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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클인터렉티브 Mar 11. 2022

포켓몬빵 열풍으로 알아보는 '레트로 마케팅'의 힘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아저씨, 포켓몬빵 없나요?!"

단종 후 16년 만에 돌아온 '포켓몬빵'이 상상 이상의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종사자들이 손님들로부터 매일같이 듣는 말입니다.


포켓몬빵은 1998년 첫 출시 당시 지금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빵에 동봉된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이 불어 월 평균 500만개 이상 판매,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 메가 히트 상품이 2006년 단종됐고, 단종 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에 SPC삼립은 지난달 24일 '그때 그 추억 소환' 콘셉트로 '돌아온 포켓몬빵'을 재출시했는데요. 이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M세대의 '추억'을 자극하고, 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려는 판매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레트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레트로 마케팅'인데요.



SPC삼립의 '레트로 마케팅'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예상대로 2030세대들은 학창 시절 때 그랬던 것처럼 띠부띠부실 수집을 위해 너도나도 포켓몬빵 구매에 나섰고, 2030세대의 구매 열풍 덕분에 포켓몬빵은 재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가 팔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편의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 전례 없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편의점 앞에서 포켓몬빵 배송 차량을 기다리는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서 구매하는 행동)' 현상까지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다른 지역으로 편의점 원정을 떠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요.


이처럼 2030세대가 '어른이'가 돼 포켓몬빵 구매에 혈안인 상황에서 포켓몬빵을 '전설'로만 들었던 10대들도 관심을 보이고, 띠부띠부씰 수집에 동참한다는 후문입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에서는 "띠부띠부씰 확인을 위해 제품을 훼손하지 말라"는 편의점 점주 호소문, 구매 인증 글 등 단순한 열풍을 넘어 '밈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띠부띠부씰이 웃돈을 얹어 되팔리기도 합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이상해씨’는 5만원, ‘꼬부기’는 3만원, ‘146번 파이어’는 2만원에 거래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빵값 1,500원의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추억'을 소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소비자들이 다시 찾도록 하는 마케팅인 '레트로 마케팅'의 힘을 보여준 이번 포켓몬빵 열풍.

사실 레트로 마케팅은 최근 몇 년 사이 2030세대 대상으로 활발히 이뤄져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오리온의 '와클', '태양의 맛 썬' 재출시입니다. 지난해 단종 15년 만에 재출시된 '와클'은 지난 10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 780만개(매출액 60억원)를 달성했습니다. '태양의 맛 썬칩'도 2018년 '태양의 맛 썬'으로 재출시 후 지난달 말까지 1억 3천만개(매출액 1145억)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이 밖에 팔도 '뿌요소다', 롯데제과 '조안바나', CU '최강 미니바둑 초코' 등의 제품도 지난해 재등장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레트로 마케팅은 해당 제품이 전성기를 겪었던 소비자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반가움과 위로를 줄 수 있어 성공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듯한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때문에 '경험해본 이'와 '경험해보지 못한 이' 모두를 공략하는 레트로 마케팅은 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레트로 마케팅 진행 시 무분별하고 강제적인 추억 소환은 좋은 기억들로 꾸며진 소비자들의 추억을 훼손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두고 진행을 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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