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가 사랑한 노랑

색의 온도감

by 공간여행자

"아토, 잘 잤어? 오늘은 좀 멀리 갈 거야. 괜찮겠어?"


"응. 오랜만에 푹 잤어. 몸이 엄청 개운해. 지구 반대편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아토는 호박축제 이후 말도 더 많아지고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묻어났다.


"좋아. 아토, 반 고흐라는 화가를 알아?"


"응. 알아.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화가 맞지? 미술시간에 배웠었어."


"맞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야. 노란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가이기도 하고."


루카와 아토는 이제 자연스럽게 롬부스에 올라탔다.

'지난 여행보다 좀 더 오래 걸리는 걸'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동화 속 그림 같은 마을에 도착했다.

이제 막 추수가 끝난 논에 노란 벼 짚단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루카는 열심히 지팡이 셔터를 눌렀다.


“근데 루카, 이곳이 고흐와 무슨 관계가 있어?”


“응, 이곳은 프랑스 아를이라는 곳이야. 고흐는 이곳에서 무려 300여 개의 작품을 남겼다고 해.

조금만 기다려봐. 아토, 곧 익숙한 곳이 보일 거야. “


잠시 후 고흐의 그림에서 보아 눈에 익은 노란색 차양이 드리워진 카페가 나타났다.


“루카, 나 이곳을 그림에서 본 적이 있어. 정말 존재하는 곳이라니. 신기해. “


“아토, 밤이 되면 아주 멋진 걸 보게 될 거야. 기대해.”


밤이 되자 루카와 아토는 론강으로 향했다.


"아, 그림 속 별이 빛나는 밤이 바로 이곳이었구나."


론강은 불빛으로 인해 물결들도 빛을 내며 반짝였다.


“반 고흐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의 작품이 인정받지 못했데.

동생 테오의 도움으로 화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가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그는 무척이나 외로웠을 거야.

그래서 고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무서웠을 것 같아.

그런 그에게 노란색은 빛이었을 거야.

밤하늘이 아주 깜깜한 검은색이 되지 않도록 비춰주는 빛.

어둡지 않게 외롭지 않게 말이야. “


루카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아토는 꽤 오랫동안 외롭고 힘들었을 반 고흐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였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루카와 여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이전의 기억들이 꽤 오래전 일들처럼 느껴졌다.

그 이유는 지금은 외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반 고흐에게는 노란색 빛이 유일한 친구였을까?"


만약 반 고흐가 옆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토는 자신의 몸에서 노란색을 찾았다.

노란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왼쪽부터>

프로방스의 추수 Harvest in Provence(1888)

밤의 카페 테라스 Café Terrace at Night(1888)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Over the Rhone(1888)



색의 온도감


빨강, 주황, 노랑은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색을 난색이라고 합니다.

청록, 파랑, 남색은 시원하고 차가운 느낌을 줍니다. 이는 한색입니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색들이 있습니다. 연두, 초록과 보라색이 그렇습니다. 이는 중성색으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색은 따뜻함과 시원함의 온도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또한, 난색은 앞으로 진출하는 느낌(실제보다 가까운 느낌)과 실제보다 커 보이는 팽창되는 느낌을 주며,

한색은 뒤로 후퇴하는 느낌(실제보다 먼 느낌)과 실제보다 작게 느껴지는 수축되는 느낌을 줍니다.

벽에 색을 칠해서 진출(또는 후퇴)되어 보이는 공간을 완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