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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직장 생활은 처음이지?

스플매거진_12월 첫째 주_에디터스 토크

 

지난 8월 첫 주 스플매거진에 실렸던 스파크플러스 인턴 메이의 첫 사회생활 체험기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오늘의 에디터스 토크가 더욱 반갑게 느껴질 텐데요. 


스파크플러스 SNS 채널에서 발행되고 있는 콘텐츠 중 ‘좋아요’ 수가 가장 많은 인기 콘텐츠 ‘구해줘, 스플!’의 담당자 <리지>의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웹툰 기획부터 드로잉까지 모두 도맡아 하고 있는 멀티플레이어 리지는 지금은 뭐든 잘해내고 있지만, 리지 또한 모든 게 낯설었던 첫 회사, 첫 출근하던 날이 있었는데요. 그때를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는 의미에서 이번 에디터스 토크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에디터스 토크가 첫 사회생활을 경험 중인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첫 회사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는 초심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연말이니까요. 


- 에디터 R 드림



안녕하세요! SNS 중독자, 인스타그램 스토리만 보아도 뭘 하는지, 뭘 먹는지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는 투명한 사람 콘텐츠 마케터 리지입니다. :D 

스플매거진에서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당신의 처음을 기억하나요?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이 왔습니다. 저는 매년 이맘 즈음이 되면 이유 없이 가슴이 설레는 동시에,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곤 합니다. 어쩌면 12월은 누군가에겐 서글픈 마지막일지라도, 누군가에겐 가슴 설레는 시작이지 않을까요? 마치 떨리는 발걸음으로 서울행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처음 실은 3년 전의 저처럼 말이죠.

여러분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첫 직장의 모습은 어떤가요?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기입된 사항이라고는 인적 사항과 토익 점수밖에 없는, 달랑 한 장짜리 저의 이력서를 본 대표님의 첫마디는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시 무슨 용기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나마 있던 아르바이트, 실습 경력을 과감히 삭제한 채 이력서를 내밀었죠. 그런 저의 당당한 모습이 가상해서였을까요? 정말 운 좋게도, 아무 경력도 없던 인턴의 신분으로 그 회사에 합격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기 시작하더군요. 드라마에서만 보던 능력 있는 신입사원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요. 그리고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현실의 벽에 부딪혀버렸습니다.


처음 써보는 기획안은 허술함 투성이었고, 제가 자신있게 제시한 아이디어는 너무나 진부한 것이었거든요. 매사에 실수가 잦아지다 보니 넘치던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고 급기야 ‘마케팅은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되게 사소한 계기였는데요. 제가 기죽어있는 날이면 점심시간에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사주며 “처음엔 다 그래.”라고 말해주던 사수의 위로,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있고, 누구나 실수는 한다.


얼마 전 방영된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한 광고 회사의 5년 차 직원이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실수다.”라는 말과 함께 눈물 나는 신입사원 시절 실수담을 공개했는데요. 지방에 가서 중요한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 날, 수많은 악재가 겹쳐 팀원들이 열심히 작성한 제안서를 결국 기한 내 제출하지 못했던 거죠.  

“꿈꾸는 것 같다는 느낌을 처음 느꼈다. 10분 정도 지나서였나.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제가 우는소리를 듣고 제 사수 분도 우셨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뭉클해지며 시청하던 저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 순간이 얼마나 허탈하고 속상했을지, 미안하고 죄스러웠을지, 같이 울어주는 사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고마웠을지 그런 감정들이 함께 느껴지면서 말이에요.



저는 굉장히 쉽게 끓어오르고 쉽게 식는 스타일인데요. 칭찬받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혼나면 세상 그 누구보다 기죽어있다가, 누군가 다독여주면 다시금 회복돼서 “그래! 다시 잘해보자!”하는 타입이죠.

입사 초반엔 기죽어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 너무 싫어서 항상 나만의 솔루션을 만들어두곤 했습니다. 누가 의무적으로 시킨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찜찜해서 못 견딜 정도로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요. 


실수를 한 날이면 회사에 남아 해당 업무를 다시 되짚어보며 혼자 스터디도 해보고, 사수가 귀찮을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질문도 해보다가 결국 생각한 것은 ‘메모하는 습관'이었는데요. 출근하면 그날의 할 일과 체크해야 할 일들을 캘린더에 적어놓고 마무리되면 슥슥 그어놓는 아주 단순한 방법이었죠.

그런 작은 일들이 습관이 되어 실수를 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도 종이에 적지 않으면 어딘가 찜찜해 견딜 수 없는 아날로그 인간이 되었답니다.(물론 실수는 아직도 하지만요.)



누군가의 처음,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하는 사람은 살면서 쉽게 잊지 못할지도 모릅니다.(거의 확신해요!) 저는 정말 운 좋게도 이런 과정들에서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현재도 좋은 회사에서 좋은 사람들과 에너지 넘치게 일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처음’을 경험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


에디터 리지와 여러분의 첫 만남! 어떠셨나요? 저는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은 데다가 설렘과 긴장까지 더해져 종일 콩닥콩닥한 마음으로 몇 번이나 글을 썼다 지웠는지 몰라요.

앞으로 아주 가끔, 새벽 감성이 흘러넘쳐 글을 써 내려가고 싶을 때가 오거나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 에디터 리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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