너무 알찬 콘텐츠가 많다.
말로만 듣던 부모님 세대의 라디오 드라마 시절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차 안에서 요즘 라디오를 틀자니 교통 방송이나 사연 이야기만 나오는 지라 아이들과 듣기는 재미가 없다. 한국어 팟캐스트를 검색하니 금융, 경제, 뉴스 같이 어른 타깃이거나 컬투는 아이랑 듣자니 한 두 번은 괜찮은데 애매하다. 그러다가 영어 팟캐스트는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가 있는 게 아닌가.
지난주 스레드를 시작하면서 몇 가지 팟캐스트를 소개했더니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 아무래도 부모라면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영어 팟캐스트라면 언어장벽이 있겠거니 했는데 교육 목적이든 재미 목적이든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 보니 한 번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요즘 핸드폰은 바로 차량이랑 연결되니 iPhone은 팟캐스트 앱으로, 안드로이드는 팟캐스트 또는 스포티파이 등으로 들을 수 있다. 교육용이지만 너무 빤하지 않고, 어른이 함께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팟캐스트가 몇 가지 있어서 나눠보려 한다.
The Arthur Podcast - 어린 자녀, 초등 저학년 추천
PBS Kids에서 만든 유명 애니메이션 Arthur와 친구들의 일상 이야기. 8-10분 정도 짧은 에피소드와 쉬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집중하기도 쉽다. Peppa Pig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Arthur를 아는 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할 듯.
Greeking Out & Live from Mount Olympus -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한다?
Greeking Out은 어린이 대상으로 하는 과학 브랜드로 유명한 Nat Geo Kids에서 만든 팟캐스트다. 공룡, 우주,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Nat Geo Kids의 퀄리티는 믿을 만하다.
Live from Mount Olympus는 제우스, 판도라 등 신화의 등장인물 이야기를 극형식으로 들려주는데, 성우와 음악 퀄리티가 정말 뛰어나다. 이걸 듣고 나서 신화책을 읽으면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하더라.
Million Bazillion - 어린이를 위한 경제 교육
Million Bazillion은 어린이 시선에서 쉽게 경제를 풀어준다. "돈은 어떻게 모아" "크립토커렌시(암호화폐)는 뭐야?" "인플레이션은 뭐지?" 같은 주제를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Who Smarted & Brains On - 호기심 많고 과학에 관심 있는 아이
Who Smarted는 "중력이 없어지면 어쩌지?" "피자는 왜 이렇게 맛있을까?" "왜 이빨을 닦아야 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아이들의 질문이 폭발하는 "Why 시기"에 딱 맞는 답을 알려주는 팟캐스트다.
Brains On은 아이를 위한 과학 팟 캐스트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최고다. "해파리 안에는 뭐가 들어있어?" "식물들도 잘까?" "갈증은 왜 날까?" "브론토사우루스는 정말 존재했던 공룡이야?"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Mystery Recipe - 요리를 좋아한다면?
Mystery Recipe는 3가지 음식 재료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어떤 요리가 완성될지 맞추는 스무고개 형식의 팟캐스트다. 주로 양식 위주라 생소할 수 있지만, 쉬운 재료를 사용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 아이가 2-3학년일 때 최애 팟캐스트였고, 여기 나온 요리를 한 번씩 찾아서 만들어 보기도 했다.
The Who Was? - 역사적 인물에 관심 있어?
iHeart Radio에서 진행하는 인물에 대한 코미디 스케치와 역사적 인물/역사(history) 퀴즈다. 아이작 뉴튼, 모차르트, 에디슨부터 돌리파튼까지 다양한 인물을 다룬다. 너무 어린 친구보다는 초등 고학년, 중학생 이상에게 추천한다.
교육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그럴 때 오디오 드라마~
요즘 아이들이 쇼츠 같은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차 안에서 영상을 보면 시력에 좋지 않다고 한다. 비단 차로 이동할 때뿐 아니라 집에서도 가끔은 영상을 끄고 오디오만 듣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맨날 교육용 팟 캐스트만 들으면 지루할 수 있는데, 이럴 때 들을 만한 재미있는 오디오 시리즈도 있어요 (아쉽게도 웹소설의 TTS 서비스는 AI 톤이다 보니 감정이 안 실려서 아직은 듣기가 불편하더라)
Six Minutes
Six Minutes은 매 회가 6분 길이인 SF 미스터리 시리즈다. 11살 소녀 Holiday가 기억을 잃은 채 호수에서 발견되어 Anders 가족에게 입양이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홀리데이의 특별한 능력을 둘러싼 SF, 미스터리, 가족애가 잘 어우러져 있다. 초중등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이지만, 어른이 들어도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고, 성우 연기와 음악 퀄리티를 들으면 "와~ 이게 무료 팟캐스트라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거예요.
더 궁금한 거나 관심 있는 분야를 댓글로 남겨주면 아이들과 들을 만한 팟캐스트 2탄도 준비해 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