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기 위한 팀장들의 역할과 우리의 현주소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by 킴 스콧

by 반선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 일을 하는가, 과연 어떻게 일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일까, 조직은 어떤 사람을 중심에 두어야 하는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화려한 비결이나 추상적인 리더십 담론 대신, 매우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기본 원칙들을 제시한다.


- 피드백을 정확하게 주는 것

- 성과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

-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당연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많은 조직에서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상사와 잘 지내는 사람, 조직의 분위기에 무난하게 순응하는 사람, 입발린 말과 아부에 능한 사람이 더 빠르게 인정받고 승진한다. 그런 구조 속에서 남아 있을 충실한 직원은 많지 않다. 결국 조직은 가장 중요한 자산인 유능한 사람들을 경쟁사에게 내주게 되고 결국은 도태되고 만다.


마크 저커버그가 천억 원대 연봉을 제시했던 프로그래머가 입사를 거절하자 두 배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며 그를 데려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렇게 높은 연봉을 주고 그 사람을 데려왔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래봤자 그 금액이 회사 주식의 1%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그를 데려오지 못하면 우리 회사의 미래는 없다”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남다른 인재 철학이 있다.


스티브 잡스의 인재 철학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순응하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 대신,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인재를 채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뒤, 믿고 맡긴다. 그리고 자신이 언제나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직원들이 논쟁하고 반대하는 상황을 조직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는 결코 언제나 옳지는 않지만, 언제나 맞게 일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이다. 여기서 순응은 미덕이 아니라 무능함이다. 건강한 조직은 싸우고, 반박하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확신 위에서 성장한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은 리더십을 통제의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로 바라본다. AI의 시대에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의 판단력과 문제 정의 능력이다. 기술에 끌려가는 조직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되 방향은 사람이 결정하는 조직, 그 중심에는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일을 잘하는 조직은 사람을 소모하지 않고, 사람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며, 그 대가를 숨기지 않는다고. 어쩌면 실리콘밸리의 진짜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보다도, 이 단순한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는 집요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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