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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k Jun 08. 2023

팀빌딩

팀은 어떻게 꾸려야 할까?

1. 나의 팀빌딩 사례

2.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누구일까

3. 결국은 사람을 기능으로 보기보다는 성격적으로 잘 맞는 사람인지를 보기



소제목을 쓰다가 흠칫 놀랬다. 이제 일을 겨우 시작한 스린이(스타트업 어린이)로서 내가 과연 이 글을 써도 될는지...ㅎㅎ 그렇지만 나의 경험을 적는 곳이니까 한 자 한 자 적어나가야지.


1. 부트캠프에서 처음 만나서 3일(?)만에 팀을 이루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바로 등록한 것은 창업 부트캠프였다. 요즘은 이런 커리큘럼 좋은 부트캠프들도 많은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여기는 일단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자연스러운 '네트워킹'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처음 네트워킹 데이를 했을 땐 쟁쟁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기업 개발자, 기획자, 이미 창업을 해본 사람, 아니면 지금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 몇 번 엑싯을 해본 사람, 정부 지원 창업 이벤트에서 지원도 받아본 사람, 아니면 적어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거나/하고 있는 사람 등... 나 같이 그냥 보통 대학 나와서 평범하게 살고 평범하게 직장생활해온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 일단 기가 죽음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과 '커피챗'을 하며 나와 잘 맞을 사람인지 판단을 해간다.


처음에 커피챗을 해본 사람들은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었다. 이미 창업을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고 예창패, 초창패 등의 경력이 있는 기획자,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미국 시애틀) 개발자님이었다. 이 분들과 함께라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창업은 학교가 아니다 보니 내가 '열심히 배우면서 하겠습니다!'라는 태도가 말이 안 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창업은 장난이 아니니까ㅠ 게다가 엄청난 스펙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지만 각자가 하고 싶어 하는 아이템들이 달랐다. 또한 MBTI 신봉자는 아니지만,,,ㅋㅋㅋ MBTI를 들어보니 나 ENTJ, 다른 두 분은 ENTJ, ENTP 이렇게였다. 내가 내 성격을 잘 알아서 그런데 뭔가 의견에 충돌이 생기면 조율하기 쉽지는 않겠구나...라는 직감이 얼핏 들었다. (결국 각자 다 다른 팀이 되었지만 그 팀들 다 투자받았다. 역시 능력자 분들은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보는구나라고 느꼈다..)


이윽고 커피챗을 계속하던 중 내가 운동/건강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아챈 분이 말씀 주셨다. "그럼 OO님이랑 한 번 얘기해 보세요~! 트레이너 출신에 운동 쪽으로 뭘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던데!" 그래서 득달 같이 메신저를 드리고 늦은 저녁에 얘기를 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론 그 분과 팀을 하게 되었고 이번 주에 법인 설립함. (급 전개)


2. 창업 사이클을 한 번 돌려보는 게 목표니까 일단 같이 해보시죠!

창업 부트캠프에 들어온 것 자체가 내가 내공이 너무 없다 보니 창업에 대한 한 사이클을 돌려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러기 위해선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사람과 빨리 팀을 이루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런칭해봐야 하는 것이었다.


평일 저녁 10시에 카페에서 만나서 대화를 했는데 느낌이 좋았다. 일단 1) 창업을 하고 싶다, 2) 운동/건강 쪽으로 하고 싶다는 점이 맞았기 때문이다. 평소 내 주변에서라면 1번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부터 찾기가 쉽지 않은데 관심사 마저 같으니 같은 목표를 보고 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이 사람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갖고 있었다.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고 냉소적이고 비판적, 이성적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최악을 생각하고 거기까지 가지 않게끔, 그 상황도 대비를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그런지 결정을 내릴 때도 신중하고 다각도에서 살펴보게 된다. 평소에는 내가 확신이 생기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라 난 내가 행동력이 엄청 빠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막상 우리 팀원들과 비교해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ㅋㅋ 또한 난 T 성향이 강해서,,, 사람들의 감정을 캐치하는 것 등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는 면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 분은 실천력이 정말 엄청 빨랐다. 나중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풀 예정이지만, 맘먹은 건 바로 해버린다. 문제는 내가 생각할 시간을 안 준다는 게 문제여서 나중에 수습을 하거나 다시 생각해 보거나 하긴 했지만. 운영진 분들이 우리가 해온 결과물들을 보며 피드백을 주시면 피드백 끝나자마자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그리고 스타트업 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뺨을 빨리 맞을 준비'를 한다. 행동을 하고 시장에 내놓고 시장의 결과를 본다. 반응이 좋으면 좋은 거지만 반응이 없이 처참할 경우 뺨을 맞는다는 표현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적인 그리고 감정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를 스쳐간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그분을 좋게 얘기해 주신 것 같다.


결국 세상 모든 일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는데, 아직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내가 그런 걸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뭔가 조화가 잘 될 것 같달까,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분이랑 얘기하다가 말해주시길, 사실은 이미 메신저로 얘기가 되어 팀원이 된 친구가 있는데 이렇게 3명이서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미 나랑 커피챗을 하기 전에 둘이 운동 관련해서 많은 아이디에이션을 한 상태였던 것 같았다. 사실상 난 3번째 멤버를 얼굴도 보지 않고 대화도 해보지 않고 바로 팀 결성을 했다. 


오히려 잘 되었다. 나랑 그 트레이너 분이 너무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의견 충돌(?) 같은 것도 있었는데, 3번째 멤버 분이 중간에서 잘 조율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성격이 어디 하나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하고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친구였기 때문에 팀이 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팀 이름은 3 Primary Colors, 한글로는 3 원색이다. 열정적이고 행동력이 빠른, 그리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레드씨 / 비교적으로 이성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나(블루) / 그리고 레드와 블루 사이에서 의견을 잘 조율하며 하나의 결론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린이.


이후에 프로젝트를 하면서 몇 번을 만나면서 계속 얘기했던 건 우리가 팀이 참 잘 결성되었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만나서 팀이 되어주었다는 것에 감사해했다. 다른 분들도 팀이 결성된 사람들이 많았지만 중간에 와해되거나 재결성을 한 사람들도 많았고, 사람들의 이런저런 면을 따지다 보니까 결국 팀을 이루지 못해 중도 하차한 사람들도 많았다. 참 이렇게 팀이 결성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것 같다.


3. 사람을 기능적으로 보기보다는 인간적인 성격을 봐보기

어떻게 보면 치명적일 수 있지만... 우리 3명은 창업의 경험이 없다. 개발자나 기획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건강/운동적으로 세상에 도움을 줘보자!!!!라는 목표 하나로 뭉쳤다. 그래서 서비스를 좀 더 정교하게 구현한다거나 어떠한 이벤트를 기획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닥쳐야 배우고 행동하는 거라고 급할 때마다 어떻게든 구글링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터득해 나가는 과정이다. 어떻게 보면 무식하고 과감한 결정의 연속이었을지라도 지금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내가 과연 다른 사람들을 만났을 때 이렇게 투자도 받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앞으로 같이 할 사람을 선택할 때도 예외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밝은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확장을 당연할 거고 같이 할 사람들을 뽑게 될 텐데, 업무 목표 달성을 위해 능력이 갖추어진 사람이라도 결이 맞지 않으면 같이 하지는 못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얼마나 그 사람이 간절한지, 같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은 사람인지, 우리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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