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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방앗간 Jul 16. 2018

당신은 언제 떠나세요? AE가 이직하는 이유

AE가 광고회사 떠나는 이유

광고업계는 이직이 잦다. 근속 1년도 되지 않아 퇴사를 결심하기도 하고, 이직을 한다. (1년 단위로 옮겨가는 직원도 보았다) 광고업계가 '인재=경쟁력'이다 보니 인재영입이 치열하고, 이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능력과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이직 못할 것도 없다. 대다수의 광고회사 직원이 아래 사유로 이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연봉

Money해도 Money이다. 광고대행사에서는 3~5년 경력자의 수요가 가장 높다. 따라서 3년 이상이 되고서부터 이직 제의, 헤드헌팅 기회가 많아지고 눈이 높아지게 된다.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광고대행사의 연봉협상은 통보식인 경우가 많다. 본인이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어필을 해도, 특출난 매출, 성과가 있지 않는 이상,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아닌 이상 인상 폭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광고대행사는 2천 초반대의 연봉이 형성되어 있어 30대에 접어들수록 주위의 친구, 지인들의 급여와 비교하게 되고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벌어야 여행을 하고, 차를 사고, 맛있는 밥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이직 시 회사에서 판단하는 능력 기준의 하나가 '전 직장의 연봉'인 부분을 보더라도 연봉은 높으면 높을 수록 좋다. 또한 이직 면접을 보면서 비슷한 수준의 회사라면 돈을 더 주고, 복지가 좋은 곳을 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돈은 행복한 어른을 만들어 준다



2. 배움이 없을 때

처음 광고주를 맡게 되면 새로움이 가득하다. 하지만 1년 동안 한 광고주를 하다 보면 반복적인 업무가 지속되어 지루함과 본인 스스로 성장이 멈추게 되는 느낌을 함께 받게 된다.


반복적인 업무라 함은 리포트와 보고서, 제안이 아니다. 네이버,  DDN, 네이트 같은 포털뿐만 아니라, 4대 매스채널(TV, 라디오, 신문, 잡지), SNS(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네트워크 DA, 모바일, APP, PR, 영상제작 등 어떠한 분야에서 흔히 '고인물'이 되는 것이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만, AE들에게는 많은 경험과 지식들이 기본 밑천이 되고, 다양한 시각에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 좋다.


TVC, 디지털 등 큰 틀에서 분류되기도 하지만, 회사의 전문영역이 있고 트렌드가 변하는 광고업계에서 오래 다닐수록 전문성은 강해지지만, 확장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배움에 대한 갈증이 해소가 되지 않을 때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원피스'루피'처럼 계속 성장하고 싶다

3. 사람 관계

광고회사는 특히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따라서 성격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고, 그것이 업무에서 확대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상사, 부사수, 팀원, 디자이너, 제작팀 등 다양한 사람, 부서와 협업을 하기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게 된다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상사가 의견을 받아주지 않을 때, 상처를 줄 때, 인정을 해주지 않을 때, 케어해주지 않고 놀고 있을 때와 같은 상황들이 반복되면 함께 일하고 싶지 않게 되어 간다.


부사수나 팀원이 업무를 미루거나, 소위 남 탓을 할 때, 말로써 상처를 줄 때, 따돌림할 때 등 대학 조별 모임에서 느꼈던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나게 된다.


타 제작팀과의 협업 시 어르고 달래고 확실하게 전달을 해야 겨우겨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떻게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AE의 역할 중 하나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광고주가 인정하지 않을 때, 제안을 받아주지 않을 때 업무적으로 매우 힘들다. "내가 실력이 없는 건가" or "이런 광고주와 일을 못하겠어"라는 생각이 교차한다.


사소한 오해에서부터 시작되어 감정적으로 싸움이 번지게 되면, 점차 사람이 미워지고, 함께 일하기 싫어지게 된다. AE는 특히 다양한 커뮤니케이션하기 때문에 특히 사람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상대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어느 한 명의 잘못이라기보다 팀장, 팀원, 본인이 모두 배려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어렵다

4. 성취감

필자는 AE라고 한다면 도전 욕구, 열정, 성취감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내가 광고업계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을 때가 작지만 첫 연간 제안을 따냈던 경험이다. 첫 직장에서 부족한 인력으로 혼자 일주일간 밤새 가면서 면도기 브랜드의 SNS 연간 제안서를 작성하였다. 작성 후 당시 팀장이 수정할 것이 없다고 인정했을 때, 광고주에게 인정을 받았을 때, 내 제안이 돈을 번다는 순간! 과장되게 말하면 달콤하고 황홀한 마약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 '순간'과 '성취감'이 힘들지만 계속 나를 광고업계에서 버티게 했던 계기가 생각한다. 나는 성취감에 중독되어버렸다.


경쟁 PT를 통해 수주를 했을 때 그 성취감! 보람! 내가 기획한 캠페인이 실제 집행되고 TV에 노출되었을 때 감격의 느낌! AE들이 처음 경험하게 되는 짜릿한 순간이다.


반대로 이러한 성취감이 없어지고,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속되어 AE의 DNA가 사라짐을 느낀다면 이직의 충동이 일어난다.


날 버티게 한 짜릿한 순간

5. 회사 비전

회사 비전은 다양한 것이 포함된다. 전문성, 업계 평판, 수상경력, 같이 일하는 팀원과 팀장의 실력, 원활하게 광고할 수 있는 인프라, 내부 시스템 등이다. 그리고 재무적으로 탄탄한지,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한다. 훌륭한 인재들이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에 훌륭한 인재가 모인다.


회사 비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대표의 '마인드'이다. 특히 작은 규모의 회사일 수록 대표의 생각이 중요한데, 사람을 아끼지 않고 소모품처럼 생각하거나, 광고나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미흡한 대표라고 생각된다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 경우는 대표가 벌어들인 자금을 흔히 돈놀이에 투자하게 되면서 회사가 기울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 갑자기 집단으로 이직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연봉협상이나 내부 사정 등, 다른 상황들로 인한 사유도 있지만 대표가 직원들을 소홀히 대할 때 대거 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광고회사는 이직이 잦은 편이나, 갑자기 회사의 퇴사율과 이직률이 이상하게 높을 때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을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훌륭한 인재들이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에 훌륭한 인재가 모인다.

6. 워라밸(시간)

젊은 실무진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워라밸을 중요시 여긴다. 광고회사는 경쟁 PT, 광고주 요청사항을 반영하다 보면 야근이 잦게 되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하지만 일할 땐 일하고, 놀 땐 놀자! 워라밸을 중요시 여기고 복지정책이 좋은 회사에 인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기에 회사에서도 정책을 변경하거나 분위기가 변하는 추세이다. 물론 경쟁이라는 사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광고를 대행하는 '을'의 입장에서 100% 만족할 수 있는 워라밸은 충족되지 않으나,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비록 광고계의 꼰대스러운 이야기지만 1년~3년간 해온 것이 10년을 벌어먹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AE의 범위는 넓고 배워야 하는 것은 많다. 얼마나 빨리 흡수하는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지가 중요하며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이 남들보다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워라밸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연애도 하고 싶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부모님께 맛있는 음식도 사드리고, 놀러 가고싶고 필자도 행복을 위해 일하는 직장인일 뿐이다. 일하다 죽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 본인의 역량을 올릴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 그리고 일 외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균형이 갖춰지도록 바란다.


일과 여유의 균형점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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