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by 후안옌
후안옌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글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툭툭 털어놓는다. 고된 일상도, 불합리한 상황도, 억울한 일들도 그저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감정의 큰 고저는 없지만 문장 곳곳에는 분명히 느껴지는 그만의 감성과 섬세함이 배어 있다. 그의 문장은 조용하게 흑백 영화가 상영되는 것 같이 흘러가며 독자들이 그의 삶을 바로 옆에서 보고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택배 일을 시작하면서 수습기간인 처음 3일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 택배사들의 관행은 없어져야 생각하면서도, 그러한 상황에 조용히 수긍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전한다. 택배 물건을 배달하며 마주친 고객이 “S사 택배는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다”는 칭찬에,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받는 불이익에 대한 울분을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삭이며 웃어 보인다.
그만의, 특유의 점잖은 성격이, 글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감정이 널뛰지 않기 때문에 더 선명해지고, 독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그 위에 얹게 된다. 그의 글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국적인 분위기와, 이질적인 노동현장에서 전해오는 삶의 목소리가 유독 생생하기 때문일까? 솔직하고 담백한 그의 문체가 투박한 환경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고 반짝이고 있기 때문일까?
그의 글을 읽으며, 사람들의 일부분을 보고 쉽게 그들을 재단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순간들을 되짚어 본다. 앞으로는, 그런 마음이 들 때, 오히려 그들의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며 뭐라도 실천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변화가 모여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소망은 결국은 흘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