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브런치의 작가의 서랍을 좋아합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대부분 임시저장으로 불리는 그것에
작가의 서랍이라는 멋진 이름 붙여주다니!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요?
임시저장의 글들은 내가 어떤 조처를 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는데
작가의 서랍은 정말 내 글을 서랍에 보관한다는 기분이 듭니다.
갑자기 떠오른 글감을 주저리주저리 남기고 서랍에 넣어 놓습니다.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날에는 서랍을 열어 그동안 쌓인 글들을 살펴봅니다.
마치 냉장고 파먹기처럼
쌓이기만 한 서랍 속 글들을 꺼내 다듬어 봅니다.
오늘의 이글도 언제 세상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서랍 속에 저장합니다.
와인을 숙성하듯
서랍 속에 넣어두고 여러 번 들여다봅니다.
어느 날은 이 단어 대신 저 단어, 썼다 지웠다 하며,
글을 수정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열었던 서랍을 도로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은 서랍 속 글을 세상 밖으로 꺼내기도 합니다.
작가의 서랍은 제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작가의 서랍 파먹기 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