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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클인터렉티브 Sep 02. 2020

"내 안에 부캐 있다"…부캐 마케팅 전성시대

부캐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에 트렌디함을 입힌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 빙그레 인스타그램

린다G(이효리), 유두래곤·유산슬(유재석), 비룡(비), 둘째 이모 김다비(김신영), 카피추(추대엽)


최근 연예계에선 본래 자아인 '본캐'를 놔두고 또 다른 자아인 '부캐'로 활동하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캐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인데요.

이 열풍은 기업과 광고계에도 불고 있습니다. 부캐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에 트렌디함을 입히는 것은 물론 인지도까지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그 사례를 한 번 알아볼까요?


빙그레 인스타그램

부캐를 활용한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기업은 빙그레입니다.


빙그레는 지난 2월 공식 인스타그램에 순정 만화 속 왕자님 캐릭터를 등장시켰습니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이하 빙그레우스)'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라고 소개한 이 캐릭터는 완벽한 외모, 느끼한 왕자님 말투, 등장 때마다 빙그레 제품은 잊지 않는 완벽한 기억력 등 그야말로 '완벽한 자아'를 갖추고 있었는데요.

빙그레우스는 빙그레의 '부캐'이자 인스타그램 화자로서 빙그레 왕국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진행,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빙그레우스 등장 전 게시물당 월 평균 3천개였던 인터렉션(좋아요+댓글수) 수치는 등장 후 8천개로 2배 이상 뛰었고, 팔로워 수도 9만명에서 14만명까지 늘었습니다. 식품 기업 인스타그램 중 가장 많은 팔로워 수와 인터렉션 수치를 자랑하고 있죠.


빙그레 인스타그램
꼬뜨게랑 인스타그램

부캐 빙그레우스를 통해 인스타그램에서 대성공을 거둔 빙그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기까지 했습니다.

스낵 '꽃게랑(본캐)'을 활용해 해외 명품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패션 브랜드 '꼬뜨게랑(Côtes Guerang·부캐)'을 만든 것인데요.


꼬뜨게랑은 힙합 패션을 콘셉트로, 주요 팬층이 MZ세대인 힙합 뮤지션&패셔니스타 지코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브부터 셔츠, 티셔츠, 가방, 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 굿즈를 선보였죠. MZ세대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스타를 활용, 이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완벽한 패션 브랜드를 만든 것입니다.


꼬뜨게랑 인스타그램

꼬뜨게랑은 '팔면 팔수록 손해'일 정도로 빙그레의 수익 사업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1986년 출시된 만 34살 꽃게랑이 'MZ세대의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했죠. 애초 목표가 인지도 상승, 그리고 주요 소비층의 변화였기에 빙그레 입장에선 꼬뜨게랑 론칭도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50년 넘은 장수 기업 빙그레는 부캐 활용 마케팅을 통해 '젊고 변화하는 기업'이라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얻는 것은 물론, 브랜드&제품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빙그레가 최근 광고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이유죠. 


라면공작소

그럼 기업들의 주요 홍보 플랫폼으로 거듭난 유튜브의 상황은 어떨까요?

유튜브에도 기업명을 숨기고 활동하는 '부캐 채널'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채널들은 기업의 기존 이미지와는 상반된 방향성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마니아층까지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농심의 '라면공작소'입니다.

라면공작소는 청춘들의 '썸'을 주제로 한 웹드라마 등 MZ세대를 공략한 트렌디한 영상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죠. 그리고 이를 통해 MZ세대와 소통하고, 자사 제품 홍보도 자연스럽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뷰티포인트'라는 부캐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는 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영상으로 '코스메틱 덕후'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데요. 특히 화장품 부시는 과정을 ASMR 형식으로 보여주는 영상은 보는 이에게 '귀르가즘'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얻고 있죠. 


웃튜브

친근하지 않고, 고리타분할 것만 같은 금융권도 유튜브 부캐 채널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예능형 콘텐츠에 집중한 부캐 채널 '웃튜브'를 통해 지루할 수 있는 금융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이 중 '3초 딥슬립 ASMR'은 은행의 다양한 약관을 ASMR 형식으로 전달하는 '듣도 보도 못한 콘셉트'로 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은행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우리은행의 웃튜브 외에 KB국민은행도 '마니버니'라는 부캐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웃튜브

기업들이 이처럼 유튜브 부캐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는 기업 색깔이 물씬 드러난, 제품 홍보에만 치우친 일방향적인 홍보가 소비자와의 거리를 멀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부캐 채널 운영, 그리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및 공감대 형성 가능한 영상 제작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늘 변화하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얻으려고 하죠. 


픽사베이

MZ세대는 웬만한 마케팅이 아니면 주목하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운 소비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의 말을 빌리자면 MZ세대는 재미를 추구하는 수준을 넘어 '괴식'과 같이 이상하고 파괴적인 상상까지 한다고 하죠.

때문에 기업과 광고계는 항상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부캐 활용 마케팅, 앞선 글들에서 소개한 신조어 마케팅, B급 감성 마케팅, 밈(Meme) 활용 마케팅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마케팅들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입니다. MZ세대가 금방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죠.

소비자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 두려운, 늙지 않기 위해 젊은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기업과 광고계 입장에선 매분 매초 새로운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죠.


지금도 치열하지만 앞으론 MZ세대를 잡기 위한 마케팅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새로운&트렌디한 마케팅뿐이고, MZ세대에 맞춰 늘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변화 없이 '현재'에 안주하고 있으면 쓰디쓴 실패를 맛 볼뿐이죠.


아무튼 부캐 활용 마케팅, 신조어 마케팅, B급 감성 마케팅, 밈(Meme) 활용 마케팅처럼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또 어떤 게 나올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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