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인류 by 마이클 크롤리
올림픽 양궁 중계가 시작되면, 한국 시청자들은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듯 여유롭게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메달은 거의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 반면, 달리기 종목이 시작되면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메달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게 마련이다. 케냐, 에티오피아, 그리고 자메이카. 이 나라의 선수들에게 많은 시선이 주목된다. 많은 신기록들이 그들에게서 세워졌고, 몇몇 신기록은 다시 갱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한다.
‘달리기 인류’의 저자, 마이클 크롤리는 인류학자이자 작가지만 직접 그들과 함께 달리면서 달리는 그들을 연구했다. 직접 에티오피아로 향해 1년 넘게 그들과 함께 달리고 훈련하면서, 함께 먹고, 함께 뛰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그들의 달리기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고지대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길러진 폐활량이 달라서일까? 열악한 환경에서 뛰었던 것이 동력으로 작용한 것일까? 그러나 사실 올림픽리스트라는 영광은 그들의 노력 이외에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될 수도, 폄하될 수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사람들은 신기록을 달성하고 누구도 깨지 못할 만큼의 성적을 달성하고 꽤 많은 후배들을 양성해 끊임없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의 훈련방식은 어떨까? 그들의 훈련은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독특하며, 창의적이다. 그들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뒤섞인 길을 쉬지 않고 40분을 달리고, 지그재그로 숲과 산을 가로지르며, 고도가 다른 곳을 활용하여 폐를 단련한다. 심지어는 하이에나를 찾아 나서며 스스로를 위험 속으로 밀어 넣고,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훈련을 한다.
고된 각오와 태도가 처절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 즐거움이 녹아 있다.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뛰지만 또한 뛰는 것을 즐기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뛸까를 고민한다. 고통과 열정이 분리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성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그다지 미덕으로 삼지 않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간다.
달리기는 그들의 삶이자, 친구이며, 호흡이고, 미래이자, 그들의 예술이다.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예술이 숨어 있다. 그것을 찾고, 발견하고, 끝까지 파헤치며 완성해 나가는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눈앞의 순간과 찰나의 목표를 위해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