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이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비가 오는 날에는 뜨끈한 국수가 생각난다.
맑은 멸치 육수에 가느다란 소면을 후루룩 말아낸,
고명은 계란, 김가루, 애호박이면 충분하다.
허름한 노포에서 무심히 턱 하고 내어주는 국수 한 그릇
사는 일이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는 말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
다 알지만, 그래도 마음이 허전하고 눈물이 나는 날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삼키며
국수 한 그릇 먹으면 또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