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유니버스 첫 번째 세계관.
'과거는 가혹하다!(History is violent!)'
2019년 사이버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피해자들과 함께 헤쳐 나갔던 고난의 에피소드 중 일부를 묶어 2020년 5월 '브런치 북 : 사이버범죄 예방교육이 필요합니다.'를 등록했다. 폭발적인 조회수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단단한 내적 자기 검열을 뚫고 나온 것에 만족했던 터였다.
'잠재력이 높은 콘텐츠를 찾던 중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날이 늘어나고 그 수법도 교묘해지는 사이버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을 킬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자책 전문 플랫폼 터닝 B로부터 글을 묶어 등록하자는 제안을 받고 다시 정독해야만 했다. 하지만 과거는 너무 가혹했다. 그때 감정만 앞서 쓴 글이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출시하기가 너무 부끄러웠다. 그때 감정에만 충실한 채 쓴 글을 다시 돌아보니 너무 가혹했다. 하지만 출판사는 글에 묻어 있는 작가의 집요함과 공무원스럽지 않은 독특한 색깔이 보인다며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거라는 제안에 작업을 수락했다.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브런치에 실렸던 원문 그대로의 느낌은 최대한 살리되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은 배제하고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글을 쓸 당시 사건이 풀리지 않아 억울했던 감정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움으로 변해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참아내야 했다. 에디터 분도 힘을 실어 주셨고 편집 방향도 잡아 줘서 그런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보였다.
'사건 서류에 스며든 피해자들의 삶과 이를 연결해 주는 사건 담당자의 삶에 마지막으로 이어져야 할 피의자의 삶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래야 적어도 피해자들은 시간이 흘러도 이 사건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 사건마다 이야기는 달랐지만 예방이 최선이라는 결론으로 에필로그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등록할 표지라며 보내왔다.
'이스터 에그(Easter Egg)'
시골 경찰서 수사관의 눈으로 해외 취업사기 사건을 해결하다.
출판사에서 정해준 제목과 소제목을 보니 과거의 부끄러움이 다른 영감으로 떠올랐다.사이버범죄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의 끝은 어디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하면서 문득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 듯했다.
'사이버범죄 세계관, 사이버범죄 유니버스를 만들어 보자.'
휴대폰 소액결제 사기, 개인 정보를 탈취해 나가는 스미싱(smishing)과 메신저 피싱 범죄 그리고 직거래 사기와 게임 아이템 사기 등은 인터넷 사기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효과적인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한번 긴 자기 검열과의 싸움이 되겠지만 최소한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꺼져 있던 영감을 일깨워 준 전자책 출판사 터닝 B와 함께 작업한 '이스터 에그'목차와 링크입니다.
https://turningb.com/user/ebookDetail.do?arbNo=1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