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과 나
나의 여행은 일기장과 함께 글로시작한다.
산티아고의 수 많은 책들을 빌리고 넘겼다.
처음은 항상 꼼꼼히 살폈다. 산티아고의 역사, 스페인의 설명 그리고 필요한 것.
처음 부분을 읽고 넘기다 내용을 볼때면 낯선 길의 이름과 용어들에 스르륵 넘겼고 항상 끝에 소개 된 스페인어를 몇 마디 따라 외우고 닫았다. 산티아고의 다양한 책 외에 카페, 블로그의 후기들을 보면서 필요한 것에 대한 내용은 꼼꼼히 보았다. 다양한 물건들이 목록에 오르락 내리락하였지만, 무엇보다도 가방과 신발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글 속의 많은 순례자들은 가방과 신발의 중요성을 말하고 또 말했다. 나중에는 가방과 신발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순례를 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 두고 여행을 결심한만큼 비용 책임져야 했기에 한 푼이라도 줄이고 싶었다. 만약 필요하다 중요하다 말하는 등산용가방과 등산용신발을 구입하려면 최소 30만원 최대는 무한대로 들었다. (이때서야 등산에 빠지면 집 한채 망한다는 것이 뭔지 알게되었다!)
두 개 모두 살 것인가, 하나만 살 것인가? 아니면.. 아예 사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 무렵 종로5가 주변을 배회하다 등산용 가방이 세일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괜찮은 가격에 40분정도 가게 안에서 색과 용량을 고민하다 구입하였다. 그대신 신발을 포기하였다. 걷는 것 하나는 자신있었기때문에.
44l가방을 구입하고 나오니 벌써 순례자가 된 기분이었다. 문제 없을 것만 같았다.
집에 와서 차례대로 안에 물건을 정했다.
티 2벌, 잠옷용 바지 1벌, 속옷류, 레깅스와 반바지, 경량패딩, 얇은 바람막이, 양말 3개, 천가방, 작은 목걸이 가방, 그림수첩과 펜, 비상용 약, 이어폰, 충전기, 슬리퍼, 세면도구, 화장품, 스포츠타월, 머리끈과 구르프, 손수건, 모자, 판초우의, 침낭, 여권과 E-tiket, 각종카드와 환전한 돈, 비상용 식량 카레, 세월호 리본과 스티커
침낭 : 욕심낼 수 없었다. 돈이 없어서 그래서 이마트에서 kids용으로 구입하였다. 성인용과 고민하던 중 부피와 무게가 가벼워 구입하였는데 166cm인 나에게 10cm정도 여유분이 부족해 밤에 잘 때 다리를 쭈그렸다.
등산스틱 : 가방, 신발과 함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물건인데, 평소 잘 걷는 편이어서 챙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등산스틱을 가지고 온 순례자들에게 물어보니 오름새에서는 좋은데, 평지에서는 등산스틱 사용방법을 잘 모르면 오히려 불편해서 짐이 된다고 하였다.
판초우의 : 너무 고마운 물건이었다. 인터넷에서 만원대에 구입하였고,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산지지대에서 도움이 무척이나 컸고 추울때는 큰 바람막이가 되어주었다.
담고보니 욕심이 많은 것 같아서 물건을 뺐다 넣었다 고민고민하면서 몇 일동안 줄였다. 최대한.
산티아고에서는 가방무게만큼 내 인생의 무게라하니 최대한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싶었다.
가볍게 만든 만큼 남는 공간에 좋은 생각과 마음을 채우고 싶었다.
6kg 남짓의 무게를 채우고 가방을 바라보니 괜찮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근거린다.
다녀오겠습니다. 10월 23일날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