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집사, 백 년 고양이 by 추정경
동물이라면 사족을 못쓰지만 어른이 된 후로 알레르기가 심하게 생긴 탓에 온라인 집사로만 지내고 있는 내게 ‘천년 집사, 백 년 고양이’라는 제목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돌려 책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동물을 귀여워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귀여워하는 마음과 책임지는 마음은 다르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애초에 그다지 귀여워하지 않는 사람도, 무서워하는 사람도, 심지어 미워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저자는 ‘고양이의 목숨은 아홉 개’라는 속담에서 창안해 고양이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고양이들의 규율과 그들의 도도함이 묻어난 캐릭터들, 집사와 맺는 독특한 관계와 같은 설정을 쌓여가며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 낸다.
언젠가 반려동물을 잃고 게임을 만들어냈던 누군가가 게임 스토리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많은 반려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듯이 모든 반려인들에게는 내 반려동물이 조금은 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천년 집사’와 ‘백 년 고양이’라는 설정만 보아도 인간보다 짧은 시간을 사는 동물들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기를 원하는 또 다른 반려인의 바람이 담긴 것만 같다.
소설이라는 공간이 탄생하는 것은 그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공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해 준다. 새롭게 생긴 공간에 들어가서 독자들은 작가가 만든 공간을 탐험하고, 같이 여행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 즉 예상치 못한 전개를 발견하며 감탄하기도 한다.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이 글을 통해 저자가 던지는 사랑과 책임, 시간과 생명에 대한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지 않나 싶다.
오늘은 길을 나서기 전에 길고양이를 만날 것을 대비해 주머니에 간식을 챙겨 들고 나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