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짐을 기대하였다

산티아고를 바라보면서 가졌던 마음

by 정다정

2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어 결심에는 '달라짐'이 필요하였다.

스무 살, 풋풋했던 체력과 모습을 간직하며 4년간 대학교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 결정했던 때와 다르게

30대가 가까워질수록 빠른선택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달라짐이 필요했다. 누구도 나에게 빠른 결정하라 요구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선택권과 인식에 홀로 불안해했다. 그래서 달라짐을 만들고 싶었고, '바로 이거야'하는 혁명적인 사건에 새로운 길을 가고싶었다. 사건은 코난의 일상처럼 쉽게 일어나지 않으니, 스스로 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였다. 다양한 사건의 후보를 물색하며 고르던 중 '산티아고'를 선택하였고 순례자의 길을 갈 채비를 하였다. 채비를 하면서 '과연 얼마만큼?'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며 달라지지 않더라도 얻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준비해나갔다.


산티아고  (38).JPG


이천십오년. 구월. 사일. 떠났고. 사십이일 후인 십월. 이십이일에 돌아왔다.

그로부터 5개월정도가 지난지금 달라졌냐고 물으면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졌다면 30대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고 직장을 그만둔지 일년이 넘어가는 취준생이다. 그렇지만.그래도. 새로운 인생을 살만큼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선택은 넓어진 것 같다. 한국에서 살면서 당연하다 여겨졌던 달의 모습을, 반대쪽 나라에서 달의 반대쪽 모습을 보았다. 전체를 다 보니 삶의 선택이 반이었는데 반쯤 더 넓어진 기분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괜찮은 여행이었구나 싶어진다. 그래서 달라짐을 기대했지만 달라지지 않은 여행이야기를 말해주고싶다. 이랬다고. 저랬다고. 너도 그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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