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개구리의 유럽 낭만기 by 서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대학생 때 혼자 비행기를 탔던 순간이다. 지인과 함께도 아니고, 단체 여행도 아닌 나 홀로 떠나던 그날. 공항에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을 밟고, 경유지를 거쳐 3-4시간을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짐을 꼭 끌어안고, 잠시 눈을 붙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순간들. 도착하고 나서도 숙소까지 가는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순간들과,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에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던 순간들이 아직까지 생생히 기억이 난다.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는 나만의 여행이 있을 것이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설렘이라는 공통점을 제공하고, 사전에 조사하는 과정부터 여행이 끝나 짐을 풀고, 여독을 풀기까지가 모두 하나의 여정 안에 포함된다. 가끔은 내가 직접 가지 않아도 누군가의 여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나의 여행을 되새기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가고 싶은 소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귀엽고 밝고 통통 튀는 만화의 주인공이 만난 유럽은 풍향고에서 계획 없이 여행하는 아저씨들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여행하는 블로그, 브이로그들이 많지만, 각각의 스타일과 특색이 다르기에 색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부분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여행을 기록하거나, 경험하고, 맛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설렘으로 시작한다는 것이 공통점이 아닐까 싶다. ‘서울 안 개구리의 유럽 낭만기‘는 제목부터가 이미 독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유럽에서, 그것도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꼭 두 눈으로 보겠다는 꿈을 오래도록 간직했던 작은 병아리가 드디어 결심하고 무작정 티켓팅을 해버린 순간을 바라보는 독자들은 다들 각자의 성향대로 ‘오오, 기대된다!’ 또는 ‘에구, 괜찮을까...?’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그의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좌충우돌 비행기가 연착되며 벌어지는 난관과, 어디서나 앉기만 하면 주변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며 여행을 온전히 담아내는 소녀, 그리고 그 소녀를 우호적으로 맞이해 주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아 이 저자는 사랑스러운 사람이구나’라고 느끼게 만든다.
누군가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스스로를 설명하는 글과 사진, 타인이 적어 준 글이나 사진, 친한 사람들이 말하는 나와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말하는 나, 글 안에 녹아있는 문체와 스타일, 글을 나열하는 방식 등. 저자는 크게 의도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소중한 여행의 기록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한다.
아무래도 조만간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세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