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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쉼표, 베케플레이션 시대

[에디터스토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하고 싶습니다


하늘길은 열리고 있습니다만 지갑은 시원하게 열리지 않습니다.


비싼 물가로 인해 일주일이 채 안 되는 휴가에도 큰돈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베케플레이션(Vacaflation)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어요.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천정부지 올라간 휴가 비용에 대한 한탄의 단어입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국내 항공료는 전년 동월비 19.5%, 국제 항공료는 21.4% 올랐습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7~8월 제주도 내 5성급 호텔의 숙박료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 기간 대비 41% 높게 판매되고 있어요. 그보다 낮은 등급의 호텔 숙박료도 30% 이상 뛰었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올여름 또한 여행을 포기하고 '집콕'하겠다는 '휴포족'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간다! 아니 잠시만


7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 수는 약 173만 8700명. 지난해 동월 대비 6배 정도 상승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행업계 기대 수요에는 못 미칩니다. 인천공항은 7월 말에서 8월 초인 하계 성수기 30일간 하루 평균 8만 5600여 명의 여행객이 방문할 거라 분석했지만 실제로는 6만여 명 정도에 그쳤거든요. 하늘길만 열리면 꼭 휴가를 떠나야겠다는 사람들이 유류할증료의 급등, 환율 상승, 숙박비 등의 여행 경비 상승을 이유로 멈칫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도 재확산 중이고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코로나19 관련 소비자 상담 건 10만여 건 중 국내외 여행 관련 상담 비중이 33%를 차지했대요. 올여름에는 꼭 떠나야지 다짐했다가 아쉽게 여행을 취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거죠. 쉼표 한번 선명하게 찍기 어려운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 못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하고 싶습니다. 근사한 곳을 방문하지는 못하더라도 며칠 정도는 일상을 벗어나야 해요. 눈앞 업무를 쳐내느라 시장 상황을 보며 큰 그림을 그린 시간도 없었고 중요한 사람들과 깊게 대화 한번 나누기 어려웠던 우리. 여름은 적기입니다.


며칠 전 저는 고향인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관광지나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대신 몇 개월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을 보고 소중한 오랜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었어요. 아침에는 멀리 바다, 가까이에 귤 밭이 보이는 숙소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 소박한 시간이 큰 에너지가 되었어요. 유난히 바쁜 해를 보내며 하나둘 놓치는 것이 생겼는데, 3박 4일이라는 시간으로 꽤 많이 챙긴 기분이었습니다. 다시 책상 앞에 앉은 지금은 더없이 맑은 정신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스플 크루가 직접 찍은 제주의 아침 풍경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때때로 손에서 일을 놓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잠시 일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고 보면 자기 삶의 조화로운 균형이 어떻게 깨져 있는지 보다 분명히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깨진 균형을 되찾고 삶의 에너지를 얻는 시간은 필수적입니다. 매년 그래온 것처럼 올 연말에도 1년을 되돌아볼 텐데요. 기억에 남는 이벤트 하나는 올해도 잘 살았네 하는 위로가 될 거예요.


베케플레이션 시대의 우리


베케플레이션, 런치플레이션, 커피플레이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시대입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거라고 예견해요. 물가 급등의 이유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올해 1분기 고통지수는 2015년 1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죠. 폭우와 코로나19의 재유행, 고용 불안정까지... 평화와 휴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입니다.


쉬고 와도 된다는 안정플레이션, 다시금 기쁜 일들이 생길 거라는 희망플레이션이 상승곡선을 그리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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