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전문성과 높은 페이가 보장된 수의사라는 길을 등지고 선택한 스타트업 대표의 길은 매일매일이 고민의 기로였다. 수의사에 대한 미련과 스타트업 대표에 대한 선망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던 중 자본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때 즈음 독서모임에서 접하게 된 책이 있는데, ‘레버리지’라는 책이다.
레버리지 책의 내용의 일부를 내가 이해한 대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은 노동보다 더 가치가 크다. 때문에 어떻게든 자본을 활용하는 쪽의 선택을 해야 한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가치를 산정하고, 이 시간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시간적 제약이 없는 내 수의사 면허와 내가 현재 꿈꾸고 있는 창업의 시간적 가치를 평가했고, 내 면허를 레버리지 삼아 현재의 시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내가 걷고 있는 창업의 길은 꽤나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창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창업에 필요한 돈을 구하는 데에 대한 레버리지가 있으며 예비창업가가 돈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정부지원금
대출
투자
이 3가지는 각각의 특성이 있고, 생각보다 이 3가지의 돈의 가치는 매우 다르다.
정부 지원금
예비창업자가 제일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부지원과제는 창업사업화과제이고, 보통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통해서 지원이 가능하다.
요약: 창업자에게 가장 burden이 낮은 비용이다.
장점: 상환할 필요가 없고, 그리고 그 성공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열심히 했다는 전제 하에..)
대출
우리나라는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3곳에서 사업자 및 예비창업자에 대한 대출을 진행해 준다.
요약: 상환에 대한 의무가 있지만, 성공에 대한 책임 소재가 낮은 편이다. 또한, 내가 사업을 어떻게 꾸려가는지에 대해 관여가 없거나 거의 적다.
투자
투자의 경우에는 엑셀레이터를 포함해서, 여러 VC와 엔젤투자기관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요약: 투자는 창업자에게 가장 burden이 높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성공에 대한 결과를 보증하는 경우가 많고, 두 번째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된다. 세 번째로 투자금 역시 절대적으로 창업자의 의지대로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때문에, 창업자가 구할 수 있는 돈에 대한 순위를 이상적인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정부사업 > 대출 > 투자 순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미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벳플럭스의 시작은 예비창업패키지였다.
나는 예비창업패키지에 도전했을 때 실패한다면, 창업은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생각했고, 운 좋게 나는 첫 번째 시도만에 합격을 하게 되었다.
(다음 편은 예비창업패키지 쉽게 합격하는 법 어떨까요...)
p.s
이 글은 투자금의 가치에 대한 글은 아니다.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면, 투자금을 레버리지 삼는 것이 사업 지속성에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많은 초기창업자들을 만났을 때, 투자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보게 된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며, 사업과 투자의 책임 소재가 대표에게 가는 돈임을 명확히 알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