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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여행자 Nov 04. 2024

원근법이 적용된 최초의 그림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피렌체에서 기차를 이용한다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성당이 있습니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 근처에 있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Novella)입니다. 이곳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곳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내부는 고딕양식으로 외관은 르네상스 양식이 적용되어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데요. 공간은 크게 3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외관

먼저 녹색과 흰색의 피렌체 대리석으로 구성된 독특한 파사드*가 눈길을 끕니다.

*파사드(Facade): 주출입구가 있는 정면

르네상스 스타일의 대리석 파사드는 1456-1470년에 걸쳐 건축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정확한 대칭과 비례감의 그리스 신전이 그려진 것 같은 모습입니다.


2. 내부

성당 내부는 고딕 양식으로 높은 천장, 첨두아치 그리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특징입니다.

내부 벽면에는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회화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3. 중정

밖에서 보는 것보다 꽤 넓다고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중정 때문입니다.

수도사들이 기도하고 명상하던 장소로 사용된 곳인 만큼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성당 내부의 줄무늬 아치 장식이 그대로 연결됩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건축적으로 뿐만 아니라 중요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예술적 가치도 높습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3가지만 함께 볼까요?


1.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1427

<성 삼위일체> 원작은 희년을 준비 중
그림 출처: 위키백과, 네이버

마사초(Masaccio, 1401~1428)의 성 삼위일체는 최초로 선원근법이 적용된 회화작품입니다.

평면에 그리지만 선원근법을 적용하면 평면에 그리지만 입체적인 공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소실점에서 대상까지 선을 그어 원근감을 표현합니다.

성 삼위일체 그림에서는 하단에 소실점(빨간 점)이 있는데요. 이를 통해  깊이감 있는 공간을 보여줍니다.


선원근법(Linear Perspective)이란,

원근법의 하나로 소실점을 사용하여 3차원의 공간 및 대상을 평면 위에 표현하는 방법

대상과 공간의 관계성을 시각화하기 위해 멀리 있는 것은 작게, 가까운 것은 크게 그림

브루넬레스키가 발견하여 알베르티에 의해 알려져 이후 많은 화가들이 체계화함



2. 기를란다요의 <성모 마리아의 탄생>, 1486~1490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조금 생소한 이름인데요.

그는 15세기 피렌체 최고의 거장으로서 특히 프레스코* 에서는 따를 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프레스코: 이탈리어어로 신선한이란 뜻.  소석회에 모래를 섞은 모르타르를 벽면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하여 완성하는 회화

당시 피렌체에서 가장 큰 회화공방을 운영하였으며, 미켈란젤로 또한 10대 시절 그의 공방에서 도제생활을 했다고 하죠. 기를란다요는 겨우 45세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렇게 일찍 떠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미켈란젤로만큼 그의 이름이 익숙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출처: 가톨릭신문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의 제단화 작업은 당연히 기를란다요에게 맡겨졌습니다.

3개의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운 이 프레스코는 기를란다요 공방의 제자들과 함께 완성되었는데요.

이 중에서 등장인물의 정교한 묘사가 돋보여 기를란다요가 직접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바로 <성모 마리아의 탄생>입니다.

제단을 바라볼 때 왼쪽 하단에 있는 그림입니다.


3. 조토의 <십자가상>, 1290-1295년경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들어서면 십자가가 중앙 통로에 걸려있어 의아했는데요.

제단 벽면에 십자가를 걸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제단 앞에 걸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십자가상은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의 작품입니다.

조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습니다.

바로 피렌체 두오모 종탑의 설계자 맞습니다.

십자가상은 나무 위에 템페라*와 금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축 쳐져 있는 예수, 그리고 양쪽에는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템페라: 달걀, 아교, 벌꿀, 무화과나무 수액 등과 안료를 섞어 만든 물감으로 프레스코에 비해 광택감과 색채심미성이 뛰어남


정말 보이는 것 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곳,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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