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rkLabs Playbook 제 2장
안녕하세요? 김호민입니다.
오늘은 스파크랩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려 합니다. 모든 하우스가 저마다 조금씩 다른 투자 철학과 문화를 갖고 있지만, 서로 겹치는 지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글이 지금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거나, 이제 막 창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거나, 또는, 이제 막 걸음을 내딛으려는 예비 창업자인 분들 모두가 투자자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 데, 또는 성장의 단단한 토대가 될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가 IR 미팅에서 초기 창업자들에게 항상 드리는 네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나머지 질문들도 대부분 이 큰 질문들에서 파생됩니다. 이 글을 읽어 내려 가시면서, 실제 저와 마주하고 있다고 가정하시고 본인의 답변은 뭘지 한 번 고민해보셔도 좋겠습니다.
What is your Market? (당신의 시장은 무엇인가요?)
What problem are you solving?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What is your Unfair Advantage? (당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Why do you do this? Do you really want to do this? (왜 하세요? 정말 하고 싶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현재” 시장 사이즈가 큰지 여부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예를 들어 “지금 100조짜리 시장이고, 여기에서 1%만 가지고 가더라도 우리는 1조 회사가 됩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거죠.
하지만 저희를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 시장 사이즈보다는 시장이 “빨리 크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저희는 시장을 아래처럼 크게 4가지 타입으로 분류합니다.
Type 1: Big Market
사이즈: ± 100 Billion
성장 속도: Growing Fast, 매년 10%
예시: Cloud, SaaS
Type 2: Small Market
사이즈: $1 Billion 이하
성장 속도: Growing Fast, 매년 20%
예시: ESG Metrics, Upcycling
Type 3: Big Market-2
사이즈: $500 Billion 이하
성장 속도: No Growth, 매년 0%
예시: Traditional Retail/Commerce
Type 4: Small Market-2
사이즈: $100 million 이하
성장 속도: No Growth, 매년 0%
예시: Very Specific Target
첫 번째 타입의 마켓은 현재 굉장히 큰 마켓인데, 성장 속도도 빨라서 매년 10% 언저리로 커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이 현재 전 세계 800조 규모로 추산되는데, 매년 10%씩 커지고 있고 곧 경 단위까지 간다고 하죠. SaaS 시장도 이 타입에 포함됩니다. 저희가 가장 선호하는 시장이고, 실제 이런 타입의 시장의 초기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오고 있습니다. 스파크랩의 공동창업자인 John HanJoo Lee 대표도 클라우드 딜리버리 플랫폼 기업 Bespin Global을 창업해 급속도로 성장 시키고 있습니다.
두 번째 마켓은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마켓입니다. 탄소배출권, 업사이클링 등과 같이 ESG 분야의 비즈니스들이 대표적입니다. 첫 번째 타입에 비해 규모는 100분의 1 수준이지만 매년 20% 가까이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지금 당장은 큰 돈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대세”가 될 수 있는 시장인거죠. ESG 뿐만 아니라 최근 ChatGPT로 난리가 난 Generative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Market은 아직 정확한 Business Model은 없지만 기존의 Business 및 삶의 방식에 막대한 변화를 주는 Market입니다. ESG 세상에서는 탄소 배출권 및 기업 투명성 보고서가 이제 회계 감사 만큼 중요해질 것이며, Generative AI는 기존 사업 및 직업군을 다시 정립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최근 2~3년간 크게 늘려 오고 있고, 이들 기업에 대한 기업, 정부, 소비자들의 관심이 엄청난 속도로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스파크랩의 파트너인 Frank Meehan과 Jay McCarthy도 2019년 탄소/ESG 플랫폼인 Equilibrium을 공동 창업한 후, 2021년 Fiscalnote에 매각한 바 있죠.
저희가 가장 덜 선호하는 타입의 시장이지만, 안타깝게도 저희가 만나는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시장이 바로 세 번째 타입의 마켓입니다. 시장 규모 자체만 봤을 때는 분명 네 가지 타입들 중 가장 큽니다. 하지만 성장은 정체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대기업들이 이미 꽉 잡고 있는 유통입니다. 이마트, 신세계, 코스코 등 이미 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주자들이 있죠. 규모가 500조, 600조에 육박하니 사이즈만 봤을 땐 매력적인 시장이라 볼 수 있지만 정체를 넘어 추후 줄어들 여지가 있는 시장입니다. 시장 사이즈가 크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이 더 이상 크지 않는 이 Market, 즉, 뺏고 뺏기는 마켓에서는 자본력, 브랜드, 조직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자본력, 조직력, 브랜드 이 모든 것이 취약합니다. 물론 스타트업은 기술을 무기로 이 시장을 공략하겠지만, 기술 하나로써는 시장을 엎기는 어렵습니다. 저희처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로서는 여기서 사업을 하겠다는 회사들에는 “좀 더 이야기해봅시다”라는 답을 드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마지막 타입의 시장은 흔히 말하는 ‘오타쿠 마켓’입니다. 시장 사이즈도 가장 작고, 성장률도 0%에 가깝습니다. 비하 발언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바로 그 오타쿠거든요. 저는 게임, 만화도 광적으로 좋아하고 피규어도 참 많이 삽니다. 스파크랩 사무실에 가득찬 피규어들이 그 증거입니다. 피규어 마켓을 한 번 살펴볼까요? 피규어 마켓은 약 1천 억 정도 규모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회사가 그 시장을 다 먹는다 하더라도 1천억 원 이상의 파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투자가들에게 100억을 투자해서 나중에 1,000억으로 성장할수 있는 회사, 100억을 투자해서 1조로 성장할수 있는 회사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두번째 회사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시장의 절대 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Type 3 마켓(Efficient Market)은 대기업들이 서로 파이를 뺏고 빼앗기는 시장입니다. 여기선 그들이 무조건 이깁니다. 여러분이 승산을 봐야 할 마켓은 High-Growth Market, 또는 Emerging Market이라고도 부르는 Type 2마켓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무기인 자금력이나 조직이 아닌, 빠른 의사결정이 가장 큰 무기가 됩니다. 항공모함 같은 대기업은 항로를 빠르게 틀 수가 없죠. 사원이 팀장한테 가야 하고, 팀장이 본부장에게, 본부장이 또 대표에게 가야 하고, 대표는 이사회에 가야 되고 거기에서 또 수정이 이뤄집니다. 항로를 틀었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한 가지 결정에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너무나 많아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들이 그 과정을 다 거치고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서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움직이기 전까지는 정말 너무 너무 오래 걸리는거죠. (전문 더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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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newsletter is written by Jimmy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