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비스, 아르마딜로 안녕
1. 회고를 하는 이유
2. 회고 도구
3. 시사점
10/13 Closed IR을 끝낸 후 서비스 운영에 대해 회의감이 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서비스 시작을 깊은 생각 없이 시작한 것이 있기도 했고,
마감을 하는 시점에서 완료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이렇게 회고 후기를 적는다.
1. 회고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면 실패는 숙명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만큼 실패를 겪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리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비스 피벗을 결정하며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이 절대 들면 안 될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이전 서비스가 좋았네..? 지금 하고 있는 서비스도 별로인 것 같은데 이전 것을 다시 해볼까?'
'이 서비스는 안돼.. 다른 서비스를 하면 이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야' (회피성)
2. KPT 회고법
그런데 회고 자체를 이전 회사에서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안 와서 AC에 상담 요청을 했다. 그 결과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우리가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Keep),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Problem), 노력으로 바뀔 수 있는지/어느 정도까지 노력해 봤는지(Try)로 나눠 검토해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2시간인가 3시간에 걸쳐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머리에 생각이 많을 때 글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확실히 손으로 쓰고 정리를 해보니 머리가 말끔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마음 정리가 되었는지?
네, 되었습니다. 나는 새로운 서비스를 하면서 이전 서비스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0.1g도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이전 서비스에서 겪었던 문제를 다음 서비스에는 절대 반복하지 말아야지란 생각뿐이다.
이전 서비스에서 가장 문제였던 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시도를 해보지도 않고 한계를 둔 것이었다.
"이거? 어차피 해도 안돼. 아무도 하려는 사람 없을 거야"라고 테스트를 해보지도 않고 기존 방식을 고수했던 것.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헬스 트레이너 업계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그렇게 말한 것일 테니 그게 맞겠지'라는 생각이 정말 잘못되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오히려 전문가여서 제한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맞는 것 같다. 나도 금융 쪽에서 일했을 때 남들이 "나 이거 투자할 거야!" 하면 '그게 되려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과 말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 틀리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계속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우면서 힘든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ㅠ
그리고 다음으로는 팀원 중 한 명이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제공자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전 서비스에서는 트레이너로 일했던 팀원이 서비스 주 제공자였다. 그래서 만약 이 사람이 아프거나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우리 서비스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형식이었다. 이것은 정말 큰 문제였다. 그래서 우리 3명 중에 한 명이 부재했을 때 나머지 2명의 유지보수나 운영으로도 서비스가 굴러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초기 창업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생각 없이 처음을 시도했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하나씩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깨지고 거기서 또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것을 부끄럽다고 하지 말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면 그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