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 Chair, 1963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을 때.
방 안의 방의 콘셉트를 가진 이 ‘볼 체어’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방에 있지만 아주 개인적인 나만의 방에 있고 싶은 기분말이다.
가장 프라이빗한 의자인 ‘윙백체어(wing-back chair)’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양 옆의 날개뿐 아니라 천장도 생겼다.
이 의자는 앉는다 보다는 쏙 들어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초창기 버전에는 빨간 전화기도 설치되었다)
이 의자의 디자이너인 에어로 아르니오는 의자에 개인공간을 디자인하였다.
볼체어는 당시 유행이었던 유리섬유(fiberglass) 소재로 동그란 몸체를 만들었으며,
360도 회전을 연속적으로 하게 되면 마치 구가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의자는 1966년 쾰른 박람회에서 큰 호응을 얻게 되었다.
볼체어의 후속작은 투명한 구 형태의 그네처럼 공중에 떠있는 '버블 체어'다.
다리가 없는 의자로 메탈릭 쿠션을 두어 신비함과 안락함을 놓치지 않았다.
10년 전, 80세 생일을 맞이한 아르니오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여전히 작업실에서 트레싱지에 디자인을 하고, 사우나를 즐기는 그는 젊은 시절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 그대로였다.
그의 작품 또한 그를 닮았다.
신기한 장난감을 눈앞에 둔 어린아이처럼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에어로 아르니오 Eero Aarnio 1932.7.21 ~
핀란드 출신 산업디자이너
사진출처: https://eeroaarn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